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1203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30pm / 토요일_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카이스 갤러리_CAIS GALLERY 서울 강남구 청담동 99-5번지 제2전시관 Tel. +82.2.511.0668 www.caisgallery.com
"선(線)"이 만드는 생명(生命) ● 사람들이 나의 작품을 보면 뭐로 그렸나, 금박(金箔)은 어떻게 연마(硏磨) 를 했나 등 그 기법에 먼저 흥미를 갖고 끌리게 되는 것 같다. 나의 기법은 별로 새로운 기법은 아니다. 르네상스 이전, 유럽 각지의 교회에 장식용으로 왕성하게 제작되었던 제단화(祭壇画)의 기법과 거의 같은 것으로 보면 된다. 나는 "금(金)을 바른 템페라화"라고 부른다. 작업 프로세스는 먼저 판자에 박리(剥離)방지를 위해서 삼베를 바르고 그 위에 석고를 10층정도 바른다. 석고면을 평평하게 한 뒤 그것을 바탕 화면으로 해서 금박(金箔)을 붙여 그림 물감을 발라 완성시킨다. 이 바탕은 평활(平滑)한데다가 흡수성(吸水性)이 풍부하다. 게다가 두께와 경도(硬度)가 있어 큰 부분을 두텁게 칠해서 입체감을 내는 것과 금박을 거울면과 같이 닦는 일도 가능하듯이 색채적인 표현이 가능하다. 이렇게 새로운 기법은 아니지만 나의 작품은 이런 낡은 기법을 POP으로 그래피칼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신선하게 비치는 듯 싶다.
나도 처음부터 이 화법으로 제작했던 것은 아니다. 캔버스에 유화구나 아크릴 그림 도구로 그리고 있었다. 그러나 차츰 자유스러운 화면 구성과 미디어를 한정하지 않는 표현을 추구하던 중에 이 "금을 바른 템페라화"와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생각해 보면 내가 이러한 방법으로 제작하기에 이른 것은, 테크닉의 연구와 배양된 감각에 이끌린 필연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15세가 되었을 무렵 처음으로 유화를 그렸는데, 그 당시 보았던 서양고전회화의 사실력에 압도되어 동경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로부터 묘사력을 갖추기 위해, 확실한 형태를 이해하는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 본보기를 삼았던 것이 18세기 프랑스의 고전파 화가 앙그르 (Jean Auguste Dominique Ingres) 였다. 이 앙그르의 작품을 배워 나가는 중에 그가 만드는 형태가 단순한 사생이 아닌 것을 깨닫게 되었다. 누드를 그리더라도 결코 모사하는 것이 아니라 화가의 감성이나 의지에 따른 형태로 변환시키는 것이었다. 거기서 부터 모티프의 윤곽선에 대해서 흥미를 갖게 되어 여러가지 "선"을 공부하게 되었다. 앙그르로 부터 시작해서 이집트 미술, 에에게 미술, 알카이크 미술, 고대 그리스 미술, 에트르스크 미술, 로마네스크 미술, 고딕 미술, 거기에 선사미술의 소박한 형태. 이 중에서 선사미술이나 로마네스크의 "선"은 나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가까이 있는 일본미술과 조선미술이나 중국미술 등등... 나의 관심을 끄는 "선"을 닥치는 대로 배웠다.
각지역, 각시대에는 각기 특유의 "선"이 있어 흥미롭다. 그 중에서도 일본미술의 "선"은 친밀했기 때문에 영향도 컸다. 일본인은 형태나 색의 섬세한 감각을 키워 왔다. 그러나 동시에 대담한 미술도 확실하게 계승해 왔다. 그러했던 류파 중에 림파(琳派)、우키요에(浮世絵)、만화(漫画) 라고 하는 예술의 "선"에 적잖이 영향을 받았다. 특히 소년 시대에 읽은 만화는, 최근까지 서브컬쳐로 밖에는 인식되어 오지 않았지만, 나는 그 것의 직선성, 단순명쾌성, 기호화 된 이미지의 강력한 힘이 좋았다. 이렇게 해서 나는 "선"과 "형태"에 얽매여, 보다 소박하고 단순함을 추구해 왔다. 그러나 일본에는 선(禪)이나 다도(茶道)의 영향인지, 조용한 정취, 애매모호(曖昧模糊)함, "맛"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나도 일본인 인지라 그러한 감각이 내 몸 안에 배어 있다. 이런한 상황에서 "드라이와 웨트","명쾌 (明快)와 애매(曖昧)", 대립하는 표현의 사이에서 자신의 "형태"를 모색해 왔다. 그리해서 지금의 나는 "드라이","단순명쾌", "강함"을 골라냈다."맛"보다 흔들림이 없는 구축미(構築美)를 추구했던 것이다. 어려운 도전이지만 거기서 부터야 말로 새로운 아트가 태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있다.
나에게 있어 회화(絵画)라는 것은 이미지화 한 것을 구현화 하는 행위로 현대의 물건, 사람, 사상 등을 구성, 재편성해서 표현하는 "최고의 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놀이"의 도구는 결핍되는 일이 없다. 세상에는 흘러 넘칠 정도의 물건이 존재하고 있다. 모두가 존재의 의미를 지니고 있고, 또 의미를 가지고 만들어져 왔다. 나는 그중에서 하나를 뽑아 본래와는 다른 의미를 부여해서 제시하고자 하고 있다. 작품의 상당수는 내 주위의 사람이나 물건이나 풍경이나 사건이지만 나의 이미지로 "형태"도 "색"도 바뀌어 새로운 생명이 불어 넣어지게 된다. 나의 소원은 이것들이 새로운 생명을 가져 사람들에게 그 의미를 전했으면 하는 것이다. ■ 사토시 카나이 金井訓志
Vol.20091203b | 사토시 카나이展 / Satoshi Kanai / 金井訓志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