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MAS_잠재성

2009_1210 ▶2009_1231 / 일요일 휴관

초대일시_2009_1210_목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다영_도병규_이재욱_이흠_피터앤튼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어반아트_UrbanArt 서울 강남구 신사동 545-11 어반빌딩 Tel. +82.2.511.2931 www.urbanart4u.com

현대 사회에서 일 년 중 가장 기다려지고 설레는 기념일 중의 하나는 아마도 '크리스마스'일 것이다. 반짝이는 불빛과 트리, 거리에 흐르는 캐롤, 하얀 눈, 산타와 루돌프, 어린아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전해주는 이 날은 더 이상 특정 종교에서 이야기되는 '탄신일'로만 여겨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마음으로 즐기는 기념일인 것이다. ● 흔히 크리스마스를 언급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케이크, 초콜릿과 사탕, 선물박스, 인형, 그리고 트리 등은 이 기념일을 대표하는 산물로서 이번 'CH-R-I-ST-MAS' 전시의 작품들에 주요 소재로 사용되어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본 전시의 타이틀인 'CH-R-I-ST-MAS'라는 Channel, Remind, Irony, Story, Mask, 이 다섯 가지 언어의 분열된 조합 속에 잠재되어 있는 또 다른 의미를 대변한다.

김다영_동쪽나라로의 초대_혼합재료_50×30×30cm_2008

'CH'는 'Channel' 즉, 새로운 연결 통로 또는 주파수를 뜻하는 데 백열전구 모양의 대형 유리 구 안에 동화 속 캐릭터나 우리와 친근한 인물들을 키치적 요소로 작가가 창조한 배경 속에 넣은 여러 가지 전구 오브제를 이용하여 단절된 세상과의 소통을 갈구하는 김다영의 설치작업은 마치 갇혀있는 공간인 유리 안 세계가 열려 있는 외부 공간의 우리에게 새로운 소통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하다.

도병규_River_혼합재료_145×95cm_2009

'Remind', 회상은 도병규의 어린 시절 잠재되었던 의식과 욕망에 대한 기억과 재해석을 의미한다. 놀이문화 속 대량생산의 대표적 산물이자 작품 속 주인공인 고무인형들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표정과 몸짓으로 우리를 마주보지만, 일률적으로 동일하게 지니고 있는 무표정한 웃음 뒤에 숨겨져 있는 욕망과 기억의 편린, 그리고 정체성에 대한 혼란 등을 내재하는 '페티시'적 산물이다. 화면의 구성에서 보여지는 또 하나의 중심적 매개체는 끈끈한 점성의 투명한 액체인데 이것은 이러한 인형들의 자연스러운 연출과 관계를 저해하면서도 그들을 하나의 통합체로 묶어 재형성된 공동체를 만들고 본질과 내면에 존재하는 이중적 세계를 감추어 주는 역할을 한다.

이재욱_Beautiful_C 프린트_80×150cm_2009

작가 이재욱은 'Beautiful'시리즈의 사진작업들로 'Irony'의 상징성을 보여준다. 그는 사진이라는 매개체를 가지고 아름다움(Beauty)의 정의에 대한 자신만의 기호를 구축해 왔으며,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에 대한 의미를 깨고, 그 안에 감춰져 있는 내부 요소를 인위적으로 조합하여 시각적 진실과 인위적 역설과의 모호한 관계에서 재현하고 재구성된 변형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도시라는 장소를 배경으로 나날이 발전하고 아름다워지는 현대 사회의 이면에 여전히 산재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동시에 한 화면 안에서 '아이러니하게', 그러나 진정 '아름답게'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흠_Show-window story_캔버스에 유채_162×259cm_2008

이 흠의 회화 작업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종류의 다양한 형태와 색감의 달콤한 케이크들은 저마다 앞으로 전개하여 나갈 이야기 즉, 'Story'를 담고 있다. 작품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쇼 윈도우에 진열된 케이크들은 단순히 먹을거리의 한 종류로서가 아니라 인간간의 관계, 추억, 감정, 사건과 기회, 이 모든 장면들을 이끌어 나갈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매개체인 것이다. 마치 사진을 찍은 듯한 효과의 리얼리즘 회화작업으로 표현한 케이크들은 또한 이를 바라보고 있는 타자의 내면적 욕망을 암시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피터앤튼_Color bars_조각, 혼합재료_53.3×20.3×7.6cm×5_2009

'Mask'는 일차적 의미로는 '가면'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는 위장을 하거나 얼굴을 숨기기 위한 도구이다. 피터 앤튼의 초콜릿 조각들은 말하자면 그럴듯하게 실제보다 더욱 실물 같은 모습으로 위장을 하고 있다. 선물박스 안 형형색색의 거대한 초콜릿들은 한 입 베어 물어지거나 이미 누군가 먹어버린 채 빈 자리만을 남겨놓고,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함과 동시에 내재된 인간의 욕망을 표출해낸다. 겉으로는 먹고 싶고 갖고 싶은 시각적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존재이지만 그 이면에는 순간의 기쁨을 영원토록 간직하려는 현대인들의 소비성과 허상에 대한 진실을 투영한 채 마치 실제와 같은 모습으로 위장하고 우리를 유혹한다. ● 이들 5인 작가들의 작업은 시각적으로는 일차원적 의미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친근한 소재와 단순하게 보이는 화면 속에 잠재된 이중적 의미는 현대 물질주의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과연 진정한 'Christmas'의 의미는 무엇인지 되묻는다. 각기 다른 독특한 개성과 표현 방식으로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찾아가고 있는 다섯 작가들의 회화, 조각, 사진, 설치 등 다채로운 작품들로 선보일 'Ch-R-I-ST-MAS_ 잠재성'전이 2009년의 마지막을 더욱 뜻 깊게 장식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 어반아트

Vol.20091206e | CH-R-I-ST-MAS_잠재성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