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0108_금요일_6:00pm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기획전시
참여작가 이제석_설은아_송원준_박성우_전진수
진행 김상학(총괄)_최정은(기획)_김현지(진행)_김정훈(도록디자인) 박상권_윤상수(전시디자인)_김희철(영상촬영)
주최/주관_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후원 iF_IDEA_Red dot_한국디자인진흥원_(재)한국디자인문화재단_(사)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월간디자인_종로구청_(재)부산디자인센터_(재)대구경북디자인센터_(사)한국디지털디자인협의회 (사)한국커뮤니케이션디자인협회_(사)한국디자인지식산업포럼_제로원디자인센터
협찬_디자인네트_디자인정글_뉴웹픽
관람시간 / 11:00am~08:00pm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NAMSEOUL UNIVERSITY ART CENTER GALLERY IANG 서울 종로구 혜화동 90-18번지 뉴씨티빌딩 B2 Tel. +82.2.3672.0201 www.galleryiang.com
『위너, 그리고 디자이너 The Winner and the DESIGNER』는 세계 3대 디자인어워드인 iF, IDEA, 레드닷과 국제 유명 광고제인 칸광고제, 뉴욕페스티벌, 클리오광고제, 원쇼, 런던광고제 등에서 다수 수상하며 한국 디자인의 저력을 보여준 2030세대 디자이너 5인 – 이제석(광고), 설은아(영상), 송원준(제품), 박성우(제품), 전진수(시각) – 의 수상작품을 비롯해 아이디어, 컨셉, 결과물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들을 함께 선보이는 전시이다. ● 현재 국가 차원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유능한 디자이너들을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반향은 지난 몇 년간 국내 글로벌 기업과 유명 디자이너들이 국제어워드를 휩쓴 쾌거를 통해 한국 디자인의 가능성과 능력에 대해 인정 받은 긍정적인 결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예비 디자이너와 학생들까지 수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과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국제 어워드는 디자이너의 실력과 아이디어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이자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기에 단순히 순위를 정하는 형식상의 공모전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는 좋은 수단이다. 본 전시에 참여하는 5명의 젊은 위너들은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한 디자이너이자 최신 트렌드를 가장 잘 읽어내는 안목과 감성을 지닌 이들이다. 진지한 열정과 고민을 가지고 하나의 사회적 주체로서 이 시대를 선도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의 작품세계와 디자인 철학을 통해 국내 디자인의 힘찬 가능성을 가늠해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위너, 루저, 디자이너_Winner or Loser? Anyway a DESIGNER ● 어느 사회에든 승자와 패자가 있기 마련이다. 한 나라의 운명이 달린 전쟁이나 사각의 링에서 벌이는 비정한 시합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일어나는 작은 승부와 맞닥뜨릴 때가 있다.디자이너라면 수시로 겪는 고통일 것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부담에도 불구하고 클라이언트의 평가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아가 공모전과 전시로 직접적인 반응을 확인하려는 디자이너들도 있다. 한때는 난공불락의 성처럼 보이던 굵직굵직한 국제 어워드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해외 전시에 초대받는 한국의 디자이너들도 늘고 있다. 이것은 자신의 역량을 인정받는 것에서 국가적인 차원의 대의명분까지 여러 층위에서 의미가 있다.
이쯤에서 떠오르는 두 단어가 있다. 먼저, 2009년 한국 사회의 키워드가 되었다고 할 만큼 자주 언급되었던 '스펙'이다. 입시와 취업의 치열한 경쟁 현실을 보여주기 때문에 우울한 단어이기도 하다. 다른 이들보다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 어학 실력부터 봉사활동까지 갖가지 경력을 더해나간다. 물론 여기서 공인된 공모전을 빼 놓을 수 없다. 정해진 기준에 따라 엄정한 심사를 거치는 권위있는 어워드일수록 그 가치가 높아진다. 클라이언트의 독특한 취향과 시장의 변화무쌍함에서 나오는 평가에 지친 디자이너라면 이만큼 매력적인 무대가 없을 것이다. 또 다른 단어는 '루저'다. 한 외국인 '미녀'가 방송 중에 한 말이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유행한 말이다. 성공을 꿈꾸면서 주류에 편입하려는 이들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로 마이너리티를 고수하는 이들의 애칭이기도 했던 표현이 하루아침에 키 작은 남성을 지칭하는 말이 되어 버린 것이다. 오락프로그램에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사건에 불과하지만 덕분에 '루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위너, 그리고 디자이너』전은 이 단어들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이제석을 비롯한 다섯 명의 디자이너들은 그야말로 '스펙'이 좋은 '위너'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 디자이너들이 해외 어워드에서 수상한 기사가 잦아지면서 어워드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도 그만큼 커졌던 것도 생각해야 한다. 한국 디자이너들의 수준이 높아진 것은 이견이 없지만 아시아 시장이 커지고 유럽과 미국의 디자인대학들이 아시아 유학생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현실을 감안한다면 해외 어워드의 권위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다. 세계 몇 대 어워드라는 식의 가치평가는 어워드를 주관하는 기관, 수상한 디자이너들을 지원한 기관, 국가적인 대의명분을 필요로 하는 기관과 언론의 이해관계가 명쾌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다. 많은 수상자가 나온 시점에서 이 점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필요하다. 예컨대, 어워드에서 다루는 디자인 분야의 실체가 무엇인지, 언제까지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그 불안정한 잣대로 평가받아야 하는지, 수많은 정부 예산이 투입되면서도 왜 디자이너들이 여전히 어워드에서 자신들의 미래를 발견해야 하는지 하는 것들이다. 이번 전시는 분명히 위너로서 디자이너들을 초대했지만 그들의 디자인 과정을 보여주는 자리다. 이미 프로젝트와 전시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여준 이들을 단순한 어워드 수상자로 보여주려고 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익히 언론에서 보여준 정형적인 축하가 아니라 디자이너들을 제대로 주목하고 평가해주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사실 공모전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아무 것도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음고생을 해야하고 몇 번인가 허탈함을 맛보아야 했던 것을 알지 못한다. 오늘의 위너가 한때는 루저였다는 사실도 모를 것이다. 수많은 경쟁 속에서 자신의 컨셉을 정교하게 했던 과정과 그 사이에 배어있는 땀냄새를 맡지 못한다면 이 전시는 무례한 자리가 되고 말 것이다. 이제석, 설은아, 송원준, 박성우, 전진수는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오늘 오히려 넘어야 할 산이 더 많아진 디자이너들을 대신해서 나온 셈이다. 그러니 꼭 위너가 아니더라도 다음의 위너가 될(그리고 위너에 대한 미련이 전혀 없다고 하더라도) 오늘의 루저에게 '디자이너'로서 그들의 결실을 축하하고 애정을 갖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 어쨌든 그들은 디자이너이니 이제 위너보다 디자이너에 방점을 찍자. 스턴트맨들도 '우리는 액션배우다'라고 스크린에서 주장하지 않았던가. ■ 김상규
Vol.20100110a | 위너, 그리고 디자이너 The Winner and the DESIGNER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