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0206_토요일_06:00pm 작가와의 대화_2010_0223_04: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요일,구정연휴 휴관
갤러리킹_GALLERYKING 서울 마포구 서교동 373-5번지 1층 Tel. +82.2.322.5495 www.galleryking.co.kr
여성의 정체성은 전통적으로 사회가 이분법적으로 규정한 다양한 경계에 의해 구분되듯 형성되어 왔다. 이로부터 여성의 정체성에는 '자신의 얼굴을 수많은 경계들 사이에서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주요하게 등장하게 된다. 이예진, 이피, 윤지선 이 세 여성 작가가 참여하는 『가변하는 얼굴』이라는 부제를 단 『Feminine Flow』전은 다양한 관계망 속에서 재구축되는 여성적 정체성에 대한 얘기이다.
이예진은 잡지에서의 이미지들을 색의 단위 혹은 형태의 기본 단위로 분해시켜, 이를 다시 한 화면에 조합시키는 풍경을 제시한다. 이러한 콜라주 방식은 그의 초기작인 「유혹사」(2005)에서 형식이 내포한 시각적 메세지를 확인할 수 있다. 분절된 잡지의 형형색색의 화려한 조각들이 모여 형성된 거대한 화면은 상업적 소비문화가 내포하는 시각의 유혹사를 자극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근작의 명화 패러디 작품인 「unisexual」, 「metacollage」에서는 완결된 예술적 권위를 키치적 재료를 통해 해체함으로써 개인과 사회에 의식되고 부여된 구조를 동시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다.
이피는 아시아계 여성으로서 직면했던 정체성에 대한 고민들로부터 자신을 타자로서 직면하는 시간을 고스란히 작업으로서 풀어낸다. 이방인으로써 터부시되었던 본연의 감각은 작가의 작업에서 주요한 모티브로 등장한다. 이번 전시에서 새로 선보이는 말린 오징어로 제작된 「승천하는 것은 냄새가 난다. No.1」, 「제 몸마저 먹어버린 여자」는 이러한 타자와 자아 사이에서의 감각을 다루고 있다. 서양인들이 매우 불쾌해하는, 반면에 동양인에게는 지극히 친숙한 말린 오징어 냄새 사이에서 작가는 두 세계의 간극으로부터 괴리된 스스로의 타자성에 주목하며 상이한 세계들 사이의 간극을 포용하고자 한다.
윤지선은 자신의 얼굴 위로 재봉질을 하여 얼굴을 변화시키는 작업을 통해 다양하게 가변 가능한 정체성의 일면을 제시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의 근작인 「What am I to you?」와 함께 선보이는 구작 「공재할아버지」(2001)는 무한한 실을 통해 스스로의 얼굴을 새로이 창조해내는 행위에 대한 구조적 맥락을 접근하게 한다. 윤두서의 자화상에 자신의 털을 심어 변형시킨 본 작업은 작가로서, 여성으로서, 그리고 한 사회 혹은 가족의 일원으로서의 짊어진 구조적 아우라를 위트 있게 해체하고 있다. 위의 세 작가의 작품에서 봤듯이, 현재의 여성성은 다양한 맥락들을 수용하는 가운데 이를 재구축하는 과정을 통해 각기 다른 모습으로 모색되어 진다. 본 전시에서는 이예진, 이피, 윤지선 이 세 명의 여성 작가들이 다루는 혼재되고 혼합된 얼굴 풍경을 통해 변화를 모색하는 여성적 정체성의 의미에 접근해보고자 하였다. 이러한 지점은 급변하며 혼용되어가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개별적 정체성을 모색하려고 분투하는 현대인에게 있어, 비단 여성의 영역으로 국한되지만은 않을 것이다. ■ 심소미
Vol.20100206e | Feminine Flow_가변하는 얼굴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