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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0_0406_화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pm~06:00pm / 주말은 전시일정에 따라 변동
가산화랑 GASAN GALLERY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274-1번지 3층 Tel. +82.31.712.1580 www.gallerygasan.com
시작은 단순하다. 어느 날부터 거리의 조각상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번 두번 눈여겨 보게 되던 것에 생각이 모이고 일부러 조각상을 찾고 또 조각상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꺼리를 만들었다. 그것은 내가 대학원에 다닐 때 만화캐릭터이미지를 사용해 작업한 것과 같은 맥락에 있다고 생각한다. 환상적이고 정의롭고 이상을 추구하는 저돌적인 만화캐릭터들을 화두로 현재를 살아가는 나의(나아가 현대인의) 소극적인 무기력함을 꺼낼 수 있었다면 공공의 장소에 놓여져 다수의 사람들에게 어떤 류든 메시지(조각상이 놓여진 이유)를 전하는 조각상과 그것이 놓여진 환경, 그것에는 별 신경도 쓰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비교되면서 그 장소(나아가 사회)의 특수한 성격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그렇기에 조각을 제작한 사람이나 그것이 예술 활동의 결과물이라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한국은행 앞에 있는 분수를 장식하고 있는 조각은 신세계백화점과 중앙 우체국의 거대한 타워빌딩, 일본인에 의해 건축된 옛스런 한국은행 건물과 하루에 몇 십 만이 모이는 남대문시장 그리고 명동입구에 둘러 쌓여 그 한 가운데에 있다. 서울의 중심가에서 인간의 자유의지와 깊은 통찰력, 희망을 상징하는 듯한 조각은 그러나 어딘가 조잡해 보이고 또 유치하기조차 하다. 한편으로는 조각이 상징하는 평등과 자유, 희망의 메시지가 주변의 거대하고 복잡한 자본 상권과 맞물려 분수에서 품어나는 물줄기 같은 시원함을 주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들,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그 앞에서 사진을 찍고 관광을 하러 가거나 분수 앞에 앉아 잠시 쉬기도 하는 이 장소의 조각상은 그 예술적 가치를 떠나 그 장소의 랜드마크, 상징이 되었다.
전쟁기념관 앞에는 625전쟁 때의 용맹함과 처절함, 승리에 대한 확신을 담은 도상들이 널려있다. 관광객들은 여전히 남북은 대치 중이고 그 전쟁을 승리로 기념할 만큼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잠시 잊은 채 조각 앞에서 포즈를 취하거나 흉내내며 관광의 흔적을 사진으로 남긴다.
고착화되고 전형화된 도상은 서울 곳곳에 있다. 백화점 앞의 찬란하다 못해 싼 티 나는 서양귀부인상, 근린공원 귀퉁이에 버려진 듯 자리잡고 있는 어린이상, 각기 다른 장소에서 다른 모양을 한 해태상들. 광화문에 있는 세종대왕, 이순신상. 제작자나 예술 작품이라는 의미보다는 주변환경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왜 그곳에 놓여지게 되었는지를 생각한다. 광장과 공원, 다리 위, 거리의 한 곳에 놓여져 목적을 가지고, 또는 장소와 무관하지만 그 장소와 연결되어 무언가를 상징하고 있었다. 그리고 독립적인 예술작품이 아닌 도시의 한 부분으로 섞여, 서울이라는 도시와 그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치관, 생각과 연결된다. 나는 도시의 조각상을 화두로 도시의 풍경을 그려내고 조각상이 놓여진 장소와 나아가 사회의 성격을 해석하고자 하였다. ■ 심효선
Vol.20100407f | 심효선展 / SHIMHYOSUN / 沈孝宣 / drawing.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