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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1028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공휴일_01:00pm~07:00pm
사이아트 갤러리_CYART GALLERY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Tel. +82.2.3141.8842 cyartgallery.com
시간, 공간, 이미지 그리고 진동 ● 작가 권아람은 미디어를 이용하여 작업을 해왔다. 그가 미디어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 세계가 모두 진동하는 것들로 이루어졌다고 말하면서 이때 이미지는 진동하고 흘러가는 존재와 달리 이미지에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과거 기록과 의도하지 않은 감정과 같은 것들을 관찰하게 만든다고 설명한다. ● 이렇게 작업과정에서 미디어를 통해 자기 자신과 세계를 성찰하고자 하는 작가가 주목하는 것은 진동이다. 진동이라 함은 물질을 구성하는 물체에 있어서 그것을 구성하는 전자기파로부터 시작하여 모든 생물체 움직임의 근저에 기반이 되는 양태라 할 것 이다. 물론 생물체뿐만 아니라 우주의 모든 체계가 움직임과 진동의 상황 속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은 인간이 그 원인을 알기 힘든 신비의 영역에 해당하기에 논리적으로 쉽게 설명하거나 언급하기 힘든 부분들이다. 그럼에도 작가 권아람은 이곳에 시선을 두고 이미지의 궤적을 좇아가며 존재와 세계의 의문에 대해 학자나 구도자처럼 진지한 탐험을 해나가고 있다.
진동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에너지의 흐름이 있다는 것이며 이때 어떤 식으로든 신호를 발생하게 된다. 음파든 광파든 전자기파든 그것들은 매체로서 어떤 것을 전달하거나 그 자체가 물리적 에너지를 갖기도 한다. 작가는 미디어를 다루면서 진동이라는 현상에서 파생되는 시그널들 뿐 아니라 동시에 그 본질자체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을 감상할 때 느끼게 되는 것은 그의 시선이 이미 미디어 자체를 넘어 존재와 의미의 세계에 다다르고자 하고 있다는 점이다. ● 그가 시간을 분절하거나 분절된 이미지를 시간적으로 재배치하는 것은 이미지가 생성하는 공간과 창출된 시간성 사이에서 위치한 존재들이 설정되게 만드는 컨텍스트의 구조 방식을 포착하여 그 생성 원리를 분석해내기 위한 장치라고 말 할 수 있다.
진동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물질적 공간에 시간을 베이스로 하여 구성된 개념이다. 그런데 작가는 이 진동이라는 방식이 물질과 시간에서 뿐만 아니라 인간과 세계, 신체와 정신의 관계항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이미지의 궤적들과 시간의 순차적 구조 간에 교차하거나 치환시키는 가운데 창출된 시공간 속에서 보여주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각 관계항의 진동들이 상호간 반응하고 관계 맺는 방식을 관찰자적 위치에서 고찰하거나 개입하여 결국 이 매체적상황과의 반응과정에서 매체자체를 고찰하고 매체가 지시하는 세계의 구조까지를 알아내는 메타 존재론적 분석을 시도를 수행하고자 하는 것이다. ● 일련의 작업 과정이나 내용들은 상당히 난해하고 복잡한 부분들이다 그럼에도 작가는 단순히 자신의 일상적 이미지들 포착하되 스캐너와 영상프로그램 등으로 재구성하여 상상적 공간속에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영상들 속에서 작가는 분절된 공간과 공간이 서로 시간적으로 역전되거나 서로 간 간섭 작용으로 재구성된 시간 축 속으로 시선을 끌어들여 관객과 다시 반응하고자 하는 것이며, 이러한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지속적이고, 확장적인 진동 작용의 상호반응을 실험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매체와 작가 간에, 물질과 정신 간에, 그 밖에 각 영역의 주체와 타자 간에 발생되는 -작가가 주제로 다루기도 했던-「공진화 coevolution」의 현장을 작업 속에서 발견 해내고 반응(진동)하고 대화를 시도해 본다면 한 층 더 그의 작업을 깊이 있게 알아가며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승훈
'미디어'는 시대정신과 잡동사니 생각들이 비벼지는 관념적 공간이다. 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관계에 대한 정의를 다시 쓸 수도 있고, 진실과 허구를 구별할 수 없도록 통치하는 재주도 배운다. 미디어 아트는 비디오 아트, 컴퓨터 아트, 멀티미디어아트, 디지털아트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처럼 기술로서의 예술이라는 특징과 함께 인터렉티브 아트, 뉴미디어 아트처럼 기술을 통해 행할 수 있는 새로운 특성들을 드러내는 대명사이기도 하다. ● 내 작업은 바깥을 두드리는 내부의 진동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존재하는 세상은 모두 진동하는 대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물과 식물은 물론 돌이나 전자제품, 책상과 같은 사물들은 모두, 단 한 순간도 정지해 있지 않은, 진동하는 대상이다. 나는 진동하는 한 유기체로서의 개성에 중점을 두어 의도적인 말을 하기보다는 작업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내재적 에너지가 만들어내는 진동에 집중한다.
이 진동은 당연히 음악이며 빛의 파동으로 우리 눈에 보이는 형상 그 자체이기도 하다. 가장 흥미를 두는 점은 내가 어떤 진동이고, 다른 진동들과 어떻게 반응하며, 어떻게 관계하고 있는가라는 점이다. 즉 형상보다는 파동의 중심에 내재한 관념에 흥미를 두는 것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발현되는 작품의 이미지는 존재 자체보다 더 많은 서사를 담고 있다. 현실에서의 나는 진동하며 흘러가고, 사라지는 존재라면 이미지 속의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과거의 기록과 내가 의도치 않은 순간적인 감정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어, 끊임없이 나를 매료시키며, 이렇게 행동하고 매료되는 나를 관찰하지 않을 수 없게 이끈다. 이러한 자화상은 2006년부터, 디지털 스캐닝 과정을 통해 작업해왔다. 이변성과 함께 순간마다 다르게 복제되는 나는, 스캔될 때마다 다른 이야기로 담기고 마치 무대 위에서 나를 위해 연기하는 것과 같은 착각을 경험한다. 하지만 거울을 보는 것이 내가 나를 보기 위한 것이라면 스캔 작업은 내 자신을 포함한 타인이 볼 수 있도록 시각적 결과물로 만드는 작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행하는 거울보기와 스캔하기는 묘한 공범의식을 공유한다. ● 결과적으로 이 과정에서 매체는 나를 포착하는 수단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하지만 반복된 스캔 작업을 하는 동안 얻어지는 우연적인 이미지들, 즉 스캔하는 순간의 움직임으로 변형되는 이미지는, 진동에 대한 내 주장의 증거와도 같이 진동의 형상화를 쉽게 거든다. 「거울 속으로 in the mirror」나 「공진화 coevolution」, 「손가락 꽃 finger flower」 「성찬聖餐 eucharistia」등은 모두 시간과 움직임을 통해 신체의 변형을 조작한 스캐닝 이미지들을 동영상화 한 작업이다. ● 작가로서 나는, 한 우주로서 존재하는 나 자신을 관찰하고 기록하며 매체의 진동과 내 내면의 진동의 일치를 추구하며, 삶의 의미를 알고자 노력한다. ■ 권아람
Vol.20091022j | 권아람展 / KWONAHRAM / 權雅嵐 / 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