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1128_토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스페이스 함_space HaaM 서울 서초구 서초동 1537-2번지 렉서스빌딩 3층 Tel. +82.2.3475.9126 www.lexusprime.com
서화숙, 김영미의 IN/OUT展은 타자 혹은 자신에게 이름 할 수 없는 내면의 소통을 몸이라는 매개로 또 몸의 기억으로써 '흔적'에 관한 이야기이다. 내면과 표피, 정신과 육체라는 상반된 이 두 본질들은 마치 방향을 달리한 직선처럼 내달린다. 이렇듯 맞닿을 수 없을 것 같은 두 본질의 양극성은 좀 더 직접적인 실체의 출현을 위한 매개로써 상응한다.
소통_그 사이의 참담함 ● 서화숙은 2007년, 두 번째 개인전 「Body Language」에 이어 소통에 관한 최근 작업들을 이번 전시에서 보여준다. 사진작업 '무언극 시리즈' 「Dumb Show」, 「One Man Show」, 「Smile」과 영상작업 「Touch」는 그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이 소통을 타자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영영 다가갈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의 내면 속에 존재하는 날것을 내어 보이려는 욕망과 그 욕망에 대한 인식은 서로를 감시하며 자신 안에 갇혀있다. 자신에게 마저 절대적 타자가 되어 버릴 수밖에 없는 이 모순은 마치 내면과 육체라는 이분법적인 상황처럼 서로에게 맞닿을 수 없게 된다. 작가 서화숙은 이 날것에 대한 욕망을 익명성이라는 장치를 통해 몸으로 배출한다. ● 무언극 시리즈 「Dumb Show」의 인물들은 허옇게 회칠한 얼굴을 각자의 손에 들려진 유리판에 짓이기듯 기괴한 표정을 짓는다. 사진 속 인물들은 주체할 수 없는 극단의 감정을 신체를 통하여 표출한다. 인물들의 벌거벗은 맨몸과 정면성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손에 들려진 유리판은 회칠한 얼굴과 함께 익명성을 보장하게 된다. 우리는 그 익명성이라는 장막이 내려져야 내면의 생생한 날것을 내어 보일 자유를 얻는 것이다. 2m길이의 작품「One Man Show」에서는 마치 여러 명이 한 사람이 듯 각자의 show에만 몰두 한다. 그들 간에는 '사이'가 존재한다. '사이'는 참담하게도 그들 하나하나의 몸짓을 고립시킨다. ● 영상작업 「Touch」 또한 맞닿을 수 없는 존재와 존재의 '사이'에 대한 이야기다. 화면의 중앙을 좌우로 양분된 간극과 좌우에서 출현한 두 인물들은 서로를 응시하며 신체를 접촉시키려한다. 하나이지만 둘일 수밖에 없고, 둘이지만 하나로 존재하는 '그 실체와 실체의 간극은 영원이 맞닿을 수 없는 것인가'에 대한 여운이 길게 남겨진다.
흔적_시간을 기억하다 ● IN/OUT전에 발표되는 김영미의 작품「뱀의 허물」, 「벗어 놓은 옷」, 「번데기의 빈 껍질」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점은 일련의 껍데기, 허물 그리고 허울이다. 작가의 말처럼 모든 살아있는 생명들은 흔적을 남기게 된다. 신체의 쇠진함이기도 한 허물은 성장기간 동안 보호막 역할을 하게 된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움직임과 그들의 역사가 지층처럼 고스란히 남겨진 이 껍데기와 허물은 몸의 주인이 남겨놓은 시간의 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 ● 작품「뱀의 허물」은 김영미가 우연히 찾은 동물원에서의 경험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이 「뱀의 허물」은 허물시리즈의 시작점이 된다. 피복을 벗겨낸 전선을 손 뜨게 하듯 섬세하게 길게 짜내려간 뱀의 허물 형상은 실같이 가는 전선들의 엮음으로 살덩어리의 비루함을 조롱이라도 하듯 그 존재가 고독해만 보인다. 천장에 늘어뜨려 설치된 뱀의 긴 허물들은 곧 하늘로 떠오를 듯 영혼의 무게만큼 명료하다. 남겨진 이 허물이 주인의 행방보다 더 큰 실체로 다가오는 것은 우리 앞에 또 다른 존재로 인식되기 때문일 것이다. ● 작품「벗어 놓은 옷」은 작가자신의 개입으로 인해 더욱 구체적으로 표현된다. 작가가 실내 마루바닥에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양말이며, 속옷, 셔츠 등을 놓여 진 모양 그대로 실리콘으로 떠낸 이 작업은 작가의 개인적 장면scene을 흔적으로 남긴다. 작가는 이 벗어놓은 옷가지들이 자신의 허물과 같다고 한다. 우리의 몸을 감싸고 있던 옷들은 다시 그 몸과 분리된다. 우리 몸과 분리된 옷은 마치 하루를 마감하고 다음날 아침 생생하게 비쳐주는 햇살처럼 깨끗이 세탁되어 다시금 새로워진다. 그 새로워진 옷과 벗어놓은 그것 사이에는 사뭇 다른 시간의 간극이 존재한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벗어놓은 옷가지들의 그 순간과 작가의 하루 동안의 시간을 고정시킨다. 표면에서 옷의 주인인 작가의 살비듬과 온기가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 이 오브제 들은 영혼의 집처럼 남겨져 영원히 부유 할 것만 같아 보인다. ● 몸의 주인이 떠난 남겨진 허물들. 작가 김영미에게 허물은 살갗에 붙어 절대 떨쳐낼 수 없을 것 같지만, 몸을 기억 하던 그 표피는 언젠가는 걷어버려야 하는 존재이다. 이제 우리는 그녀의 작업에서처럼 허물을 벗어던지고 다시 새로워질 김영미를 기대해본다. ■ 이경림
Vol.20091129i | IN/OUT-김영미_서화숙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