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1028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갤러리 31_GALLERY 31 서울 종로구 관훈동 31번지 B1 Tel. +82.2.732.1290
『일상의 상상, 상상의 일상』展은 일상에 뿌리를 두고 작업하는 4명의 작가들의 전시이다. 그들은 일상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관찰하며 일상의 힘에 대해 말을 걸기도 하고 일상의 기본적인 요소인 의식주를 대하는 인간의 태도를 문제 삼기도 한다. 또한 일상과 상상,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다루기도 하며 의사소통 수단인 언어에 대한 상상을 시각화하기도 한다. 4명의 작가들이 다루는 일상에 대한 소소한 상상들은 평범한 생활에 기반을 두었기에 비슷한 일상을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길 기대해본다. ■ 갤러리 31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의식주(衣食住)는 없어서는 안될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추위나 더위와 같은 외부의 환경적 요인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데에 옷은 없어서는 안될 수단이다. 먹지 않고는 생명을 유지하며 살 수 없기 때문에 음식이 중요하다는 것은 언급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집은 인간을 보호함과 동시에 한 곳에 정착하여 편안한 삶을 살 수 있게 해 준다. 그러나 이러한 서술은 지극히 사전적이며 원론적인 것이다. 실제로 의식주는 인간에게 기본 이상의 엄청나게 커다란 의미를 부여한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기본이자 결국은 궁극적 목적이 되기도 한다. 특히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가 극도로 발전하고 자본과 물자가 넘치면서 의식주의 의미는 더욱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의식주를 위하여 산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인간의 자본과 엄청난 노력, 그리고 끝없는 욕망이 쏠리게 된다. 과연 인간생활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의식주에 대한 인간의 집착과 욕망은 어느 선까지 가게 되는 것일까? 또한 이 사회는 어느 선까지 이러한 인간의 욕망을 반영하고 부추기게 될까? 아마도 사회와 등지고 혼자 살아가기 전에는 절대로 멈출 수 없는 끝 없은 욕망이며 사치가 될 것이다. 본인은 이러한 인간의 욕망을 직접적으로 노출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다. 소비 사회에서 막대하게 생산되고 버려지는 폐휴지(특히 인쇄물, 잡지)를 구겨서 꼴라쥬 형태로 재 조합하여 욕망의 단면을 형상화 한다. 화려해 보이는 현상, 형상도 결국 따지고 보면 소비되어 버려지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결국 이러한 욕망의 끝에서 vanitas(인생 무상)를 느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를 해본다. ■ 박지나
매일 반복되는 일상은 가장 쉬우면서도 어렵다. 비슷한 일로 반복되기 때문에 쉽고 그 반복 때문에 늘 힘들다. 일상의 순간은 저절로 흘러가기에 쉽지만 그 순간순간을 견디는 것이 때론 어려울 때도 있다. 나의 작업은 나의 일상에서 생기는 감정적 편린의 끄적임 혹은 동일한 장소와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관찰 그리고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그 속에서 생기는 공유의식을 표현하고자한다. 그것은 일상적 장면에 대한 풍경이기도 하고 그 안에 투영된 내면적 심경의 드로잉이 되기도 한다. 익숙하고 흔한 장면(풍경)에서 예기치 못한 숭고, 욕망, 생경함의 포착은 일상이 담고 있는 비밀스러움과 위험스러움조차 일상화시키는 어떠한 힘에 대한 일종의 경외이기도 하다. ■ 이윤경
아이들은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작은 차, 작은 비행기, 작은 집과 함께 보낸다. 그들은 아마 그런 모형들을 통해 현실을 대입하고 또 배워가고 그럴 것이다. 그래서 장난감은 실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비현실적인 물건이지만 아이들에게는 매우 현실적인 그런 물건일 것이라 짐작한다. 그러한 장난감의 작고 작은 내부의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어른들의 공간이 그들의 일상을 품어내듯이 아이들의 작은 공간에도 실제로, 혹은 상상으로 나름의 일상이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이면서 어쩌면 비현실적인 것처럼 느껴지는 작은 공간들의 모습을 담아내고자 하였다. ■ 이지원
나의 작업은 대부분 엉뚱한 상상에서 비롯되어 논리로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시각적 요소가 아닌 언어로 드러내고 설명함에 있어 늘 불편한 마음이 앞선다. 본인의 작업은 기본적으로 단순하지만 엉뚱한 상상에서 출발하여 발전해나가는데 막상 명쾌하게 설명하려고 하면 할수록 미로에 빠져드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이 이번 시리즈 작업으로 이어졌다. 동물 형상을 만드는 과정 중에 불현듯 꼬리만 있는 말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머리가 없이 갈피를 못잡고 맴도는 말이 본인의 지금 상황과 연관되어 떠오른 것이다. 그리하여 「머리없는말-꼬리말」이란 제목의 이번 작업이 시작되었다. ■ 황희정
Vol.20091026f | 일상의 상상, 상상의 일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