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0204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국민아트갤러리 KOOKMIN ART GALLERY 서울 성북구 정릉동 861-1번지 국민대학교 예술관 2층 Tel. +82.2.910.4465 www.kookmin.ac.kr
두 작가는 서로 다른 매체와 내용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무언가 모르게 형상의 뒤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회색의 모호한 색감 그리고 건조함을 띤 분위기. 이러한 공통점은 같은 시대의 같은 곳에 있으면서 비슷한 연령의 두 사람이 느끼고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그래서 만나게 되는 지점이 아닌가 싶다. 도시의 심리적인 흔들림을 기반으로 그 사이에서 생기는 고민들을 풀어내는 그들의 작업을 통해 우리는 도시 안에서의 새로운 인간성의 면모를 찾아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인지되는 고유성 ● 사람들은 과거의 사건을 떠올림에 있어 끄집어내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또한 기억의 우선순위가 다르기도 하다. 나에게 있어 그 중 최상에 있는 것은 감성적인 심리상태로서 어떠한 사건을 기억하는 것이다. 그 다음 단계에서 기억을 떠올리는 필수적 요소는 바로 감정적 장소이다. 즉 사건의 상황을 통해 장소를 떠올리는 것이다. 물론 물리적 장소을 통해 사건을 떠올리는 경우에도 그 과정 속 기억들은 감성적인 부분을 건드리면서 지나간다. 기억 속에서 사건은 우선적으로 감정에 의해 남으므로 기억 속 사건의 장소나 사물들은 그것의 색, 모양, 세부적 형태를 온전히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그 상황은 놓여있는 환경의 분위기로 인지할 수는 있다. 가령 우리는 흑백으로 되어 있는 꿈을 꾸더라도 그 상황이 어떠한 상황이었는지, 어떠한 장소인지는 인지할 수 있다. ● 나의 기억 속으로부터 끄집어내어 응시하고 있는 장소와 사물들은 실제로 사건을 경험한 장소가 아니다. 그 풍경들은 기억을 바탕으로 기억속의 장소와 가장 유사하게 보여 지는 장소를 찾아내어 촬영한 이미지이거나 대체된 풍경이다. 기억 속의 감정이나 분위기를 강하게 띠고 있지만 실제 사건의 장소가 아닌 다른 대상, 그러한 흡사한 파편들을 가져 오는 것이 기억 속 장소의 본질에 더 가까울 수 있다. 비록 그것이 기억속에서의 장소와 사물과는 그 형체가 다른 것이지만 인지되는 고유성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에 기억 속의 상황을 사실 그대로 재현해 냈다고 하더라도 그 재현된 상황은 '인지되는 고유성'을 지닌다고 볼 수 없다. 즉, 인지되는 고유성이란 기억의 본질과 연관 되어 있다. 그렇기에 그 속성은 정신적, 유동적, 감정적이며, 실제와 흡사한 파편들을 모았을 때에 실재하는 기억속의 장소가 되는 것이다. 나의 풍경들에서 리얼리티는 사물의 재현이 아니다. 상황이 리얼리티를 가지는 것은 화면 안에 놓여지는 객체와 객체들의 위치와 관계이다. 이는 '대상물의 용도'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기억과 비슷하게라도 놓여짐을 통해, '그것이 거기에 있었다'라는 사실을 통한, 즉, 상황의 재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본인 작업의 중요한 리얼리티적 요소이다. 감정은 그 당시의 상태를 유지한 채 기억될 수 없다. 예전에 느꼈던 감정은 식거나 변하며 그 장소에 다시 가더라도 경험했던 당시의 감정 상태는 그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감정은 장소나 대상물로부터 나오지 않으며 그 대상을 바라보는 우리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기억은 장소를 통해 이야기 되어야 한다. 지난여름 돌아가신 할머니를 꿈에서 두 번 뵈었다. 꿈에서 할머니와 뭘 했는지 할머니가 무슨 옷을 입고 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후로 며칠 동안 할머니를 마지막으로 뵈었던 장소인 화장장을 떠올렸는데, 그 풍경은 확연하지 않았으며 그 내부의 모습과 사람들의 모습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 박원표
표류일기-기울어진 심리 ● 나의 작업에 있어 주된 시선의 변화는 거시적으로 사회를 바라보던 시각에서 출발해 사회의 부분적 모순을 바라보고 그 관심은 이제 자신의 심리 -자기 모순에 대한 자각- 로 내려오게 되었다. ● 사회의 현상 중 구석진 곳의 심리(높은 자살율 등)를 드러내는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였지만 모순된 현상을 바라보고 그것에 다가간다 하더라도 그것은 현상이고 그러한 사회의 모순이 간접적으로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한 모순의 해결에 시작점은 개개인의 심리의 변화인 듯 하다. 그리고 그러한 사회적 모순의 해결 이전에 가장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나 자신도 모순되게 기울어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라 생각 한다 (이것은 심리적 측면으로 바라봐서 그럴 수도 있다.)
사회구성원 개개인의 기울어진 심리가 사회적 모순으로 연결된다면 해결하는 것도 이곳에서 비롯되어야 할 것이다. 자신의 심리에 대한 주목과 자기 자신의 기울어짐에 대한 자각, 이것은 성장하는 통과의례로서 받아들일 수도 있고,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접근법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의 기울어진 심리적 현상을 바라보고 이 현상의 중간지점에서 모순을 발생시키는 심리의 기울어짐에 대한 해결점이 있는지 생각해 본다. ■ 김교진
Vol.20100204f | 손상된 사고-김교진_박원표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