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ft Signals

2009_1217 ▶ 2010_0130

양민하_가상으로 머물기(Stay in Virtual)_2009

초대일시_2009_1217_목요일_05:00pm

후원_서울시_GL Associates_이화여대 가상세계기술문화연구소

오프닝 퍼포먼스_2009_1217_목요일 06:20pm_이준『일상의 오브제를 위한 연습곡(Etude for Everyday Objects)』_연주 퍼포먼스 06:40pm_최영준『비바 아이장구』_연주 퍼포먼스

관람시간 / 10:00am-9:00pm

한빛미디어갤러리 HANBIT MEDIA GALLERY 서울 중구 장교동 1-5번지 Tel. +82.2.720.1438 www.hanbitstreet.net

한빛미디어갤러리에서는 미디어 아티스트 9명을 오픈 전시 [SHIFT SIGNAL]을 통해 소개한다. Shift Signal展은 여러가지 서로 주고 받는 신호들의 작동을 통해 다양한 경우의 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작업들로 구성되어 있다. 즉, 관람객은 작가가 만들어놓은 interactivity라는 상호작용성을 통해 신호를 받게 되고, 작가는 관람객을 좀더 친숙하게 만들고 재미있는 요소를 발견할 수 있게 만드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함으로써 신호를 전달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신호 외에 미디어아트의 미디어적 가능성은 다양하고 흥미로운 의외의 경우의 수들을 발생시키는데 이현진의 물수제비는 위모트라는 게임용 리모트 콘트롤러를 통해 게임과 정반대인 실제 자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또 자연과 조우하는 시간을 갖게 만든다. 오동훈의 디지털 행차도는 움직이지 않는 이미지에 사람의 몸으로 반응하여 다양한 움직임과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데 처음에 다가가면, 행렬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이러한 행렬의 고요한 움직임들에서 좀더 가까이 다가가면 한 명, 한 명이 행차도의 그림 속에서 연주하고 있는 전통악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미디어 아트는 현재 공학적인 완성도와 더 많은 새로움을 추구하고 보여주는 데는 과거 10년 전에 비해 엄청난 성과들을 내고 있다. 공학적인 어려움이 있기는 하기만 그 결과를 보는데 있어 더 이상 공학기반이 만들어내는 새로움에 대한 아우라는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즉, 미디어 아트에서 활용하고 있는 다양한 미디어를 어떻게 보여주고 의미있게 만드는지는 작가들의 몫이며 그것이 바라보고 경험하는 관객의 몫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Shift라는 단어는 많은 함축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단지 조정하고 움직이는 개념이 아니라, 그러한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그러한 움직임은 한가지의 결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움직이고 작동하는지에 따라 수많은 결과를 출력해낼 수 있다. 그 이전의 바라보는 작업에서 직접 체험하고, 체험을 통해 다양한 결과를 보여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미디어 아트가 단지 일회적 인터랙티브 작업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관객의 체험에서 비롯되는 결과의 다양성이 미디어아트를 새롭고 풍성하게 만드는 의미 전환의 계기가 되었음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이준의 일상의 오브제를 위한 연습곡과 최영준/박진현의 비바 아이장구는 음을 만들어내는 인터랙티브 사운드 작업이다. 관객이 어떤 음을 어떻게 만들어 내는가에 따라 단지 사운드 몇 가지가 출력되기도 하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흘러나오기도 한다. 최승준/최승호의 작업은 바람을 통해 민들레씨를 날려 보내고, 핸드폰과 문자 텍스트를 가지고 또 한 번의 마음 속 생각을 민들레씨에 담아 보내는 경험을 만들어낸다. 이것은 단지 한번의 상호작용을 통한 일회성 경험의 전시와 작업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작가들만의 방법적인 유희와 미디어적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녹아져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 보여주는 작업들은 미디어를 활용하여 철학적인 담론이나 직접적인 사회적 메시지를 던진다기 보다는 기술과 예술이 잘 조우하여 만들어내는 새로운 미디어적 가능성을 가진 작업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도심 속 미디어 전시공간 내에서 미디어아트에 대한 친숙함보다는 낯설음이 더 큰 일반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관심과 의식의 전환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김기라_POWER 4 EVER_LED System, 프로그램 컨트롤 박스_125×220×20cm_2009

