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7:00pm / 일,월요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미테_ART SPACE MITE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예술시장 308-21번지 B1 Tel. 070.7782.3900 cafe.naver.com/spacemite
부자연스러운 죽음의 사체(死體)에는 각각의 사연이 있고, 그 사연에는 불가해한 신념과 욕망이 자리잡고 있다. 그들의 죽음이 어떤 인과관계에서 만들어진 것인지에 대한 물음은 유보하고, 사건이 포착된 어떤 시점의 이미지에 관심을 갖는다. 그 장면이 관심을 끄는 데에는 사건의 내용적인 면과 함께, 이미지 자체가 갖는 어떤 기묘함에 기반한다.
전쟁이나 살해 등 인간에 의해 재생산되는 폭력의 결과라는 비판적 시선을 보류하면, 스크랩하고 들여다보는 사진 속 사체(死體)는 나를 대신하거나, 나보다 먼저 물리적 고통을 흡수한 덩어리이고, 가해자의 모습은 나의 폭력성을 대신 행한 하나의 행위 주체로 대리된다.
사진 속 대상이 처했던 상처와 고통의 원인이 제거되고, 이해 당사자들의 관계를 재구성하면, 살아있음/죽어있음, 사실/거짓, 피해자/가해자, 정상/비정상은 의외로 간단히 본래의 목소리를 잃고 가벼운 판타지 같은 장면이 만들어진다.
사실에 내포된 사회, 정치적 내용이 무엇이었든, 순간적으로 포착된 그들의 표정과 몸짓, 공간의 긴장감을 단순히 작업의 재료로 소비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눈길을 끄는 관광사진을 들여다보는 희열이나 관심과 일면 차이가 없다. 따라서 대상은 그들의 개성이나 삶의 내용을 드러낼 필요가 없다.
분열된 시각은 그들에게 험악한 죽음을 가져 온, 이성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시스템에의 울분과, 그럼에도 그 희생된 사체 자체의 양태에 대해 느끼는 설명하기 힘든 시각적 호기심과 쾌락에 대한 개인의 취향 사이에 있다. 이 둘은 서로 꼬리를 물고 제자리를 돈다.
이러한 분열로 진행되는 그림 속 조합은 하나의 모순된 위령제이고, 눈 감은 고발이고, 소심한 앙갚음이다. ■ 수리
Vol.20091128d | 수리展 / SURI / drawing.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