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렌즈 Wonder Lens

2009_1224 ▶ 2010_0105

초대일시_2009_1224_목요일_06:00pm

참여작가_이상원_장석준_진보라_허수빈

기획_김민경

후원_서울시_한국문화예술위원회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7:00pm

갤러리 도어_OPEN SAPCE DOOR 서울 마포구 동교동 177-22번지 지하 1층 www.thedoor.co.kr

대상은 하나이나 이를 바라보는 시각 곧 렌즈는 다양하며, 일상은 진부할 수 있으나 그 이면과 그 너머를 바라보는 렌즈를 통해 삶의 낯섦과 경이, 아름다움을 접할 수 있다. 작가가 대상을 마주하는 시선과 방식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출발한 이번 전시는 회화, 판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에서 작업하는 젊은작가 4인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에서 의미하는 '시각(View)'은 좁게는 전통적인 개념의 원근법에 대한 도전에서부터 넓게는 대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그 태도 자체를 의미한다. 모더니즘 이후 예술가들은 보는 방식에 대한 한계를 넘어서는 도전을 이어왔고 사진, 영상과 같은 매체가 발달하는 가운데 이러한 시각의 모험은 더욱더 다양해졌다. 이번 전시는 시각이라는 관점에서 각각의 작가와 작품들을 조명하고, 일상을 넘어선 미학적 깨달음의 순간을 선사하고자 한다. ■

이상원_Ski Resort_캔버스에 유채_194×130cm_2007
이상원_Hangang Park_캔버스에 유채_194×130cm_2007

이상원은 수영장, 스키장, 공원, 운동장 등 사람들이 여가를 즐기는 공간을 찾곤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위치로 이동하여 마치 새가 하늘을 날며 그 아래의 세상을 한눈에 내려다보듯 사진을 찍는다. 작업실로 돌아온 그는 이 사진 속 사람들의 이미지들을 화폭 위에 다시 배열해보고 시점과 형태를 변형시켜 직조해낸다. 나와 내 이웃과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 시점의 변화를 거쳐 멀리, 어렴풋이 그려지면서 이는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되는 지점에 위치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저기 수영하는 사람 중에, 산을 오르는 사람 중에, 조깅하는 사람들 중에 내가 있을지도 모르며, 현실 속의 나는 어떠한 안정된 풍경 속에 내리박고 살아가고 있는지 일상성과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은.

장석준_Untitled_라이트 패널, 피그먼트 프린트_60×220cm_2008
장석준_꽃마차_디지털 C 프린트_60×200cm_2007

도심 언저리의 황폐화된 가건물, 방치된 듯 닫혀진 철제셔터, 유곽의 요란한 외벽들, 판자촌의 그늘, 무채색의 하꼬방. 장석준 작품 속 이미지들 각각은 현실 속에서 우리가 마주했을 때 황폐하거나 쓸쓸한 정조를 지니는 것 혹은 반감을 일으키는 것으로, 경원할 만한 대상은 결코 아닌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들이 그의 카메라에 담기고 그의 컴퓨터에서 몽타주 작업을 거침으로써, 그것들이 개별적으로 존재할 때와는 전혀 다른 문맥의 새로운 미학적 이미지로 직조된다. 오늘도 장석준은 도시조사를 하는 기록원 혹은 탐험가와도 같이 누군가는 주목하지 않지만 그에게는 특별한 무엇인가를 찾아 도심 곳곳을 돌아다닌다. 그리고 그의 담담한 기록은 우리에게 그늘과 아픔, 추억과 이상을 꿈꿀 수 있는 권리를 준다.

진보라_노출된 정면_투명아크릴판과 종이에 실크스크린_각 15×15cm_2007
진보라_Flying to the Edge_종이에 실크스크린_95×55cm_2009

어느날 진보라는 화장대 앞에 조밀하게 놓인 각종 화장품들을 바라보면서 그것이 마치 하나의 도시 풍경처럼 보인다고 느꼈다. 그는 이 도심의 관찰자에서 한걸음 나아가 이를 구축하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하였다. 마치 걸리버가 가만히 소인국의 사람들을 바라보듯이 그는 화장대 이곳저곳 각양각색의 색으로 들어찬 화장품을 통해 거대한 세계를 재구축한다. 립스틱과 매니큐어와 잡동사니 화장품 용기들 모두가 마술처럼 그가 생각하거나 상상하는 세계, 그리고 그의 무의식에 잠자는 세계 속의 일부가 되었다. 도심에는 수많은 사람들과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구축한 조형물들이 있다. 그들은 각자 존재의 목소리를 갖고 있다. 그들이 존재하는 방식은 일면 화려하고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공허와 외로움도 있다. 화장품들의 정렬에서부터 시작한 그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수많은 존재들이 살아가는 세계의 모습과 그 안의 어딘가에 위치한 자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허수빈_배밭_ 백라이트사진출력, LED, 컴퓨터프로그래밍_60×90cm_2008
허수빈_후용자율방범대_백라이트사진출력, LED, 컴퓨터프로그래밍_60×90cm_2009

흔하게 깨달음이나 개안의 순간은 빛으로 비유되곤 한다. 어둠 속에서 빛을 발견하는 것은 곧 일상적인 시선으로부터 새로운 순간으로 눈을 뜨는 것을 상징하기도 한다. 허수빈은 독일 유학 당시부터 '빛'을 모티브로 작업해왔다. 그의 빛 작업이 지닌 미덕은 유머와 재치로 일상적으로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것들을 비일상적인 것으로 치환시키고 가벼운 질문을 던져보게 한다는 점일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 서울의 외곽에 자리잡고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그는 유럽에서 배우고 익숙해진 빛과는 또다른 한국의 빛과 마주한다. 최근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빛은 우리가 중심이라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비껴간, 살풍경 속에서 여전히 존재로서 살아있는 것들이 깜빡이는 생명의 소리들이다. ■ 김민경

Vol.20091228h | 원더렌즈 Wonder Lens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