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기념비들, And Other Monuments

이지유展 / LEEJIYU / 李誌洧 / painting   2009_1104 ▶ 2009_1110

이수경_다섯 개의 오벨리스크_130×72cm×5_2009 이집트 카르낙 신전_로마 바오로 성당_프랑스 파리 콩코르드 광장_ 미국 워싱턴 D.C._제주도 동문로터리

초대일시_2009_1104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31_GALLERY 31 서울 종로구 관훈동 31번지 B1 Tel. +82.2.732.1290

항상 개인의 세계라는 것이 어느 정도의 폐쇄성을 지닐 수밖에 없지만, 어린 시절 나의 세계였던 제주는 빙 둘러진 바다 밖으로 한걸음도 내디디기 힘든 진정 섬 이었다. 모든 사건과 이미지들은 그 좁은 장소 안으로 닫혀 있었고, 섬은 그 자체로 완결된 하나의 작은 세계였다.

이수경_두개의 초상_디지털 프린트_2005

성장하며 조금씩 그곳을 벗어나게 되면서 넓어진 내 활동 범위만큼이나 그 세계의 외연도 넓어졌다. 마냥 닫힌 곳이 아닌 보다 큰 세상과 접점을 지닌 곳으로, 다른 세계에 대한 또 다른 변주로 이제 고향은 세상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이수경_셔린 히바드 Sherrin Hibbar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45×96.5cm_2009

주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방언으로 쓰인 성경이 하나의 詩가 되고, 남태평양에서 고기를 잡던 벽안의 선장이 해녀가 되는 이야기. 찬탈의 과정에서 식민지의 도상이 어느덧 권력의 상징이 되고, 역으로 정복자의 도상이 식민지의 관광 기념품 안에서 소비되는 아이러니. 오래된 대중영화에서 세월과 함께 발견한 새로운 이야기들……. 이처럼 접점의 안팎에서 반복되는, 그리고 그 접점에서 변성을 일으키는 그 모든 이야기들은 영향의 방향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현상이 되었다. 그것은 세상을 거대한 흐름으로 볼 수 있게 한 체험이었고, 만남 이후 질적으로 변한 두 세계의 관계를 반성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이수경_사름의 아들_종이에 프린트_13.5×18.5cm_2009
이수경_제니 이야기_디지털 프린트_2006

중심에서 저 멀리 떨어진, 한 개인이 실제로 서 있는 개인적이지만 지극히 고유한 중심에서, 새로운 의미로 태어난 이야기들을 위해 나만의 기념비를 세우고자 한다. 한 개인이 서 있는 심리적 장소를 수평적 소통의 공간으로 기념하고자 한다. ■ 이수경

Vol.20091105e | 이지유展 / LEEJIYU / 李誌洧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