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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_ DoArt
관람시간 / 24시간 관람가능
갤러리 현대_윈도우 갤러리 GALLERY HYUNDAI WINDOW GALLERY 서울 종로구 사간동 80번지 Tel. +82.2.2287.3500 www.galleryhyundai.com
달의 추락, 토끼는 거기에 없었다._모순과 딜레마의 몽타주 ● 할일 없이 을지로를 걷다. 표면이 벗겨진 달을 발견했다. 편의점에 들어갔다. 로켓모양을 한 생수 병을 발견했다. 티비를 보다. 로켓을 쏘기 위해 세워 겨냥대를 발견했다. 투발루에 갔다. 바다에 잠기지 않기 위해 높게 짓고 있는 집을 발견했다. 이른 새벽하늘을 올려다봤다. 토끼에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 을지로에 추락한 달, 편의점에 냉장 보관되고 있는 로켓 생수병, 거대하게 세워진 겨냥대가 무색하게 우주의 허공으로 날아가 버린 로켓, 달이 차오르면 불어나는 바닷물을 피해 높아져 가는 집, 그리고 원래부터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달에 토끼를 애써 찾고 있다.
문명기의 자료수집과 관찰 기록, 이미지 실험들은 이미 상실된 기억의 현장을 재구성한 현재라 말할 수 있다. 마치 과거의 신화에서 유추하여 현재의 사회적, 과학적 증거들을 의심하고 미래의 다변화될 소멸이라 가정한 단서들로 현재를 읽어내는 작업이다. 그리고 "사라짐"과 연결된 파편적이고 바이러스적인 관계로 개별적이고 사회적인 상실, 공포, 죽음, 진실, 공유, 트라우마의 단서로 암호화 된 실존을 서울에 투영한다. 그는 오래전부터 어떤 『사라짐』에 접근하기 위해 많은 방향성을 가진 사건의 단서들을 종합해 왔다. 하지만 그것이 온전하게 하나의 방향성을 갖는가는 장담하기 힘들다. 이미 현대는 다원적 방향성으로 작게 파편화 되었다가 뭉쳐지기를 반복하며 현실에서 실존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 그는 작업을 통해 뫼비우스 띠처럼 엮여있는 현실의 모순적 관계와 다시 관계를 맺어 얻어지는 의미를 나열하고 있다. 과학적, 사회적으로 공론화된 사실들과 인문학적 관찰기록, 트라우마가 내재된 무의식 그리고 픽션이 결합된다. 마치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개개의 단서들이 바이러스와 같게 서로 상호 작용한다. 그 과정에서 전혀 무관한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 퍼포먼스, 공간, 무대, 조각, 드로잉, 출판, 설치작업으로 시각화된다. 즉 개별적 단서 혹은 유기적 단서로 작용하게 된다.
2007년부터 그는 공공엘피 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만들고 작가, 안무가, 배우, 무대디자이너 등과 협업을 통해 '투발루 인 서울' 프로젝트를 골격으로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서울과 투발루를 오가며 얻어지는 의미와 자료를 기반으로 다각적 시각화 작업을 하고 있는 그는 2009년 5월 두 번째 투발루 현지 체류를 마치고 현재 서울에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화이트 큐브인 기존의 윈도우 공간이 붉은 라인으로 변형된 공간으로 의인화된 상징적 소재들과 함께 불협화음으로 배치된 이번 설치 작업은 최근 더욱 이슈화 되고 있는 환경문제가 자본주의의 모순과 결합하면서 삶의 아이러니와 딜레마가 배가되고 있는 도시의 현재, 그리고 그것을 통해 기준을 잃어가는 동시에 각개인의 주체성이 상실된 현재에 모습을 윈도우 공간설치를 통해 시각화 하고 있다. 기준을 상실한 우리의 현재의 모습과 미디어를 통해 편집되고 조작되기 쉬운 환경문제를 로켓이나 미사일, 인공위성 등을 발사하기 위해 정확한 기준점이 되는 겨냥대, 달의 형상을 상징화한 스티로폼 구 등이 상징적 재료들로 몽타주 된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모든 전시공간에 대한 이해와 해석 그리고 관객과 어떠한 방법으로 접근하는가에 집중되어 왔다. 2007년 첫 개인전에서 전시장 안에 화이트 큐브를 만들어 바닥 전체를 소금으로 채우고 선인장, 네온, 영상 등을 설치한 그의 작업을 시작으로 그는 미디어를 통해 얻은 정보였던 '사라져가는 나라 투발루'를 서울의 상실, 사라짐과 대립시켜 시각화 했다. 투발루로 연결된 환경문제 이면의 다각적 접근을 요지로 하고 있는 그의 투발루 인 서울 프로젝트는 '편집된 세상을 비추는 미디어의 딜레마', '광란적 생산, 소비로 연결된 자본주의 사회', '탈 코드화 되고 있는 서울의 정체성', '망각의 의무가 작용하고 있는 집단의 기억'등의 잠재적 무의식을 수면위로 띄우기 위해 서울과 투발루의 이미지들을 몽타주 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허무하고 상대적인 현재에 '상실'을 통해서 바라보는 우리의 실존에 접근하려는 실험인 것이다. 다소 복잡한 구조를 가진 그의 프로젝트는 출판, 온라인 카페활동, 거리 퍼포먼스, 전시 등 다각적 시각화 작업을 통해 맥락을 교란 시키고 트렌드화 되는 작가의 상품화된 상상력을 거부하는 일종의 반항이며 섬세한 사안에 접근해 가는 그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또한 '주상복합아파트 등반기', '절망 시장', '투발루 활주로에 설치한 텐트', '달의 추락, 토끼는 거기에 없었다.' 등의 작업을 통해 전개되는 사회의 쟁점들은 정치가나 사회운동가처럼 신랄하진 않지만 절망어린 익살스러움이 엿보인다. 이 전시를 통해 그가 제시한 단서로 연결된 사라짐뿐 아니라 단서들의 빠진 고리를 통해 관찰자 각자가 가진 감각의 회로가 접합될 수 있는 추상적인 현재의 사라짐에 접근하길 기대한다. ■ 00LP
Vol.20091028j | 문명기展 / MOONMYUNG KI / 文明基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