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0204_목요일_06:00pm
참여작가 김동원_한승아_김빛나_박보경_박현진
관람시간 / 10:00am~07:00pm / 토요일_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이엠아트갤러리 서울 EM ART GALLERY SEOUL 서울 강남구 청담동 3-20번지 선만빌딩 2층 Tel. +82.2.564.1566 www.emarts.co.kr
현대사회에서의 여성은 원칙적으로 자유이다. 교육의 자유와 직업의 자유, 배우자선택의 자유, 그리고 출산 등에 관한 자유가 주어져있다. 여성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면, 그것은 여성자신이 무능력하거나 태만하기 때문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프랑스의 실존주의 소설가 보부아르(Simon de Beauvoir)는 「제2의 성(性, Le Deuxieme Sexe)」이라는 이론서를 통해 '현재를 초월하여 미래로 자신을 내던지는 실존의 존재방식을 통해 구체적으로 자신을 초월해 이로부터 자신의 자유를 완성할 수 있다'라고 파악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내용에 입각해 '여성'의 본질을 생각 해 보려 한다. 전시 타이틀의 『여 백(女 白)』은 우리가 주로 떠올리게 되는 여백(餘白)의 이미지를 넘나들며 이 느낌을 우리시대 여성. 즉 여자라는 개념에 대입해 본다. '백(白)'은 흔히 백색의-투명한 의미만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의미 외에도 다양한 의미가 존재한다. 그 중 에서도 이번 전시에서는 '희다', '깨끗하다', '분명하다', '진솔하다', '밝아지다' 라는 5가지 의미로 여성을 재해석 해보려 한다.
1. 희다 ● 사전에서는 이 '희다'라는 의미를 '스펙트럼의 모든 광선이 섞여 눈에 반사된 빛과 같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김동원작가는 '희다'는 것이란,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의 흰 공간은 보는 이와 교감을 이뤄낼 수 있다고 본다. 그림 속 등장하는 뒤 돌아보고 있는 여성은 한 곳을 응시하고 있지만, 응시하는 그 곳에 자신 그 자체를 초월하는 순백(純白)의 사유(思惟)의 공간을 만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여백(餘白)은 단순한 공허함이 아닌 소통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2. 깨끗하다 ● '깨끗하다'의 사전적 의미에는 '빛깔 따위가 흐리지 않고 맑다' '마음에 구구함이나 연연함이 없다' 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한승아 작품에서 '깨끗함'이란, 세 가지로 제시되는데, 그 본연자체의 투명함이나 맑음을 나타낸다. 이는 한 여자아이의 그 옛날 추억이 담긴 동심의 마음에서부터 현대사회 속 나를 숨기려 하는 여성들이 갖고 있는 본연의 투명함, 그리고 꿈꾸는 여성의 티 없이 순수한 표정 까지를 담는다.
3. 분명하다 ● '어떤 사실이 틀림없이 확실하다'. '분명함'의 사전적 의미이다. 여성에게 분명함이란, 마음 속 끝 어딘가에 내재되어있는 자신감의 표출이다. 오늘날 소수의 여성들은 어떠한 수단을 통해 자신을 표출 하고 싶어 한다. 수단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여성성에 내재된 의식자체가 자신의 마음을 숨기는 데에 있기 때문인데, 김빛나의 그림에서는 이 현상이 명확히 드러나 있다. 나를 감추고 싶지만, 밖으로 표출 해 내고 싶은 마음… 여성이지만, 그렇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하지만 나는 여성이란 사실 때문에 이를 표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그런 마음을 작품을 통해 전하려 한다.
4. 진솔하다 ● '진실하고 솔직하다' 여성은 일변된 솔직함으로 고차원적인 내면적 성숙에 도달한다. 감정의 표현을 언어가 아닌 표정이나, 행동으로 대변할 수 있는 능력을 풍부하게 지녔기 때문에 모습 자체로서 여성은 개성을 지닌다. 박보경작가는 이러한 여성성을 최대한으로 이용한 작품을 보여준다. 캔버스 속으로 끌어당기는 듯한 도발적인 여성의 눈빛과 그 자태는 '표현' 그 자체를 내포하고 있지만, 그 속에 담긴 진실성이 무감각함으로 이를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긴장감 있는 화면을 통해 우리는 진정한 여성성을 면밀히 관찰할 수 있다.
5. 밝아지다 ● '빛깔의 느낌이 환하고 산뜻하다', '긍정적이고 좋은 상태에 있다' 여성성의 표출은 박현진의 작품 안에서 거대한 반응을 일으킨다. 대립되는 관계 속에서의 관람자와 작품은 밝지만 어둠으로, 혹은 어둠이지만 밝아짐으로 긴장감을 유지한다. 여성은 내면에서 자신을 끊임없이 되돌아보고 감시하는 행위를 반복한다. 이 행위를 통해 소유(所有)의 여부를 결정짓는다. 그 시점이 추억이 되거나 미래가 되어 여성 안에 내재한 일련의 단단한 기호를 만드는데, 작품 안에서 패턴화되어 존재한다. 아름다운 외면(外面)이지만, 동시에 슬픈 내면(內面)을 가진 존재… 작가는 이러한 여성성을 표현한다. ● 여성을 나타낼 수 있는 요소들은 무수히 많지만, 이번 전시는 그 중에서도 '백(白)'이라는 단어 속에 담긴 성질을 이용해 여성의 성질 그 자체를 초월한다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보는 이들에게 결코 어려운 의미가 아닌 일반적인 여성성으로부터 작품너머 '제 2차 감각' 으로 '여성'에 대한 역사적 인식과 현재하는 인식을 돌이켜보는 전시가 되었으면 한다. ■ 이유미
Vol.20100204g | 여백 女白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