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것들의 초상

이경태展 / LEEKYUNGTAE / 李炅泰 / sculpture   2009_1116 ▶ 2009_1126

이경태_장미_M.D.F에 채색_75×70×13cm_2009

초대일시_2009_1116_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스페이스 함_space HaaM 서울 서초구 서초동 1537-2번지 렉서스빌딩 3층 Tel. +82.2.3475.9126 www.lexusprime.com

사라질 것들의 초상 ● 작가 이경태는 그동안 『대중매체를 통한 상품브랜드의 사회·문화적 영향에 대한 분석』이라는 주제로 세계유명기업의 브랜드 홍보전략과 사회적 이미지변화에 따른 소비문화가 갖는 대중적 코드에 대하여 다소 비판적이면서도 위트 있는 영상물을 선보였었다. 소위 고급브랜드가 쉽사리 대중의 우상이 되어버린 오늘날에 작가는 그에 따른 브랜드명을 차용, 변용시키는 작업을 통하여 새로운 변종의 우상이 우리사회에 공존하게 됨을 지적하였다. ● 작가는 이번 『사라질 것들의 초상』展에서 그동안의 작업인 사회적 우상과 변종, 그에 따른 문화적 영향에서 시선을 돌려 우리의 하루하루의 호흡이 맞닿아 있는 환경속에서 살아남고 있는 생물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한다. 작가가 명명한 전시 제목「사라질 것들의 초상」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개인전은 장미, 나비, 영양, 수리부엉이 등 인류가 앞 다투어 발전시킨 환경속에 우리와 공존하는 생물체들의 오늘의 초상전이 되는 것이다. 작가에 의하면 여름의 꽃인 장미가 한겨울 추위가 무색할 정도로 강하고, 기술의 발전으로 탄생한 장미는 크기와 형태뿐만 아니라 다양한 색을 가지게 되어 이 변종된 장미는 미래에 거듭 변종된 새로운 장미로 남게 될 것 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사라질 것들의 초상」展은 지금 우리가 기억할 수 있는 생물체에 대한 오늘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경태_나비-보호색_포멕스, 스테인리스 거울_50×100×6cm_2009
이경태_엘레지 꽃_테크폴에 채색_150×100×15cm_2009

다층적사회구조의 문화현상에 관한 작업을 해온 이경태는 「사라질 것들의 초상」이라는 다소 문학적인 제목의 전시에서 과학발전 속에 처해있는 우리의 환경과 그 속에 공존하는 생물체들에 대한 기록이라는 내용상의 변화와 함께, 조각을 전공한 작가가 다시 조각가로서의 회귀를 보여준다. 그의 작업은 전시제목이 보여주는 문학적 감수성과는 별개로 치밀하고 조각가로서 능숙한 기술이 요하는 제작과정을 필요로 한다. 이미지드로잉에서 각 명암의 단계별로 레이저 커팅과 그 밖의 도구를 이용한 섬세한 재단 과정을 거쳐 퍼즐을 맞추듯 조합하여 붙이며 채색을 하게 된다. 여러 레이어(층)로 각 작품들은 깊이감과 함께 조형적으로 풍성함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작업의 완성은 조명에 의해 극명하게 표출된다. 비춰진 조명에 의하여 작업의 레이어(층)들은 선명하게 밝음과 어두움을 나타내어 입체감이 또렷해지면서 그 존재가 박제된 듯 숨죽이며 영원히 생존 할 것만 같아 보인다. 작가는 이러한 자신의 작업을 회화적 조각이라고 한다. 작가의 언급은 자신의 작업이 조형물의 전후좌우를 라운딩하며 감상하는 작품이 아니라, 벽면에 설치되어 감상자 시선의 각도에 따라 조명에 비춰지는 레이어(층)의 음영 변화를 즐기게 되는 것에 이유한다.

이경태_영양_자작나무에 채색_60×52×10cm_2009
이경태_수리부엉이_M.D.F에 채색_60×120×12cm_2009

영상설치작업에서 다시 손의 집요한 노동을 요하는 작업으로 돌아오는 시작이자 계기가 된 이경태의 최근 작업들은 작가의 개인적 경험속에 자리한 자연성 즉, 꽃과 나비, 새 등을 바라보는 기억의 쫓음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작가 이경태의 마음속에 자리한 온갖 살아있는 것들과 그 기억에 대한 기록은 마치 미래의 박물관에 놓여질 전시품처럼 「사라질 것들의 초상」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다시 박제되어 기록될 것이다. ■ 이경림

Vol.20091120g | 이경태展 / LEEKYUNGTAE / 李炅泰 / sculpture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