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1:00pm~08:00pm / 월요일 휴관
아트갤러리 U_ART GALLERY U 부산시 수영구 남천동 558-19번지 3층 Tel. +82.51.623.1584 www.U-1KOREA.com
오늘날, 나날이 비대해져가는 사회 구조와 체제 속에서 우리가 지녀야할 삶의 참된 의식[意識]은 과연 무엇인가? 자본의 축적과 인간의 욕망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신자유주의적 세계관은 우리의 의식을 집요하게 뒤흔들며 세상에 대한 근거 없는 낙관론[樂觀論]을 퍼뜨린다. 이를 통해 안일한 환상에 마취되어버린 우리는 매스미디어가 제공하는 무분별한 정보를 의식의 척도로 간주하며 권력에 대한 의심과 경계를 손쉽게 풀어버리게 되고, 이틈을 이용해 권력의 우위에 선 자들은 다양한 억압과 마취거리를 끈임 없이 생산해 내어 우리의 의식을 잠식한다. ● 예술 역시 예외가 아니다. 예술에 있어서도 그동안 수많은 진실의 고찰과 해방의 선언들이 있어왔지만 더 이상 새로운 가치를 생산하지 못하고, 대중의 동원과 시장의 형성에만 목을 매는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특히 소비문화가 절실히 반영된 팝아트(Pop Art)가 50여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그 정신을 상실한 채, 한국의 미술시장에 얼마나 자연스레 스며들었는지 는 깊이 생각해볼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나는 이렇게 교착상태에 머문 공허한 예술의 한 모퉁이에서 권력에 의한 사회의 현실과 모순 현상을 작품으로 표현한다. 스스로를 자학하는 괴리와 함께 시작된 이 작업은 권력을 통해 나타나는 현실의 쓰라린 상황과 아픔을 대중화된 이미지와 결합시켜 표현하여 역설적인 아이러니(irony)를 연출함으로써, 예술이 사회와 밀접한 관계에서 서로 소통하고자하는 대안의 하나로써 '실재하는 패러독스(Paradox)'를 만들어 낸다. 이렇게 재생된 패러독스는 엘리트주의(Elitism)를 통해 만들어진 제도권 속에서, 그저 남보다 앞서 지독한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만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위험한 의식 상태가 담겨 있다. 이는 마치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폭격이 불꽃놀이인 것 마냥 즐겁게 구경하는 이스라엘 젊은이들의 의식처럼, 막강한 권력의 세뇌에 의한 편향된 시각을 통해 스스로의 자각을 망각하고 놀아나는 꼭두각시와 다름없는 처지가 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사회의 시스템 속에서 가야할 길을 잃고 방황하는 우리들은, 체제가 마련한 굴레에서 고통을 벗 삼아 열심히 그들의 바퀴를 굴려주는 대역을 해나갈 수밖에 없다. ● 그렇다면, 우리에게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없는가? 나는 무엇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우리는 수많은 논의를 통해 일상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며 살아간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의 삶이 여러 계층에 섞여 분열하고 고통과 불안에 휩싸이는 것은, 그 공포를 조장하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하여 너무 안이한 의식으로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우리 개개인 모두가 세상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비판적인 의식을 함유하여 고통의 원인을 차근차근 소멸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나는 나의 작품을 통해 통념적으로 이해할 수 없지만 너무나도 당연하게 자행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순 현상을 내가 지닌 비판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흔들어 놓음으로써, 실재하는 패러독스가 더 이상 허상이 아닌 우리 사회가 심도 있게 생각해보아야할 과제로 인식되길 간절히 희망한다. 가엾을 정도로 진실을 모르는 이들과 애처로운 현실에 대해 조금은 희망과 분노를 지니고 있는 불특정 다수의 무리들 속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나아가고 있음을 느낄 때 스스로의 의식이 무너져가고 있음을 자각하고, 비판적인 시각을 전제로 한 고찰과 행위를 통해, 오랫동안 반복되던 권력과 억압의 사슬을 이제는 끊어 버릴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 정도윤
정도윤의 세 번째 개인전 『REAL PARADOX』는 티셔츠나 담벼락에 그려져 있을 듯한 페인팅 작업과, 디지털사진 작업, 혼합재료-Mixed Media-설치 등의 작업들을 통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모순에 대하여 발언하고 작가가 가진 문제의식을 형상화하고 있다. 전시 제목에 드러나 있듯이 작가는, 사회와 예술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모순된 현상들로 인하여 작금의 현실에서 실재하는 거대한 패러독스가 형성되고 있음을 역설하고 있으며, 패러디의 형식을 통해 '패러독스'의 덫에 갇힌 현실을 풍자하고 비판한다. 심지어는 인간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기까지 하며 숨 가쁘게 인간들을 몰아가고 있는, 거대한 세계의 시스템으로부터 개인의 존엄성을 지키고 나아가 '아이러니(irony)'로 점철된 논리가 지배하는 암울한 세상에서 인간이 구원받을 길은 각자의 자각에서 비롯되어야 하기에, 순응과 안일함보다 비판과 집요함을 갖출 것을 작가는 요구하며 비판적인 시각과 문제의식을 이 번 전시 『REAL PARADOX』를 통하여 공유하고자 한다. 우리가 처한 현실에 대한 고민과 더 나은 세계를 꿈꾸는 열망을 간직한 사람들, 그 외 우리 사회의 구성원 모두에게, 삶의 '주체'로서의 개인들이 모여 세상을 바꾸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단초를 발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전시가 되었으면 한다. ■ 이기락
Vol.20091127j | 정도윤展 / JUNGDOYUN / 鄭渡潤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