冊을 그리는 작가

2009_1216 ▶ 2009_1227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_2009_1216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김근배_김은기_서유라_임수식_전영근_최은경_함명수_황선태_황용진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공휴일_12:00p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진선_GALLERY JINSUN 서울 종로구 팔판동 161번지 Tel. +82.2.723.3340 www.jinsunart.com blog.naver.com/g_jinsun

책을 소재로 작품을 창조하는 『冊을 그리는 작가』展이 종로구 팔판동 갤러리 진선(02-723-3340)에서 12월 16일 ~ 27일까지 열린다. 『冊을 그리는 작가』展은 월간 「출판저널」에서 2009년 연중기획시리즈로 소개한 책을 소재로 삼아 작품을 창조하는 작가 김근배, 김은기, 서유라, 임수식, 전영근, 최은경, 함명수, 황선태, 황용진 9명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知'의 상징인 책이 미술 속으로 들어와 더욱 흥미롭고 다채로운 빛을 내는 이번 전시는 책이 가진 '앎'의 영역을 넘어 예술의 소재로서 보여지는 또 다른 '감동'을 경험하는 전시가 될 것이다. 대중매체와 미디어 사회 속에서 책이 가지는 의미가 조금은 쇠퇴해 버린 요즘,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영감을 얻는 작가들의 작품 세계는 우리 삶에서 책이 가지는 정신적, 철학적 의미와 그 중요성을 다시금 되짚어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 한 해를 정리하고 마감하는 12월, 『冊을 그리는 작가』展에서 우리와 너무 밀접하게 존재를 맞대고 있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책'이라는 상징체의 가치와 의미를 다시 한번 공감하고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 갤러리 진선

김근배_철인28호의여정_동, 대리석_75×45×45cm_2009

김근배 ● "점점 더 책과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제 작품 가운데 책이 거의 80퍼센트 가량을 차지하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그러나 여기에 결코 심오한 철학 같은 건 없습니다. 아주 쉽고 재미난 이야기들입니다. (중략) 책이란 겉표지만 봐선 내용을 모르지요. 그래서 펼쳤을 때 제가 보여주고 싶은 거, 즉 내면세계를 입체화시켜서 책을 형상화하기 시작한 것이죠. 지금의 제 책은 내면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출판저널」7월호 15페이지)

김은기_the night before Christmas_캔버스에 유채_53×65.1cm_2008

김은기 ● 그림책『스노우맨』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면서 작가의 유화작품「스노우맨」을 잠시 감상해 보자. 아늑한 실내에 고동색 나무 옷걸이가 있다. 여기에 장갑과 목도리가 걸려있고『스노우맨』동화책이 헝겊가방 안에서 삐죽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네모진 작은 창밖으로는 눈사람을 만들고 있는 소년의 모습이 내리는 눈송이와 함께 그려져 있다. 실내에 배치된 그림은 매우 명확한 느낌으로 표현돼 있지만, 창밖 풍경은 원경으로 흐릿하게 보여줄 뿐이다. 상상의 세계와 현실세계를 작가는 이런 식으로 시각화시켰다. "「스노우맨」을 그리면서 제 자신이 마치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같았습니다. 비록 직접 책을 쓰진 못하지만 감동받은 글을 그림으로 풀어내는 일은 가능하다는걸 이 작업을 통해 알게 되었지요." (「출판저널」 11월호 16페이지)

서유라_Style book_캔버스에 유채_130×130cm_2009

서유라 ● 그녀의 그림은 팝아트의 후예처럼 익숙한 것의 의미를 거리낌없이 내보이면서 진부함 속의 낯선 충격을 경험하게 해준다. 친숙한 이미지로 채워진 책이 담겨 있는 그녀의 그림 익숙한 이미지로 아로새겨지면서 우리 곁에 다가오지만, 좀처럼 볼 기회가 없는 뒷모습을 보는 것처럼 복잡다단한 인상을 각인시킨다. "저는 대중이 잘 모르는 현학적인 이미지로 그리기보다, 잘 알려진 것을 이용해서 여러 사람들과 폭넓게 소통하고 싶어요. 대중문화의 아이콘을 차용해서 제 작품에 녹여내려고 하죠." 체할 만큼 널려 있는 세상의 일상성은 서유라와 만나면서 낯선 세계로 진입하며 인습적이지 않은 의미를 획득한다. (「출판저널」 1월호 25~26페이지)

