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

이종명展 / RHEECHONGMYEONG / 李鐘明 / furniture design   2009_1209 ▶ 2009_1222

이종명_거울_혼합재료_120×80cm_2009

초대일시_2009_1209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더 케이 GALLERY THE K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6호 Tel. +82.2.764.1389 www.gallerythek.com blog.naver.com/gallery_k

요란스럽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2009년 12월의 크리스마스에, 가구 디자이너 이종명이 특별한 선물과 함께 찾아온다. 이종명의 가구는 회화적인 가구라기보다 실용적인 회화 작품에 가깝다. 하지만 그에게 디자이너라는 직업군은 늘 순수 미술에 교집합 될 수 없는 대외적 한계를 지어주고 만다. '형형의 색과 동화적 그림이 그려진 가구'라는 대표적 특징으로 그의 작품을 단정 짓기에는 그의 그림이 주는 감동은 무궁무진하다. 시선을 빼앗는 화려함에 마음을 주기 시작해 이제는 소박함을 알아버린 골수팬이 많은 것도 그런 탓이다. 단순한 동화적 내러티브가 아닌 초현실주의적 감각의 세계마저 엿보이는 그의 회화는 상황의 모호함을 떠나, 재료의 사용에서도 그 정형성을 부정한다. 먹을 들인 한지에 녹물이 베어난 조명등은 먹색과 적색, 그리고 숭숭난 구멍사이로 수줍은 빛을 낸다. 꽃을 물고 가는 분홍의 강아지는 물고기와 하늘 날기에 동행한다. 이렇듯, 그의 상상력이 주는 무한성은 끝없는 도전의 원천이기도 하다. 일상과 잡음에 쫓기는 팔자를 억지로 감사한다는 그에게 사실, 일상과 잡음의 대부분은 자신의 내부를 향한 것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디자이너로서 보다는 순수 미술인으로서 자신의 궁극에 달하고자 하는 그의 욕구와 자유본능이 그를 더욱 외롭거나 동시에 열심이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종명_TV장, 스탠딩 조명_거울, 혼합재료_50×120×50cm, 180×25×25cm_2009
이종명_스탠딩 조명, 거울_혼합재료_100×60cm_2009
이종명_스탠딩 조명_부분
이종명_비즈발 조명_200×150×150cm, 가변설치_2009

그런 그가 그간의 작업들을 들고 우리 곁에 찾아온다.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여 가구와 소품 그리고 회화작과 함께 열리는 이번전시는 조금 더 자유분방해 졌지만 오히려 더 우아해진 자태로 공기사이의 공간까지도 어우르며 가구이상의 기능을 뽐낸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고민하는 관람자들을 위해 그동안 보지 못했던 다양한 작품과 소품을 준비한 한편, 물리적 공간이 주는 기쁨 또한 선물한다. "눈이 부시게 밝은 빛보다는 은은한 불빛이 주는 편안함이 좋고, 투박해 둔해 보이지만 배신하지 않을 것 같은 그 믿음이 좋고, 너무 세련되어 주눅 들게 만드는 것 보다는 촌스러움이 주는 친근함이 더 좋다"고 말하는 작가는 스스로 엉성함을 추구하는 엉성한 작가라고 명명한다. 그러나 오늘도 자신의 빈구석을 채우기 위한 끊임없는 못질과 붓질은 계속 되고 있다. 앞으로 도전하고 고쳐나가야 할 것들 앞에 달콤한 유혹을 느낀다는 그가 기약하는 미래에 응원을 실어 보내는 바이다. 동시에 이번전시를 통해 그가 선물하는 공간이 어느 해 보다 따뜻한 성탄절을 보낼 특별한 공간이 되길 바래본다. ■ 고경

Vol.20091212a | 이종명展 / RHEECHONGMYEONG / 李鐘明 / furniture desig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