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th of City

김숙현展 / KIMSOOKHYUN / 金淑鉉 / painting   2009_1108 ▶ 2009_1122

김숙현_구로동 드라이브_캔버스에 유채_130.3×193.9cm_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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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1108_일요일_04:00pm

2009 서울시립미술관 SeMA신진작가지원프로그램

관람시간/ 11:00am~06:30pm

스페이스 모빈_SPAC MOVIN 서울 종로구 삼청동 27-35번지 Tel. +82.2.723.7075

도시 풍경에서 나타나는 유쾌함과 진지함의 이중주하나의 주제를 실현하기 위한 적절한 표현방식의 탐구 ● 오늘날 미술은 주제의 제한이 없다. 모더니즘 미술이 추구했던 이념적 순수함은 과거의 목표가 되었다. 이제는 작품의 내용이 심각하고 무거울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작품을 제작하는 방식이 진지할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오늘날은 어떠한 것도 작품의 주제가 될 수 있지만 관람객과 원하는 소통을 할 수 있는 표현방식을 찾아낼 수 있는지가 동시대 미술가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김숙현은 도시에서 파편화된 개인으로 살아가는 자아의 모습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그는 무질서하게 형성된 도시의 속박을 벗어나 소소한 일탈을 꿈꾸는 소시민을 그리는 것을 주제로 삼고 있다. 우리의 삶을 일정 부분 지배하고 있는 후기 산업사회의 수레바퀴 안에서 도시화는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시대에 도시화와 관련되어 파생되는 문제는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문제이다. 작가는 이 문제에 대한 실제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유쾌한 시선으로 이 문제를 다룸으로써 식상할 수 있는 도시화의 문제와 도시인의 소통의 문제에 다시금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는 도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빌딩과 빌라의 무질서한 모습을 친근하고 생명감 있게 그려냄으로써 관람자로 하여금 자아와 세계와의 소통의 문제를 주목하도록 만들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는 도시산업화가 야기한 소외라는 묵직하면서도 해묵은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의 표현 방식은 이 주제를 친근하게 다가가도록 만들고 우리의 삶 속에서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성찰하게 만들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는 즉각적으로 느껴지는 유쾌함과 더불어 주제를 자신의 의도에 따라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표현 장치를 찾을 수 있다.

김숙현_kiss_캔버스에 유채_90.9×60.6cm_2009
김숙현_Sky1,2,3_캔버스에 유채_각 45.5×53cm_2009

자아, 도시, 그리고 일상의 탈출 ● 김숙현은 도시의 무질서한 풍경, 그리고 등장인물의 가벼운 일탈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나를 비추다」 시리즈, 「달빛」시리즈, 「친구찾기」 등 도시 풍경을 그린 대부분의 작품들에서는 인물, 도시, 하늘이라는 세 가지 요소들이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세상과 소통하고픈 '자아'(인물), 소통의 방해 요소이자 소통하고픈 대상인 '도시', 그리고 도시 일상의 상징적인 탈출구로서 등장하는 '하늘'이 작품마다 각각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작가는 자아와 이해 불가능한 도시를 연결시키는 매개자로서 건물의 옥상, 비행기, 오토바이 등을 등장시킨다. 도시화의 압력에 따라 무계획적으로 지어진 도시의 공간들 가운데 빌딩이나 빌라의 옥상은 도시의 다른 공간과 연결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이곳은 그 나름 여유 있게 도시의 다른 곳을 내려다보고 아무 이해관계 없이 세상을 성찰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그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장난감 비행기와 오토바이는 이해 불가능한 도시의 하늘과 거리를 가로질러 도시를 파악하고 극복할 수 있게 만드는 매개 수단으로 등장한다. 작가는 도시의 빌딩 하나하나를 여백이 없이 빽빽하게 채워놓음으로써 도시의 무질서와 빌딩들의 폐쇄성을 보여주면서 그 건물들에 자아가 개입할 여지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작가는 건물의 옥상을 확대하고, 우리의 주목을 유도함으로써 그곳에다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매개 공간의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도시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단조로움을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출구로 건물의 옥상에서 시선이 멈추도록 유도되고 있다. 또한 작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색안경이나 방독면을 쓰고 등장한다. 도시에 거주하는 인물들은 세상과 직접적으로 대면할 수 없다. 자신을 보호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는 색안경이나 방독면을 통해 조심스럽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면서도 방독면을 쓴 주인공은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전봇대 위에 올라서서 자신의 방식대로 세계를 이해 하고자는 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주인공은 방독면을 쓴 채로 자신만의 방식대로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비행기와 오토바이를 타고 소통의 대상을 찾고 있는 것이다.

