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0119_화요일_05:00pm
2009-2010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아티스트 릴레이 프로젝트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CHEOUNGJU ART STUDIO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로 55 Tel. +82.43.200.6135~7 www.cjartstudio.com
송세호의 조각 세계 『내 안의 가족』 ● 송세호는 『내 안의 가족』이라는 타이틀 아래 구상적 인체조각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작가 자신의 경험과 사색의 장, 그 안에 숨 쉬는 가족애와 같은 잔잔한 일상의 감동을 토해내는 일종의 무대이다.
사실 조각의 역사에서 인체의 형상은 그 기원에서 부터 가장 비중있게 다루어진 소재이다. 인체는 수많은 조각가들에게 잠재적인 형태, 감각적인 상상을 표현하는 근원지였다. 구상조각이라는 단어에서 인체조각부터 연상되는 것처럼 인체 조각은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형태이다. '정신은 몸을 통해서만 세계와, 다른 사람의 몸과, 다른 사람의 정신과 연결될 수 있다'는 현상학자 스트라우스Straus의 말처럼 우리는 몸을 통해서 생각하고 몸을 통하여 세상과 관계한다. 송세호는 인간의 몸이라는 소재를 몸으로 사유하는 주체로서, 자신의 감성을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로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2002년 첫 개인전으로부터 지금까지 작가는 인체를 형상화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초기에는 여체를 중심으로 브론즈와 테라코타로 표현하였고 이후에는 나무를 깎아내어 인체 내부에 또 다른 공간을 표현하거나 일부를 변형시켜 새로운 조형성을 실험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인체는 감각적인 몸도, 동물적 본능의 몸도 아니다. 일상적인 삶에 대한 응시를 잔잔하게 표출하고 있는 서정적인 인체이다.
특히 최근작에 조형된 송세호의 인체는 가족에 대한 그의 연민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몸이다. 여자에서 엄마로 변해버린 아내의 몸이다. 온 가족을 끌어 담고 있는 작가의 손이다. 정수리에서 파열되고 가슴에 구멍이 난 얽히고 뒤틀린 사색의 몸이다. 작가의 손맛이 그대로 점철된 흙덩어리 위의 인체는 때로 분할되고 과장된다. 분할된 면을 따라 인체 외부의 공간이 그 내부로 흘러 들어간다. 인체 내부의 공간과 외부의 공간이 뒤섞이고 합쳐진다. 그것은 일반적인 덩어리로서의 조각이 아니다. 작품의 표면은 마치의 인간의 피부와 같은 의미로 해석해 볼 수 있다. 피부란 육체 내부를 외부 세계와 차단하고 보호하는 경계이기도 하고 상처와 주름 같은 흔적을 남기는 감각적 표면이며, 감각을 여과시키는 소통의 장이기도 하다. 조각 밖의 공간과 조각 안의 공간이 만들어낸 작품의 표면, 이러한 피부를 갖게 되면서 작가의 의도와 작품의 순수 내재성(內在性), 작가의 행위와 수용자의 감각이라는 이중 구조가 또한 인체라는 감각적 표면에 점철되어 결론적으로 「내 안의 가족」이라는 작가와 관객의 소통의 장이 구축된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가장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소재, 인체를 재현하면서 그 속에서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며 긴 시간 싸우고 있다. 이번 작업에서는 전통적인 조각재료 테라코타에 스테인레스 스틸이라는 금속재료, 또한 빛을 통합하여 새로운 표현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 조각의 가장 기본적인 특성은 공간을 배경으로 삼차원의 대상을 성형하는 것이다. 그러나 송세호는 조각의 필수요소로서 필요한 실재 공간을 배재하고 대신 평면적인 배경과 인위적인 조명을 첨가하였다. 삼차원적인 조각에 이차원의 배경을 접목시켜 제한적인 시각에서 조각을 감상하는 일종의 회화적인 조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회화가 입체적이 되고 조각이 회화적 속성을 띄게 되는 것은 탈장르화되는 현대 미술에서 흔한 일일 것이다. 송세호의 작품에서도 투박한 테라코타 인체는 스테인레스 스틸이라는 금속 배경과 만난다. 배경에는 마치 그림자처럼 그러나 또 다른 형상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작가는 빛으로 인위적인 그림자를 창조하여 회화적 요소를 가미시킨 것이다. 빛이라는 매체는 여기서 정서적으로 따뜻한 느낌의 테라코타와 금속재료가 가진 차가움 사이의 괴리를 극복한다. ● 빛 자체에는 형태가 없다. 다만 빛이라는 매체를 통하여 새로운 환경이 설정되고 새로운 형상이 만들어진다. 덩어리를 가진 조각과 평면적인 배경이 빛을 통해 교차한다. 때로는 조각 내부의 공간과 외부의 공간이 빛을 통해 서로 소통한다. 상처나고 분열된 피부구조를 통해 내부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빛은 인체를 표정을 담은 회화적 표면으로 바꾸어 놓는다. 또한 그것을 둘러쌓고 있는 공간을 신비스럽게 운용한다. ● 이렇듯 작가의 작품에서 빛이라는 매체는 또 다른 공간으로의 이동을 유도한다. 그 공간은 고정 되지 않은 공간, 상호 교체 가능한 공간, 불확실한 공간이다. 바슐라르Bachelard의 말을 빌리면 빛은 촛불의 불꽃처럼 그 앞에서 "멀리 꿈꾸게 하는"특성이 있다. 작가는 빛을 통해서 좀 더 몽상적이고 명상적인 공간으로의 일탈을 꿈꾼 것이다. ● 그는 삼차원의 덩어리를 가지고 회화적 공간을 그린다. 공간 속에 그리는 조각이다. 더욱이 좌대가 아닌 벽면에 부착되어 그 회화적인 속성을 뚜렷하게 피력하고 있다. 또한 현재는 완벽한 볼륨이 아닌 부조 형태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앞으로 그의 조각세계가 어디를 향해 나아갈지 사뭇 궁금해진다.
요약하면 송세호는 인체의 일부분을 과장하고 분할하고 이질적인 매체들을 조합하면서 조형된 새로운 형태 속에서 자신만의 감성을 담아 관객들과 소통한다. 마치 무대 위의 배우처럼 관객을 향해 그 고즈넉한 시선을 던진다. 머리카락 사이로 하늘이 보인다. 뒤틀린 몸의 한가운데로 바람이 지난다. 그곳에 가족애가 담긴다. 자신을 둘러싼 사회에 대한 연민이 흘러나온다. 때론 존재론적인 성찰이 묻어나기도 한다. 작가의 몸 속에서 묵히고 삭힌 감각의 편린이 작품의 몸에 고적하게 담겨져 있다. ■ 임연
Vol.20100119d | 송세호展 / SONGSEHO / 宋世鎬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