임수식_책가도037P_잉크젯 프린트_150×270cm_2009

임수식 ● "다른 장르에 비해 사진이라는 예술이 갖는 장점이 풍부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사진은 실제로 존재했던 것을 찍은 것입니다. 예컨대, 얼마 전 전시한 「책가도」에 찍힌 책들은 모조리 진짜 책들이었습니다. 그림은 실재하지 않은 것들을 상상으로 구성할 수도 있지만, 사진은 상상력으로 이미지들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제게는 되레 사진이 지니는 독특한 재미와 매력으로 느껴집니다." (「출판저널」 10월호 42페이지)

전영근_의자Ⅲ_캔버스에 유채_116.7×91cm_2009

전영근 ● "책의 내용을 전달하려는 의도가 없다는 것과 진배없습니다. 그보다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소박함과 따스함을 담아내고 싶어서 책을 택했습니다. 책은 인간이 경험했고 치르고 있으며 앞으로 겪게 될 인생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고스란히 들어있는 축소판 같아서, 세상을 상징적으로 비추는 것 같아요. 하지만 작품 속 문자 텍스트가 지나치게 강한 의미를 띠면서 감상자들의 시선을 압도하지 않도록 주안점을 두는 편입니다. 열린 감상을 유도하는 바람을 겨냥하니까요." (「출판저널」 8월호 13~14페이지)

최은경_BOOK_clay_14×16×20cm_2009

최은경 ● "참 어린아이 같은 생각인데요. 책에서 문자를 다 없애면, 차라리 문자를 모르면, 겉치레만 엄청난 문자들만 없다면, 인간은 순수하게 살아가지 않을까요." 첫작품 「Anti Closed-Circuit」는 이러한 작가의 의지가 강렬하게 담겨있다. 펼쳐진 책의 형태에서 글자가 보여야 할 곳에 이물질 같은 것으로 덮인 듯한 형상들. 지성을 대변하는 책과 그 안에 내용이 되는 문자들 위에 이물질이 용암처럼 흘러내려 문자를 파괴했다. (「출판저널」 6월호 12페이지)

함명수_Buddha_캔버스에 유채_145.5×112cm_2009

함명수 ● "채석강 연작을 진행해 나가다보니 자연스레 책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저는 다른 것들보다는 책의 외형적 측면과 결 모양에 관심이 지대합니다. 책의 외향은 붓질이 스치고 간 흔적과 비슷하죠. 게다가 보통 책은 지식 내지 지혜를 뜻하지만, 저는 다른 시각을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책을 내용이나 의미로 익숙하게 파악하기보다 일종의 미적 이미지로 보려는 경향이 제가 끌어내려 했던 핵심입니다." (「출판저널」 12월호 24페이지)

황선태_얼어붙은 이야기_유리, 유리샌딩_20×39×26cm_2009

황선태 ● "기획전에 어떤 작품을 선보일지 고민하다가 도서관에 가지런하게 진열된 서가의 책을 보며 착상을 얻었습니다. 유럽 도서관의 특성상 독어와 영어 외에도 해독이 불가능한 낯선 언어들로 씌어진 책들이 즐비했습니다. 책의 진열상태나 여러 언어로 씌어진 활자가 주는 시각적인 인상과 더불어, 책이라는 사물에 촘촘하게 박힌 온갖 사연이 의미심장하게 내파되었습니다. 인간의 각양각색의 역사가 활자로 표현되어서 만들어진 무덤 같았죠. 가끔 졸릴 때 눈을 비비며 독서하면 흡사 병정들이 진군하는 것 같은 착시를 경험하곤 합니다. 텍스트는 매일 똑같은 길을 산책하는 것과 비슷해요. 으레 같은 길을 걷지만 매번 다른 것 을 보기 마련이니까요." (「출판저널」 3월호 42페이지)

황용진_나의 풍경 0994_캔버스에 유채_130×162cm_2009

황용진 ● "제 그림에 나타나 있는 책은 문화를 의미하고 자동차는 문명을 상징합니다. 우리와 가장 밀접한 물건들 가운데 하나죠. 책은 묘한 성향이 있어요. 발전적이고 긍정적이면서 또한 인간을 오만하게 만들기도 하죠. 책에서 헤어나지 못하면 지식의 노예가 되기 십상이고 개인적인 사고로 흐를 수 있어요. 책에서 저는 이양면성을 느낀 것입니다." 그의 작품 속 책들은 모서리를 내보이면서 가지런히 있거나 더러는 삐딱한 자세로 서있다. 서로 포개져서 그 위에 시계를 얹어두기도 한다. 더러는 자동차 키홀더와 함께 있고 펼쳐진 채로 풍경 위를 날기도 한다. 또한 만년필과 같이 등장할 때도 있으며 찻잔이 책 위에 둥실 떠있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다「나의 풍경」즉 작가의 풍경인 것이다. (「출판저널」9월호 19페이지)

Vol.20091215i | 冊을 그리는 작가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