김숙현_번지점프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 2009
김숙현_옥탑방 스캔들_캔버스에 유채_100×72.7cm_2009

도시의 생동감과 친근감이 주는 효과: 주제에 대한 몰입과 성찰 ● 작가는 원하는 도시 이미지를 얻기 위해 여러 장의 도시풍경 사진을 찍은 후, 포토샾을 이용해 건물 하나하나를 분리시킨다. 그 다음 건물 위쪽이 확대되도록 왜곡시키고 이것을 여백이 없도록 불규칙하게 촘촘하게 오려붙인다. 이것이 김숙현의 도시 풍경의 밑그림이 된다. 촘촘하면서 불규칙하게 건물을 배열함으로써 현대도시의 무질서함을 과장하고, 또한 위쪽이 크게 보이도록 왜곡함으로써 건물 하나하나가 햇빛을 받으려고 경쟁하는 식물처럼 생동감 있게 보여 진다. 일반 풍경 사진은 원근법적으로 구성되어 먼 쪽이 회색으로 희미해져서 하나의 질서 속에서 규칙적으로 건물들이 배열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김숙현의 도시 풍경은 크기 비례가 일정하지 않고, 앞뒤의 명도 차이가 없어 건물 하나하나가 생동감 있게 제각기 자기 자신을 주장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또한 빽빽하게 서로 엮인 대상들은 이해 불가능한 도시의 느낌을 들도록 만든다. 그가 시도한 건물의 왜곡과 꼴라주는 도시 자체의 생동감과 더불어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들게 만든다. ● 그러면서도 건물을 포함한 모든 대상에 파스텔 톤으로 색을 칠하고 윤곽선을 그려 넣음으로써 만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친근한 느낌을 주고 있다. 그의 도시 풍경에서 보이는 윤곽선은 크든 작든 그 자체로 개체의 독자성을 보장해 준다. 또한 화면 내부에 그려진 꿈틀거리는 선은 인물과 도시에 더 한층 생동감을 부여해 준다. 이러한 삽화적인 표현 방식은 무질서하고 잡다한 도시의 풍경에 통일성을 주면서 관람객으로 하여금 도시 이미지를 친근하게 바라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표현방식이 주는 친근함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도시와 인간의 소외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도록 이끈다는 점이다. 그의 작품은 도시 일상의 유쾌한 탈출이라는 에피소드와 더불어 이해 불가능한 도시에 따스한 시선을 유도함으로써 현대 도시가 수반하는 피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를 유쾌하게 다루면서도 진지한 자세를 유지하도록 만들고 있다.

김숙현_웅변_캔버스에 유채_90.9×60.6cm_2009
김숙현_스카이콩콩_캔버스에 유채_91×116.8_2009

삽화적 표현 방식이 우리에게 주는 효과 ● 김숙현은 도시와 관련하여 자신이 원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 삽화적 표현방식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다. 오늘날 미술에서 매체와 기법에는 제한이 없다. 어떤 매체를 사용하느냐 혹은 어떤 기법을 사용하느냐의 문제는 어떤 효과를 목표로 하느냐의 문제에 달렸다. 작가는 우리가 사는 도시의 무질서하면서 위압적인 모습을 삽화적 표현방식으로 제시함으로써 만화경을 들여다보는 듯한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삽화가 우리에게 제공할 수 있는 따뜻한 시선과 세상을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게 만드는 태도는 우리의 당면 문제인 도시화와 주체의 소통의 문제를 유쾌하면서도 객관적으로 진지하게 바라보게 만들고 있다. ■ 장민한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시행중인 2009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의 선정작가 전시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전시장 임대료, 인쇄료, 홍보료, 작품재료비 및 전시장 구성비, 전시컨설팅 및 도록 서문, 외부평론가 초청 워크숍 개최 등 신진작가의 전시전반을 지원하는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Vol.20091107i | 김숙현展 / KIMSOOKHYUN / 金淑鉉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