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1127_금요일_06:00pm
참여작가 김지훈_김혜선_김호빈_정안용_정고은 박수민-이미지_이계은_이종담_양지아
관람시간 / 10:00am~07:00pm
부산대 효원 굿플러스 아트센터 부산시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효원 굿플러스 6층 Tel. +82.51.510.7323
2020년 11월 뉴욕 MOMA의 데이터베이스에서 데미안허스트와 위에민준을 비롯한 1500여 점의 디지털 판화 원화를 해킹당했다. 당시 데미안허스트의 신작이었던 10만 달러 상당의 판화 50여 점을 포함한 총 피해액은 10억 달러에 육박했다. 2021년 3월 프랑스 내 판화 제작소에서 이를 20만 점 대량 인쇄해 헐값에 팔아치웠다. 같은 해 7월 이 작품은 크리스티 경매에 올라와 경매 직후 위작임이 증명되었다. 2022년 4월 MOMA에서 유출된 유명한 원화를 저렴한 가격에 누구나 사들일 수 있게 되었고 이미 포화하여 버린 미술시장에서 신진작가는 더는 찾아볼 수 없었다. 기존 유명세가 낮은 작가들의 작업은 유통되지 않았고 MOMA사건 이후 평단에 있던 유명 작가들은 되레 더 많은 에디션을 찍어내 헐값으로 유통했다. 2023년 7월 한 철학자로부터 집필된 '현대미술의 최후'가 비평계를 휩쓸었다. 2024년 8월 영국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네오-르네상스'라는 강경집단에 의해 퐁비두센터는 화염에 휩싸였다. 그들은 과거로의 회귀를 원하는 행동주의 기성작가들의 집단이었으며 전소한 퐁비두센터로 인한 국가적 손실은 3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CNN을 보고했다. 같은 해 10월 이 집단에 의해 데미안 허스트가 총격으로 사망하였다. 2025년 5월 '네오-르네상스'로 인해 미술관 12곳, 사설 화랑 25곳이 전소하였고, 12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같은 해 7월 한국에서는 영국 유학파를 중심으로 한 강경집단에 의해 리움과 SEMA가 전소하였다. 2026년 3월 '네오-르네상스'의 세계적 규모는 2천만 명에 달한다고 뉴욕 타임즈는 보고하였다. 2028년 2월 미 국회는 '네오-르네상스'집단을 거론하며 현대미술의 도덕적 책임에 대한 간과로 이들을 모두 추방할 것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이로 말미암아 모든 미술관은 모두 박물관으로 교체되었다. 2029년 3월 UN에서 세계적 평화와 안녕을 위해 현대 미술작가의 신설직업을 권고하였다. 같은 해 6월 한국 국회에서는 개인의 작품판매를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중범죄로 지정하였다. 2030년 설 자리를 잃은 각국의 예술가들은 멕시코 북부지역으로 이동해 단결하였으며, 멕시코 정부에서는 여러 차례 이곳을 강제 해산하려 했으나 번번이 실패했고, 결국 이 구역을 격리시켜 모든 미술품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했다. 그리고 이곳을 'District Art'라 칭하였다. 같은 해 12월 현대 미술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영화 '디스트릭트 9'은 실제 있었던 남아프리카 공화국 내에 있었던 인종차별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이다. 남아공에서 소수 백인이 케이프타운을 만든 디스트릭스 6구역에 명칭을 인용해 흑인과 백인의 대립을 인간과 외계인의 대립이라는 알레고리로 재해석 한 것이다. 그래서 영화의 모든 마케팅을 곳곳이 붙어있었던 흑인 출입 금지라는 표구를 이용해 지하철이나 극장에 외계인 출입금지의 픽토그램을 이용해 마케팅 했었다.
'디스트릭트 아트' 전시는 이 모티브를 인용해 기획되었다. 예술이 사라져버린 다소 극단적인 전시의 배경이 되는 위 의 짧은 시나리오는 영화처럼 현실 가능성이 희박한 허구적 이야기이다. 그러나 비평계에 권위 있는 미술 종말론이 현실시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의 시대는 분명 왔다. 프랑스 철학가 쟝 보드리야르의 글을 보면 모든 가치가 소멸되어 '모든 것이 예술이기에 더 이상 예술이 아니게 된다. '를 이야기했다. 기성품을 미술관으로 들인 마르셀 뒤샹의 샘처럼, 무엇이든 미술이 될 수 있기에 예술은 없어지고 모든 것은 또한 그렇기에 예술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서 단토는 앤디워홀의 브릴로 박스를 보며 '더 이상 무엇이 예술이고 무엇이 예술이 아닌지 알 수 없는 세계가 와버렸다.'라고 했다. 뒤샹에서 나아가 워홀은 도리어 예술품을 기성품처럼 제작해 버린 것이다.
이전의 역사를 지우면서 존재를 확인했던 모더니즘 작가들은 자신 이전이 예술 사조를 죽임으로서 미래의 미술을 말려버리는 계기를 마련하고 말았다. 오스트리아의 저명한 큐레이터 플라잉 슈타이닝거는 2006년 이후 맞이한 미술계 대 호황에 관해 예술이 값비싼 장식품으로 전락해 버렸다고 이야기했다. 역사는 사라졌고 작품은 가격에 의해 작품의 유명세가 결정 되었으며 이들 뒤에는 이를 조작하는 거대한 거부들의 검은 손이 움직였다. 예술은 다시 본질의 의미를 헤매기 시작했다. ● 그 곳에서 그 존재 가능성도 모른 채 예술을 해야 하는 예술가들의 시대. 그 누구에게도 아직 답은 없고, 지금의 예술이 어떻게 변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안개의 시대다.
이 전시는 이런 시기에서 젊은 날을 미술대학에서 보내온 '청년 작가'들의 작은 보고서다. 가상의 '디스트릭트 아트'내에 존재한 최후의 현대 미술품에 대한 마지막 전시이다. 여기서 화이트큐브라는 우리 속에 갇혀버린 '작가'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한 번 고찰해 본다. ■
Vol.20091128h | District Art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