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氣悈_ 기운 기, 형틀 계  ( 기계 +기예 ) ● 욕망과 기술의 발달은 이처럼 작용을 같이 한다.  손으로 장풍을 쏘고 축지법으로 날 듯 걸어 다니고 공중부양도 한다는 이야기는  한계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표출 때문에 생겨난 괴이한 전설일 수도 있겠지만  그 시대의 사람들이 현대에 나타나 오토바이를 탄 사람을 보면 인간이 오토바이를 이용해 빠르게 이동한다고 인식하기보다 '빠른 인간'으로 인식하고 그 현상을 보고 축지법이라고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인간의 욕망, 예를 들어 빠르고자 하는 욕망이 기계에 적용되어 오토바이를 만들지만 오토바이를 타는 순간은 인간의 신체와 기계가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빠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과 빠른 속도가 만나 쾌속이라는 에너지를 발산하게 된다. 인간의 氣와 기계의 작용점이 만나 새로운 삶의 '강 밀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해민선_기계와 기예-자이언트 비료살포기와 소림동작 19_종이에 연필, 아크릴채색, 수채_21×30cm-2009 이해민선_기계와 기예-바람 불던 날-소림동작 29_종이에 연필, 아크릴채색, 수채_21×30cm-2009

기계와 자연을 인간이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된 작업이며 , 현대의 기계문명은 인간과 자연과 대치되는 것이 아닌 어떻게 배치되느냐의 문제이다

이해민선_부엌에서 압력밥솥 김 빠지는 동안_아파트 도면을 이용한 연필 드로잉_31×23cm_2009 이해민선_급한 일-엘리베이터 13층 버튼 누르기_아파트 도면을 이용한 연필 드로잉_31×23cm_2009

이해민선_현관 나서기_아파트 도면을 이용한 연필 드로잉_31×23cm_2009 이해민선_방 문 닫고 나오기_아파트 도면을 이용한 연필 드로잉_23×31cm_2009

이해민선_테크_아파트 발코니도면을 이용한 연필드로잉_60×45cm_2009

발코니는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니다. 요즘 아파트의 발코니는 거실의 연장으로  확장시킨 공간이 많다. 그럼에도 오히려 발코니는 공원의 미니어처 역할을 하고 있다. 외부의 공간을 끌어들이되 개인의 영역으로 꾸려나가는 공간인 것이다. 마치 '분재'처럼.

이해민선_종이에 볼펜_130×162cm×3_2009_부분

밤에 산책하는 일을 좋아한다. 낮에 보던 풍경의 대상으로만 존재하던 공간들이 다른 성격으로 존재감을 들어내 보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웠던 주택이 외롭고 거대한 괴물 체로 보이기도 하고 작은 점포들은 휴식을 취하듯 잠들어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아, 그런데 크고 작은 점포들 앞에 낮에 팔던 품목들을 천막으로 덮어놓은 공간들은 매일 매일이 다른 모습이었다. 낮엔 보기 힘들고 어떠한 치장도 없고 스스로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덮어지고 묶여지고 굳건히 공간을 딛고 있는 것이었다. 덮어야 할 물건이 달라지거나 덮는 방식도 조금씩 차이가 나고 그럴 때마다 덮은 천막의 모습은 계절 따라 얼굴이 달라지는 산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 이해민선

Vol.20091106h | 이해민선展 / LEEHAIMINSUN / 이해旼宣 / 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