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9:30am~07:30pm
제주특별자치도 문예회관 제2전시실 제주 제주시 일도2동 582번지 Tel. +82.64.754.5234 www.jejuculture.or.kr
빛이란, 늘 무엇인가를 존재하게 한다. 그 존재 이면의 또 다른 빛과 그림자는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몫인 것 같다. ● 내 작업엔 늘... 빛이 존재한다. 아니 존재해야만 한다. 내 작업과 관련하여 빛이란, 물리적인 특성 넘어 철학적인 사유의 통로이며 내면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심리적인 메타포이기 때문이다. 나는 막연하고 미미한 공간 속에서도 하나의 존재를 발견하게 하는 그 빛을 통해 숨을 쉰다. 낡은 시간의 편린들 속에서도,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공간 속에서도, 그 빛은 선명하게 나를 인식하게 하고 모든 대상을 순수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한다. 그러기에 그 빛은 결코 화려하지 않다. 때론 의미있게...때론 무의미한 또 다른 하나의 의미로...그렇게 모든 것을 아우르며 고요하게 스며들고는, 생명력 있는 아름다움으로 머문다.
이번 전시는 ...from the Light I 시리즈 몇 점과 ...from the Light II 시리즈 작품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from the Light I 시리즈는 오래된 폐가나 낡은 창고와 그 곳 여기저기 버려두고 간 폐가구나 생활 소품들 즉 쓰레기라는 공간과 대상에 대한 주관적인 해석의 표현이다. 한 때는 누군가의 삶의 자리였고 삶의 도구였던 것이 지금은 그 누군가에게 버려진 공간이며 대상이다. 하지만 빛으로부터 그 흔적이 드러나면서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된다. 시간의 흐름 속에 이미 녹아있는 기억의 한 부분을 일깨우면서... from the Light II 시리즈는 거미줄이라는 아주 가늘고 미미한 공간에 대한 주관적인 해석의 표현이다. 그 작고 좁은 공간위로 쏟아져 내리는 빛을 통해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또 다른 공간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 온 것이다. 빛과 더불어 또 다른 하나의 공간을 이루며 녹아내린 초목의 잎들과 여린 풀꽃이, 하나의 흐름을 타고 배경을 메우고 그 위에 빛이 스며든 거미줄과 작은 이슬방울을 표현하였다. 이런 작업을 통해 낯설지만 조용한 곳, 누군가의 시선이 그냥 스쳐지나가 버린 곳.. 그곳에 고요히 머무는 빛을 가만히 호흡해 본다.
앞으로의 내 작업 또한 빛과 공간이다. ...from the Light. 오직 빛으로부터 새로운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이라면.. 빛과 더불어 새로운 의미를 마주볼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이라면.. 구체적인 대상이 중요하지는 않다. 오직 '그것'을 향한 빛.. '그 곳'에 머무르는 빛.. 그것이 중요하다. 내가 작업을 통해 소통하고자하는 것은 '빛'이기 때문에.. 無에서 有로 有에서 다시 無로 이어지는 그 길고 긴 의미있는 순환의 고리에 나는 늘 직면해야한다. ■ 홍향미
Vol.20100223c | 홍향미展 / HONGHYANGMI / 洪香美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