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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1111_수요일_06:00pm
2009 서울시립미술관 SeMA신진작가지원프로그램
관람시간 / 10:30am~07:00pm
갤러리 더 케이 GALLERY THE K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6호 Tel. +82.2.764.1389 www.gallerythek.com blog.naver.com/gallery_k
몸의 함수를 통해 바라보는 시대정신 ● 미술사를 통해 주지하듯, 오랜 세월 동안 예술가들은 인간의 형태를 드로잉하고 조각하고 그림으로 그려왔다. 그만큼 예술가들에게 '몸'은 세계를 바라보고 반영하는 통로로서, 자신의 이상과 이념을 실천하는 장으로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도구가 되어 왔다. 더욱이, 작업의 재료로서 자신의 몸을 사용한 예술작업의 역사는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발생한 개념과 사상들의 교류, 그것을 통한 융합을 보여준다. 다다와 초현실주의의 콜라주, 포토몽타주, 퍼포먼스, 아상블라주 등 회화의 평면성을 탈피해 일상에 참여하기 시작한 예술가들은 무의식과 꿈, 육체와 정신, 행동의 관계성을 탐구하며 자아를 공동체, 환경, 우주의 일부분으로 간주하는 비서구적 문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러한 몸에 대한 탐구는 오늘날 현대 미학의 근간으로, 동시대 미술의 폭발적인 성장에 기틀이 되기도 하였다.
최근의 사회현상인 '몸짱'이나 '얼짱' 열풍이 말해주듯, 오늘날 시뮬라크라가 지배하는 시대의 '몸'은 또다시 문화 전반에 걸쳐 가장 중대한 이슈이며 화두이다. 2009년 SeMA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 선정 작가인 이단은 자신의 나체와 불상이나 신화 속 여신의 조각상을 디지털 사진으로 오버랩시켜, 전통과 신념을 상징하는 기념비적 대상에 자신을 투영하고 본질적 자아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형형색색의 짙은 화장과 긴 손톱으로 분장한 그녀의 나체는 탱화나 성화 속 형상에 덧입혀져 수십 명으로 복제되고 중첩되어 성과 속, 천박함과 고귀함의 경계를 오간다. 이렇듯, 동서양의 문화유산을 새로운 시대적 환경에 대입시키며 전통을 거부하는 동시에 수용하고, 이를 반복하여 확장시키는 오버랩의 과정을 통해 자신의 신체를 또 다른 차원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함수로 제기되는 작가의 몸은 개인과 집단이 만나는 장소이자, 일상적인 삶의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이 파악될 수 있는 장소이다. 또한, 몸은 젠더나 인종, 섹슈얼리티로 정의되는 정체성이 자리 잡고, 행위하며 도전받는 장소이다. 즉, 이단은 자신의 몸을 하나의 오브제로서, 또 실험의 대상으로 삼아 격리된 자아가 타인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개인이 속한 역사와 전통, 고정관념에서 객체화되어 드러난 정체성을 확인시키는 척도가 된다. 이러한 점에서 그녀의 작업을 굳이 여성의 몸에 대한 사회적 통념에 도전하는 맥락으로 읽지 않더라도, 이단의 벗은 몸은 다분히 행동주의적이며, 이 사회의 다양한 코드들을 해체시키고 전복시키는 관행에 대한 저항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한편, 이단이 자신의 육체와 종교적, 상징적 조각상을 일체화시켜 만들어낸 통합된 몸의 이미지는 사회적 의미와 관계, 몸과 정신, 삶과 죽음을 대변하는 물질적 존재에서 육체적이고 생명력이 깃든 숨결, 동물적인 혼이 깃든 존재로 승화된 듯 보인다. 이단의 작업에서 이러한 가치와 믿음, 관습 등의 사회적 요소들이 해체된 혼돈의 상태는 그녀의 몸과 유기적으로 혼합되어 결국 새로운 정신적, 종교적 차원으로의 확장을 이루었다. 그녀 자신의, 더 나아가 이 시대의 자화상으로서 오버랩 되어 형성된 작가의 모습은 어딘지 낯설고 불편해 보인다. 그러나 우리 시대의 진정한 가치를 찾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젊은 예술가의 이 조용한 투쟁은 보이는 것에 경도된 현대사회에 일침을 가하며, 잃어버린 전통과 정신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 조주현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시행중인 2009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의 선정작가 전시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전시장 임대료, 인쇄료, 홍보료, 작품재료비 및 전시장 구성비, 전시컨설팅 및 도록 서문, 외부평론가 초청 워크샵 개최 등 신진작가의 전시전반을 지원하는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Vol.20091111j | 이단展 / LEEDAN / 李丹 / photography.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