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_10:00am~05:00pm / 월요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에이치_ARTSPACE H 서울 종로구 원서동 157-1번지 Tel. +82.2.766.5000 www.artspaceh.com
갤러리 아트스페이스H는 기획전 "express me"로 11월의 그룹전시를 새롭게 선보인다. 기민정, 박현배, 이지영 등 젊은 작가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는 자신들의 소소하고 아련한 이야기들을 재치 있게 풀어내는 다양한 작업들을 만날 수 있다. '책'이라는 소재를 근간으로 작업하는 기민정은 책 속의 내용을 변형시켜 자신이 의도하는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책이 작품의 일부가 되어 적극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사람과의 관계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작업하는 박현배 작가는 감정 또는 의식과 무의식 등을 나타내는 얼굴이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눈'의 공유를 통해 개체들간의 연속성과 방향성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이지영 작가는 내면에 숨겨진 추억들을 작품 안에 서서히 드러내며 자신의 은밀한 이야기들을 속삭이듯 말하고 있다. 이번 기획전시 『expressme』展을통해개성넘치는그들의작업을감상할수있는좋은기회가되기를기대해본다. ■ 아트스페이스 에이치
눈에 드는 풍경이 있다. 눈으로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한다. 어느 책에서 본 듯한 장면으로부터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없이 이어진다. 이런 상상의 세계에서 나는 온전하고, 세상을 제어한다고 느낀다.
책을 보면 가로등이 곳곳에 켜진 밤풍경을 보는 것 같다. 이야기에는 끝이 있지만 책 속의 검은 구멍들은 무한하다. ■ 기민정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사람관계이다. 작품들은 사람의 관계를 평면작업으로 표현한 것이다. 얼굴을 소재로 눈을 공유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눈은 사람이라는 개체의 "방향성",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개체들의 감정, 무의식 또는 의식, 이성, 감성, 경험, 교육, 등, 개체가 마주했던 모든 요소들이 합쳐져 "방향성"을 형성한다. 이것은 매우 유동적이고, 변화무쌍한 것이라 생각하며, 하나의 개체, 또는 개체들의 군집 속에서도 수시로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방향성"은 하나의 개체의 연속됨에 관여하며, 개체는 타 개체들과 충돌하여 자신의 방향성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방향성을 만들어 낸다. 작품은 개체들의 섞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것은 타협, 수정, 합침, 찢어짐 일수도 있다. 작품에서 표현하려는 것은 긍정하거나 부정하는 정의적 판단 이전에 타방향성과의 섞임이다. ■ 박현배
내 동네는 마당을 가진 단층집들이 가지런히 놓인 곳이었다. A집 담 밖으로는 장미넝쿨이 흐르고, B집 담 밖으로는 라일락 나무가 넘어와 향기를 주고, C집 담 밖으로는 감나무가 넘어와 감을 따고픈 충동을 주었고, D집 담 밖으로는 활짝 피어난 개나리가 넘어와 동네를 싱그럽게 해주었었다. 20년이 흐른 뒤 내 동네는 마당을 가진 단층집들이 모조리 사라졌다. 모두가 앞을 다투어 높아졌고, 네모져 갔다. 과부가 산다는 딱 한 채의 집을 남겨두고 말이다. 풀 한 포기 없는 높고 네모진 집들 사이 그녀의 집에는 여전히 라일락 나무가 향기를 내고 노란 모과가 익어가며 봄이면 어김없이 앵두가 붉게 익어간다. 폐쇄적 과부가 사는 그 금단의 집의 고집이 난 마음에 든다. 나는 그녀가 그것들을 좀 더 오래 지키고 살아가길 바란다. 그것이 삼층을 오르내리며 그녀의 앞마당을 훔쳐보는 나의 욕심일지라도. ■ 이지영
Vol.20091107f | express me-Artspace H 기획 신진작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