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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6:00pm / 월요일 휴관
트렁크갤러리_TRUNK GALLERY 서울 종로구 소격동 128-3번지 Tel. +82.2.3210.1233 www.trunkgallery.com
창조적 재현, 아는 것 이상으로 보기 ● 겹겹이 쌓인 침대 위에 가볍고 조악한 천 조각 붙어 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공작새다. 역시 겹겹이 쌓인 침대에 붙은 상징적 문들은 꿈으로 들어가는 문인 듯싶다. 상상인 듯 현실인 듯 유연하게 운용되고 있는 이미지들이 모여 형상을 이룬다. 박혜성이 고안하고 명제화한 꿈의 용도들이다. ● 박혜성은 또 이렇게 다른 방식-기존의 마술같은 미술을 보여주거나, 적나라한 제목의 의미심장한 현실을 늘어놓거나-으로 인간의 시각적 환경과 상상의 상징적 환경을 재현해 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 지는 박혜성식 코드화 된 기호들은 기존의 그것들 보다 좀 더 쉽게 알아볼 수 있거나(작가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해석일지라도) 혹은 짐작 가능케 하는 이미지와 미디어다. 궁금증을 해결하려 눈을 옮겨 제목을 확인하는 순간, 예상하지 못한 현실에 당혹감이 든다. 짐작은 가지만 확언할 수 없는 의미들이다.
박혜성의 이번 전시는 『꿈의 용도』이다. 그가 형상화 해낸 꿈이란 현실과 완전한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물질의 界와 비물질의 界 '사이'같기도 하며 이번 生과 다른 生의 오묘한 교차일 수도 있다. 조금 쉬워 보이는 마술상자 역시 익숙함에 낯설게 하기를 그 다운 의식으로 치루어 낸다. 갤러리 1층과 2층에 나뉘어져 전시되는 두개의 설치물 즉, 마술상자는 정확히 한 조를 이루며 하늘을 향해 반복적으로 뛰어 오르는 신체를 이등분하여 머리 부분과 발 부분으로 나뉜 두 개의 영상이 각각의 상자내부에 함께 설치된다. 의도적으로 분리된 영상에 담겨진 머리와 발이 같은 움직임을 보여 주는 것, 그리고 그 움직임이 하늘을 향하는 것은 신체의 원리를 벗어나 다른 차원에 담고자 하는 영혼을 표현한다. 또한 祭儀같은 이 영상 속 등장인물은 물질界와 비물질界의 매개자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해석은 비어진 공간, 즉 마술 상자의 잘리어진 공간의 이미지로 충분히 동의가능하며 비워진 공간까지 밀도 있는 긴장감으로 만드는 확장의 개념을 부가시킨다.
사실, 박혜성이 사용하는 조형언어의 주조를 이루는 사유의 이미지에 대한 단상은 대부분 흥미롭게 보이지만 때론 불안하게 해석되기도 한다. 서로 다르게 중첩되는 현실과 상상에서 오는 이미지들의 표현은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한 채 방황 혹은 서성이는 경계를 드러내는 장치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내고 있다. 피할 수 없는 문화접변 상황 안에서 콜라주화 된 문화라는 현실을 작가의 시각적 사고를 통해 새로운 예술텍스트의 구조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다분히 직관적인 박혜성의 작업이 가지는 스타일이며, 작가적 역량을 보여주는 매뉴얼이기도 하다. ● 그의 작업은 일종의 단상의 나열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단상 형식을 택함으로써 작가는 순간의 이미지를 극대화 시키거나 조형이라는 관념에서 자유롭게 벗어날 수 있는 필치를 선보인다. 그를 통해 보여 지는 현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우선 하나는 다분히 개인적이며 간단하고 단순한 상황을 담백하게 담고 있거나, 다른 하나는 오히려 다면적이고 복잡해서, 일정한 상으로 인식되기 위해선 의미화 과정이 선행되기도 한다. 이 과정은 다시 둘로 구별되어져 보이는데 하나의 이야기 구조로 화면 안에 등장하기도 하고, 때론 추상적 양상으로 발현되어 자동기술법과 같은 작가의 심리상황을 보여주기도 한다.
박혜성식으로 따지면 꿈과 상상, 그리고 현실과 사실은 큰 구별이 없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날들을 살며 한번쯤 경험한 에피소드거나 생각해봤음직한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쉽게 동의를 얻을 수 있으며 그의 작업 속 등장하는 꿈에 관한 용도는 바로 '내것'이기도 하고, '네것'이 되기도 하는 일상에서 늘 마주치는 현실들이다. 그러나 나는 박혜성의 눈에 포착된 순간에 일시 정지되어버린 꿈을 일상이란 범주에 굳이 끼워 맞추고 싶지는 않다. 일상. 별일 없이 그러한 나날들이란 이 단어가 미술계 신이데올로기가 되어 버린 지 오래기 때문이다. ● 그렇다. 박혜성은 단순한 재현이 아닌, 창조적 재현으로 현실을 해석하고, 미래를 생각해 내고 있기에 우리는 그의 그림 앞에서 아는 것 이상의 것으로 보기 위한 고민을 했던 것이다. ■ 김최은영
Vol.20100121d | 박혜성展 / PARKHYESUNG / 朴譓盛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