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의 상태 ; 아귀

안정展 / AHNJOUNG / 安貞 / installation,video   2009_1026 ▶ 2009_1104

안정_달콤한 인생_디지털 프린트_2009

초대일시_2009_1027_화요일_06:00pm

관람료_무료

관람시간 / 10:00am~8:00pm

롯데갤러리 광주점 LOTTE GALLERY GWANGJU STORE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동 7-12번지 광주은행 본점1층 Tel. +82.62.221.1808 www.lotteshopping.com

포만과 허기의 신체성 ● 배가 고프다면 당신은 무엇이든 먹을 수 있는가? 만일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배고픔에 시달린다면 당신은 아귀처럼 뭐든지 먹어서 삼킬 수 있는가? 해치워버릴 수 있겠는가? ● 작가 안정은 포만과 허기라는 서로 상반되는 욕구의 문제를 신체성과 연결하여 극단적으로 표현하고 싶어 한다. 그녀가 삼키는 것은 색색으로 늘여진 사탕으로부터 입안을 적시고 채우는 토마토, 달콤하고 부드러운 케익 조각, 의미없어 보이는 숫자들, 명품 자동차, 가방, 아파트 등 물질적 우상들에 이르기까지 탐욕스럽게 입 안으로 밀어 넣는다.

안정_아귀_설탕 위 영상_4분_2009
안정_아귀 No.5_디지털 프린트_2009

그녀에게 있어서 입은 탐욕의 입구이자 출구이다. 거의 소화시킬 여유 없이 밀어넣고 또 뱉어낸다. 그녀의 눈동자는 짙은 화장으로 어둡고, 슬프고, 무분별 하다. 이러한 과식, 폭식 구토 현상은 먹어도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공복증, 아무리 밀어 넣어도 만족할 수 없는 물질적 빈곤감 그 어찌할 수 없는 아귀 근성 때문이다.

안정_일시적 마비_풍선, 혼합재료_2009

현대의 물질 문명은 빠른 속도로 인간의 인간적 문제들을 해체시키고, 용해시켜 물질적 유통 코드에 편승시킨다. 물질적 속성은 적절한 분배와 소비 구조를 넘어 자체의 생산과 소비 원리에 의하여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고 이를 넘치도록 포만케 하며 또 이를 토해내고 다시 삼키게 하며 끊임없는 포만을 요구한다. 먹어도 먹어도 채울 수 없는 허기가 있다면 그것은 즐거울 수 있을까? 그것은 고통의 형벌이 될 것이다.

안정_지독한 식단_영상_4분_2009

여성은 그 신체성으로 자기 독백적 언어를 말한다. 신체성으로서 의식 이전의 단계를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작가 안정은 자신의 몸을 부풀려 포만을 과장하거나 낭비에 가까운 물질적 표상들을 걸친다. 신체는 아귀처럼 빨아들이는 욕구를 반영하는 도구이다. 그녀는 자신을 학대하는 정황을 스스로 만들어 내고 최대한 그 막다른 단계에까지 다다르고 싶어 한다. 그 끝이 공허하고, 그 끝이 참을 수 없을 만큼 외로울 지라도.

안정_Throat_디지털 프린트_2009

허기와 포만 그리고 공허의 결론 없는 카테고리 속에서 그녀는 삶의 공허와 아픔을 노래한다. 누구에게나 채워지지 않는 공허가 있고 아무리 채워도 지워지지 않는 그것에 대하여 포만으로 대응하면서도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결국 그것은 분명 자기 앞의 삶이고, 여성으로서 여성성이라는 코드로서 신체성과 욕망을 아귀의 입 속에 처넣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아름답지 않지만, 마음 속 깊은 곳의 갈증을 자극하며 우리 자신들과 똑 같은 선상에서 자학하고 싶지 않지만 자학적 욕구를 느끼게 하는 존재의 허무를 느끼게 한다. ■ 장석원

Vol.20091026i | 안정展 / AHNJOUNG / 安貞 / installation,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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