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생성

김성호展 / KIMSUNGHO / 金聖昊 / painting   2009_1104 ▶ 2009_1110

김성호_존재와 생성_장지에 채색, 아크릴_194×130cm_2009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80428a | 김성호展으로 갑니다.

김성호 인스타그램_@art_sungho

초대일시 / 2009_1104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 GANAART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6(관훈동 119번지) Tel. +82.(0)2.725.9256 www.ganaartspace.com

존재와 생성-생성의 징조 ● 구름. 구름은 나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모여짐과 흩어짐, 사라졌다가 생성되어지는 과정들이 내게 창조의 한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다. 구름의 잔잔하지만 리드미컬한 흐름들은 어떤 마음의 동요를 불러일으키는 것만 같다. 또 구름들의 움직임에 따라 천태만상으로 변하는 모습들은 이 세상을 하늘로 옮겨놓은 듯하며 이러한 시각들이 나에게 잠시나마 조물주의 관점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그러나 내가 처음부터 구름에서 이러한 결과들을 얻어내었던 것은 아니다. 그것은 스모크의 성향을 띄는, 즉 존재의 시각적 방해물이 필요함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러한 것들은 대상의 존재성에 대한 물음을 제기하면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하며 무한한 상상력과 또 다른 여운을 남긴다.

김성호_생성-야간작업_장지에 채색, 아크릴_84×79cm_2009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왜 존재하며 어디서부터 오고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물음의 해답을 제시하는 여러 학문들의 대답은 어쩌면 의미 없는 것들일지 모른다. 나 또한 존재성을 나타낼 수 있는 작업들을 해오면서 존재 이후에 대한 여러 관점들 보다는 존재 이전에 대한 사고부터 하는 것이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존재 이전에 창조가 있었을 것이라는 당연한 생각부터 하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생성이라는 모티브다.

김성호_생성-징조_장지에 채색, 아크릴_70.3×80cm_2009
김성호_생성_장지에 채색, 아크릴_100×100cm_2009

생성이란 개념은 존재라는 철학원리에 반(反)하는 개념이면서도 그것과 공존하는 관계에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생성이 있기에 존재가 있는 것이며 존재하기에 생성되어지는 것이다. 그러한 것들로 작업함에 있어 여러 개체들을 믹스하여 생성의 흐름을 만들 때 조물주의 권한을 가진듯하며 그것들 하나하나의 대상이 내게는 대단한 흥밋거리로 다가왔다. 대상들은 그 무엇도 될 수 있으며 '존재하다'라는 큰 개념만 내포하면 되었다. '그린다'는 행위, 대상을 2차원의 화면에 옮겨 놓는 것 자체가 존재시키려는 갈망이기 때문이다.

김성호_존재와 생성_장지에 채색, 아크릴_100×100cm_2009

철학에서는 실재하지 않아도 그것을 존재의 범주에 포함시킨다. '존재하지 않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사고되기 때문에 그것 또한 존재한다는 범위에 포함시킬 수 있고,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때문에 화면에 옮겨지는 유사체(類似體)가 곧 존재의 의미를 가진다고 본다. 과거에 나의 작업에서 인간의 껍질을 표현함으로써 존재의 불확실성을 표현하려 하였다면, 현재는 그러한 개념들보다 대상을 화면에 옮기는 것도 사의적으로써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성호_존재와 생성_장지에 채색, 아크릴_90×90cm_2009

현재 작업에서는 생성전의 고요함에서부터 생성이 시작되는 징조들, 생성의 시작까지 여러 과정들을 표현하려 한다. 그러기 위해서 첫째로 구름에 운동성을 부여하여 흐름을 유발시키는 작은 형태의 비행기들을 화면 안에 도입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그림 안에서 생성자의 역할을 한다. 그들은 미미하게 구름의 흐름에 영향을 주고 그것이 남긴 궤적의 여운은 잔상을 남긴다. 또 그것의 형체를 최대한 작게 표현함으로써 가려지는 대상을 거대하게 느껴지도록 한다. 그것은 가려지는 대상이 실제가 하닌 허상이나 상상에 관한, 즉 사의적인 존재가 되기 위함이다.

김성호_존재와 생성_장지에 채색, 아크릴_162×130cm_2009

폭풍전의 고요함과 같이 현재의 작업은 생성 하기전에 오는 고요한 상태들을 주로 묘사하고 있다. 이것은 곧 생성의 전조를 나타낸다. 여기서 오는 생성의 징조들은 생성자들에 의해 그 시작을 알리고 있으며 그것은 나의 작업의 시작을 알리는 것과 같다. ■ 김성호

Vol.20091106d | 김성호展 / KIMSUNGHO / 金聖昊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