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ud – Cuckoo – Land

이소영展 / LEESOYUNG / 李昭姈 / video installation   2009_1027 ▶ 2009_1113

이소영_Cloud-Cuckoo-Land_영상설치_2008~9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80822g | 이소영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9_1027_화요일_06:00pm

후원_서울시_한국문화예술위원회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11:00pm

호기심에 대한 책임감_gallery, curiosity 서울 종로구 부암동 254-5번지 Tel. +82.2.542.7050 www.curiosity.co.kr

클라우드-쿠쿠-랜드: 빼앗기는 것들 ● 내게 먼저 질문을 하자. "누군가가 당신에게서 무언가를 가져간다면 그들은 무엇을 가져가려고 합니까?" "아주 어릴 적 나는 동화 '인어공주'의 언해피엔딩(unhappy ending)에 크게 상처를 받은 적이 있었다. 수증기가 되어 날아간 인어공주의 최후에 낙담해 며칠 동안 잠을 못 이뤘고, 밤마다 천정을 보며 인어공주를 해피엔딩으로 각색하려고 노력했었다. 행복한 결말에 대한 상실감, 이것이 내가 기억하는 한 가장 오래된 빼앗긴 것에 대한 기억이다."

이소영_Cloud-Cuckoo-Land展_호기심에 대한 책임감_2009
이소영_Cloud-Cuckoo-Land_영상설치_2009
이소영_Being Deprived_설치_2009

누군가가 당신에게서 무엇을 가져간다고 하면 당신은 그들이 무엇을 가져간다고 생각하는가? 이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은 정신, 신체, 가족관계, 사랑, 영혼, 시간, 검열, 역할, 선택, 인권, 지문, 장난감 등 여러 가지 유/무형의 대답을 내놓는다. 인터넷에 중독되어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람, 여권을 발급해주지 않는 정부가 자신의 시간을 빼앗아가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 어릴 때 자신이 가지고 놀던 인형을 보모에게 빼앗겼던 기억이 있는 사람, 교회 신도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사람, 고3임에도 불구하고 가족에게서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학생, 이들이 말하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현상은 사소할지라도 내면 깊이 뿌리 박혀 있는 것이고, 현재 자신이 겪고 있는 최고조의 갈등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자신이 빼앗긴 게 있다면 그만큼 내가 타인에게서 빼앗은 것도 있지 않을까 라며 박탈의 상대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인상적인 대답은 결국 "판타지를 말하라는 건가요? 돈, 여자, 자동차, 국가, 권력?" 이렇게 반문하면서, 그러면서도 진정 원하는 것은 이런 것들이 아니라고 하는 한 남자의 말이다. 우리가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궁극적으로는 이룰 수 없는 판타지라는 것이다. 어찌 보면 인터뷰 다큐멘터리 같은 이 작업이 사실은 잃어버린 판타지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이다.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것이 결국 손에 잡히지 않는 판타지일 뿐이라는 것은 인터뷰이가 자신이 배경으로 선택한 이미지 속으로 결코 들어갈 수 없음에서도 알 수 있다. 인터뷰 배경 이미지는 작가가 사전에 준비한 무작위적 영상들 중에서 인터뷰이가 즉석으로 선택한 것일 뿐 인터뷰 내용과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등 뒤의 흐르는 물 영상을 가리키며 "이 이미지가 나의 생각을 대표한다"고 말하는 남자는 자신의 대답을 만져지지 않는 영상의 세계로 넘겨 버린다.

이소영_Cloud-Cuckoo-Land_영상설치_ 2008~9
이소영_Being Deprived_다채널 비디오_2008~9

그러면 빼앗긴 것에 대한 작가 이소영의 대답은 무엇일까? 그의 대답은 바로 우화와 같은 영상 「Cloud-Cuckoo-Land」(2009)가 가지고 있다. 구름 속 뻐꾸기 나라, 즉 몽상의 세계를 뜻하는 제목의 이 작업은, 여러 차례 퍼포먼스와 비디오 작업을 통해 작가가 반복적으로 다루어 온 결코 만나지 못하는 현실과 판타지라는 두 세계에 대한 작가의 불안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욕망하는 판타지에 대한 작가의 은밀한 이야기이다. 「Mermaid project 1」(2002), 「Crossbreeds」 (2003~2004), 「꿈꾸는 자들의 연인」(2006) 등의 작업에서 작가는 지속적으로 동화 속의 모티프를 가져다 썼다. 동화는 한 개인의 생애에서 가장 일찍 접하게 되는 상상의 세계로의 안내자로, 인물, 배경, 이야기 등 여러 가지 요소와 장치를 통해서 상상의 세계를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를 통해 의식 아래 깊숙이 자리 잡은 판타지를, 우리는 성인이 된 후에도 끊임없이 환기하면서 그곳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그러나 우리의 상상력의 세계일 뿐 결코 돌아갈 수 없는 곳이다. 이소영은 어릴 적 다락방 구석에서 동화를 읽다가 빨려 들어갔던, 마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빨려 들어간 토끼굴 구멍 같은, 클라우드-쿠쿠-랜드로 가는 구멍을 끊임없이 다시 찾고 있다. 하지만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돌아온 그에게 어린 시절 클라우드-쿠쿠-랜드로 가는 통로는 거의 단절된 것 같다. 구름, 모형 닭, 살아있는 닭― 이들은 모여서 작가의 '클라우드-쿠쿠-랜드'를 이루나, 결코 한곳에서 만날 수 없는 영원히 경계를 갖는 상상의 세계일 뿐이다. 작가는 비디오 화면을 분할, 병치함으로써 그 경계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는데, 이는 어린 시절의 클라우드-쿠쿠-랜드에 결코 도달할 수 없음에 대한 작가의 좌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형 닭들 사이로 돌아가고 있는 팔랑개비는 시공간적인 단절을 넘어 끊임없이 어릴 적 판타지―클라우드-쿠쿠-랜드―를 향해 달려가는 작가의 모습인 것이다. 그는 외친다. "깃이 있는 셔츠와 멜빵바지, 그리고 장화를 신자!" ■ 이성휘

Vol.20091025d | 이소영展 / LEESOYUNG / 李昭姈 / video 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