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ial Starlight-유기체적 공장

이원철展 / LEEWONCHUL / 李源喆 / photography   2009_1117 ▶ 2009_1130

이원철_Industrial Starlight_#001_대산, 충청북도_C 프린트_120×120cm_2008

초대일시_2009_1118_수요일_06:00pm

2009 서울시립미술관 SeMA신진작가지원프로그램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공휴일_12:00pm~07:00pm

갤러리 진선_GALLERY JINSUN 서울 종로구 팔판동 161번지 Tel. +82.2.723.3340 www.jinsunart.com blog.naver.com/g_jinsun

Industrial Starlight : '유기체적 공장' ● 이원철의 「Industrial Starlight」는 공장을 주요 대상으로 해가 진후부터 일출 전까지의 풍경을 컬러로 표현한 것으로 2007년에서2009년에 걸쳐 진행되었다. 이 작업은 사실상 작가가 그간 해온 「The Starlight」시리즈의 새로운 전개라 할 수 있는데 작가는 'Starlight'를 인간이 만들어 낸 수많은 인공광과 천공광(skylight)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지구라는 별만이 가진 독특한 빛으로 정의한다.

이원철_Industrial Starlight_#003_구미, 경상북도_C 프린트_120×120cm_2007

이번 작업에서 Starlight 아래 보여진 공장은 딱딱하고 거대한 산업 구조물이라기 보다는 다소 온화하고 감각적인 새로운 형태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것은 일차적으로는 작가가 공장을 거대한 기계로서의 면모가 아닌 유기적으로 구성되고 조직된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유래한다.

이원철_Industrial Starlight_#026_구미, 경상북도_C 프린트_120×120cm_2008

작가 특유의 정방형 포맷에 대한 선호와 공장 및 그것과 연계된 일련의 건물들이 빛으로 채워지는, 수 분에서 수 십분 동안의 노출을 주는 촬영 과정을 통한 시간의 축적은 대상을 새로운 차원의 오브제로 변모되게 한다. 확장된 시간 속에서 대상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작가는 장소와 시간의 경과에 걸친 숙고를 드러낸다. 이렇게 촬영된 결과물은 기계적 구조물로서의 공장이 아닌 인간의 온기와 체취가 묻어 나오는 '유기체적 공장'의 모습을 보여 준다.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드는데 기여하며 도시인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산업현장인 공장의 이미지들을 보여주는 이 작업은 산업 현장의 기록이라는 의미뿐만 아니라 유기체와 같은 공장의 생명력을 보여주고 감성적인 요소까지도 포괄하며 심미적인 가치를 내포한다. 그리하여 이 작업에서 우리는 우주 아래 하나의 별인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의 삶의 전제 조건들에 대해 사유하게 한다.

이원철_Industrial Starlight_#030_여수, 전라남도_C 프린트_90×90cm_2008

풍경의 범상치 않은 양태에 대한 숙고와 풍경 사진에 관한 새로운 층위를 구성하며 공장을 다룬 이 이미지들은 매우 강렬하고 아름답다. 사진의 구성에 있어 공간의 감각은 원근법적 시각이 어떤 역할을 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대부분의 이미지들은 다소 워커 에반스(Walker Evans)의 시선이 느껴지는 평면적인 양태로 촉각적이고 부드러운 색면이 부각되게 감각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풍경은 별개의 세부를 보여주는 식이나 정물 사진의 범주라 볼 수 없고 비록 그것이 공장과 관련된 이미지를 보여주지만 이 이미지들은 사실상 개인적인 영역에서의 내밀함과 관련된다. 멀리서 관찰하는 풍경이 아닌 그 안에서 호흡할 수 있는 풍경, 결국 작가는 대상 안에 몰입케 하는 방식을 통해서 공장 및 그 주변 건물의 표면(surface)을 매개로 대상의 본질에 다가가듯 내부로 침잠하게 한다. 독일의 철학자인 후설(Edmund Hussurl)은 의식이란 '무엇에 관한 의식'이며 이와 같은 의식구조를 '지향성'이라 부르며, 현상학적 방법론을 상식, 과학의 내용을 '지향성'이라는 구조를 가지는 순수의식으로 환원하여 거기에서 사물의 순수한 본질을 포착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다시 말해 모든 의식양태의 근저에서 순수의식을 구하여, 일체를 거기에 영사하여 보는 것이다. 여기서 순수의식이란 칸트(E. Kant)의 선험적 주관처럼 초개인적인 논리적 의식이 아니고, 완전한 개인적 의식을 지칭한다. 개인적 의식으로서의 작가의 풍경에 대한 비전은 그가 추구한 형태와 표현에 적합한 형태를 도출해내기에 다다른 것 같다. 컬러 사진에서 대상에 반사된 빛에서 표출되는 색도 중요하지만 밤에 촬영된 관계로 인공광에서 나오는 빛에 의한 색온도 역시 다채로운 색의 스펙트럼을 표출하는데 작가는 풍경이 개인적 차원에 수렴하는 방식을 컬러를 감각적으로 다루는 방식을 통해 컬러 사진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이원철_Industrial Starlight_#104_포항, 경상북도_C 프린트_125×160cm_2009

우리가 사는 지구의 빛을 담아온 그의 「The Starlight」 시리즈에서 그간 한국과 호주의 바다와 하늘을 담은 자연 풍경을 다룬 작업과 그 연장선에서 진행된 「The Starlight-공원과 마을」, 「The Starlight-경주」 시리즈에서 보여진 고요한 풍경은 이후, 「Circle of Being」에서는 인간의 삶과 존재에 관한 물음으로 이어져 왔다. 그간의 작가의 작업을 관통하는 주제는 사실상 빛과 어둠, 삶과 죽음, 존재와 소멸과 같은 상반되는 개념들의 층위에 의해 지지되어 왔고 결국 모든 것은 상보적인 측면을 지니고 있으며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양태로 환원됨을 보여주었다. 이번 작업에서 우리는 개인적 의식의 투영을 통해 starlight아래 현실과의 고정된 링크로부터 분리된, 스스로를 드러내는 풍경들에 마주하며 존재의 근원적 양태에 다가서게 된다.

이원철_Industrial Starlight_#124_포항, 경상북도_C 프린트_120×120cm_2009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시행중인 2009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의 선정작가 전시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전시장 임대료, 인쇄료, 홍보료, 작품재료비 및 전시장 구성비, 전시컨설팅 및 도록 서문, 외부평론가 초청 워크샵 개최 등 신진작가의 전시전반을 지원하는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Vol.20091121i | 이원철展 / LEEWONCHUL / 李源喆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