김기라 ● 「POWER 4 EVER」은 형식적으로 굉장한 무엇이 등장할 것처럼 빛과 형식적으로 관객을 유혹하지만, 그 뒤에는 형식의 특별 할 것이 없는 것이다. 거기에는 오락과 허무, 혹은 힘과 관계항의 형태들에서 오는 허무함이 드러나 있다. 힘의 실체가 열원할 것도 또한 구체적인 잡아볼 형태가 없기에, 또한 소비자의 주머니를 노리는 것처럼 광고나 유희적 형식들이 보여지는, 별다른 내용이 없기에 과장될 수밖에 없는 선전의 메카니즘이 싸인 작업을 통해 전달된다. LED작업으로 만들어진 「POWER 4 EVER」은 흔해빠진 광고문귀의 형식을 빌림으로서, '힘'과 '관계', '모호성'이라는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변형시킨다. 사실 그것은 프로테스트 혹은 항의자의 비아냥의 사회를 향한 필요한 메시지이자, 힘과 그 진실의 관계에 통용되는 메시지인 것이다. 그것은 천재지변 못지않은 재앙으로 간주된다. 또한 모든 다양한 존재를 자본의 이익이라는 동일성의 질서에 동화되지 못하는 타자들을 배제한 슬로건이다. 미시권력이든 거시권력이든, 권력이란 것은 그 본질을 직접 드러내는 것이 아니기에, 인용이나 알레고리라는 간접적인 방식을 활용한다. 예술작품을 포함하여, 현대사회의 여러 차원을 관통하는 언어들은 기표와 기의, 그리고 대상 사이에 널찍하게 벌어진 거리(차이, 차연, 해체)를 인정함으로서, 이러한 유희를 가능하게 했다.

오동훈_디지털 행차도_2009

오동훈 ● 「디지털행차도」는 정조대왕의 화성행차도를 8폭의 디지털병풍에 담았다. 관람객이 다가가면 초음파 센서가 반응하여 병풍 속의 행렬들이 살아 움직이게 된다. 그리고 병풍의 각 화폭은 8개의 초음파 센서와 연동하여 다양한 스케일이 드러나는 모션과 사운드를 출력해낸다.

이상진_Lighting Talk_2009

이상진 ●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디자인한 「Lighting Talk」시리즈는 빛으로 연출되는 잔상을 이용하여 구조물의 내부에 입체적인 사물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즉 빛으로 연출하는 3차원의 조각으로 LED 구조물의 정면, 측면, 뒷면 등 방향에 따라 여러 가지 아이콘들이 나타나고 사라진다.

양민하_가상으로 머물기(Stay in Virtual)_2009

양민하 ● 「가상으로 머물기(Stay in Virtual)」는 시각에 대한 작가의 왜곡된 의지를 투영하는 작업이다. 관람자의 참여를 통해 이미지를 왜곡하고, 왜곡된 허상은 무작위적인 인자로 꾸며진 계산식에 따라 새롭게 해석되어 또 다른 이미지로 공간에 투영된다. 작업이 투영되는 공간마저도 왜곡의 또 다른 도구가 되어 허상의 시각화를 이끈다. 작가는 거대하고 고정되지 않은 캔버스 위로 몽환의 우주와 같은 공간을 만들어내며, 관람자의 참여로 만들어진 작은 사진들은 공간을 떠돌다 간헐적으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미지는 허상에 허상을 더해 본래의 상을 찾아볼 수 없다. 이로써 관람자의 참여가 만들어낸 이미지는 기계의 무작위적인 계산을 통해 일시적이고 시각적인 환영으로 발현되고, 참여의 깊이와 작가의 의지는 방관과 동일한 무게로 작품에 투영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대상과 목적의 불명확함을 시각화함으로써 실제와 허상의 불분명한 경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허윤실/방현우_OASIS_2009

허윤실 ● 「Oasis」는 어린 시절 흙장난을 하듯, 친숙한 자연의 소재들을 만지는 행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가상의 세계를 창조하고 소통하는 인터렉티브 미디어 설치 작품이다. 사막에서 우연히 발견한 오아시스처럼, 참여자들이 테이블 위의 모래를 만지고 파면서 바닥이 드러나면, 그 공간은 인공 생명으로 가득찬 호수로 변모한다. 이 가상의 호수 속에서 다양한 종의 가상 생명체들이 태어나고, 자라고, 살아 움직인다. 참여자들은 자신이 창조한 작은 세상을 관찰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자신의 창조물들이 세상에 반응하는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현진_Ripplecast(물수제비던지기)_2009

이현진 ● 「물수제비던지기 2009」는 인터렉티브 미디어 작업에서 자연을 조용하게 조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마치 관객이 호숫가 앞에 서있듯이, 갤러리 벽에는 잔잔한 호수 이미지가 프로젝션 되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물수제비던지기」는 마치 우리가 손과 손목의 스냅을 이용 돌을 던지는 자세와 동작과 유사하게 위리모트(Wiiremote)를 가지고 가상의 돌을 호숫가에 던질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가상의 돌이 잔잔한 호숫가 수면 위로 던져지면, 던져진 모션의 속도와 각도 등에 따라 한 번 혹은 여러 번의 물수제비가 떠진다. 어떤 동작은 좀더 좋은 결과를 내도록 프로그램화 되어있지만, 반면 위리모트 인터렉션이 스크린과 상당한 거리에서 이루어져 있고 허공에 취해지는 동작에 의해 그러한 행위와 동작은 정확한 결과를 예측하도록 매핑되지 않는다. 「물수제비던지기」는 이를 통해 원인과 결과의 고리에서 조금은 열린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인터렉티브 미디어아트 경험에서의 자기 반영적 모드, 즉, 자신의 몸과 마음을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바라보며 그들의 유년 시절 자연과 함께한 기억과 경험을 떠올리게끔 유도하려 의도하고 있다.

최승준/최승호_Blowing a Dandelion, 민들레, 바람타고 훨훨_2009

최승준 ● 어린시절 길가에 핀 민들레씨를 불어서 날리던 놀이를 추억하며, 뉴미디어를 사용하여 그 심상을재구성해 보는 작업. 관객이 불어준 바람은 가상의 민들레씨를 날리고, 부유하던 씨앗이 떨어진 땅에는 아무리 그 땅이 척박하더라도 새로운 민들레가 피어나게 된다. 생명본연의 끈질김, 끊임없이 순환하는 생명의 영속성을 시각화하며, 우리의 삶도 그 순환하는 나선 속의 한 단락임을 인식하고 거기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돌이켜 생각해 볼 수 있는 짧은 시간을 만들고자 시도한다.

최영준/박진현_비바 아이장구 Viva i-Janggu_2009

최영준 ● i-장구는 전자장구로 개발된 i-장구를 인터페이스로 하여 사용자가 장구를 두드리며 장구의 장단을 눈으로 보여주는 신명나는 놀이터이다. 4대의 i-장구는 각기 다른 소리와 다른 그림을 만들고 사용자가 장구를 두드리면 아픔다운 패턴이 그림으로 만들어진다. i-장구는 최영준과 박진현의 전자 국악기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다. i-장구는 연주용으로 기획되고 제작되었으나 이번 전시에서 영상과 놀이로서 좀 더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시도 했다. i-장구는 지금까지 일반인들의 인식 속의 고정관념을 깨고 국악기의 형태와 IT기술의 접목을 통한 새로운 인식을 만들고자 하였으며, 이번 전시에는 새로운 국악기의 형태와 사용이 쉽고 재미있게 보여 지도록 기획되었다. 전자 장구는 치는 사람의 장단에 따라 다양한 전통 문양을 만들고 치는 강약에 따라 색상이나 크기가 나타나게 된다. 이번 전시에는 4대의 장구가 8개의 소리와 패턴을 만들게 되며 8개의 패턴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국악의 흥과 다이나믹함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준_일상의 오브제를 위한 연습곡(Etude for Everyday Objects)_2009

이준 ● 일상의 오브제들이 가지는 정체성은 기능이라는 속성을 바탕으로 구축된다. 우리는 강요된 정체성을 가진 오브제들을 사용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답답한 오브제의 해상도 사이에서 우리는 삶의 재미를 발견하기는 어렵다. 악기는 또 다른 오브제이다. 수많은 오브제 중에 몇 개로 제한된 특수한 사물들을 악기라 정해져 있는 데다가, 이들을 사용하는 방법도 정해져 있고 사용하기도 어렵다. 우리는 이렇게 어려운 악기들을 가지고 제한된 음악적 현실들을 접하며 산다. 일상의 오브제들은 악기가 될 수는 없는 것일까? 이 작업에서 테이블과 병, 붓과 행주, 그리고 핸드폰과 꾸겨진 종이 등의 일상적 오브제들은 그저 고유의 기능만을 강요당하는 닫힌 무엇이 아니라, 소리와 이미지로 승화된 새로운 사물이 된다. 관객은 일상 오브제의 변용을 통해 만들어가는 시청각적 연습곡을 즉흥적으로 연주해가면서, 주어진 현실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사물(事物) 놀이'를 하게 된다. 그것은 관객만의 시청각적 아상블라쥬(assemblage)이자 음악적 앙상블(ensemble)이다. 변용된 오브제를 가지고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경쾌하게 변주되는 사물 놀이를 하며 무료하고 지루하기만 한 일상에서 벗어나보는 것은 어떨까? ■ 한빛미디어갤러리

Vol.20091228a | Shift Signals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