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1017_토요일_03: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아트팩토리_ART FACTORY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134번지 예술마을 헤이리 Tel. +82.31.957.1054 www.artfactory4u.com www.heyri.net
땅에서 놀다 ● 게오르그 짐멜(Georg Simmel)은 현대인이 앓고 있는 질병 즉 정신적인 공황상태의 원인을 상실한 고향에서 찾고 있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실제로 고향을 상실한 사람은 없다. 그러나 여기서 고향은 어떤 지정학적 장소가 아니다. 어른이 되기 위해 포기해야 했던 것들, 인류가 문명화를 겪는 과정에서 퇴화된 것들, 도덕과 윤리의 미명 하에 억압된 것들, 합리와 이성의 이름으로 금기와 터부의 족쇄가 채워진 것들, 언어의 제국 바깥에 거주하는 것들, 신성과 악마, 정신과 영혼, 자연과 미신, 욕망과 무의식, 원형이나 원형질 같은 소위 타자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여기에 놀이 역시 예외일 수 없다.
놀이는 문명이 신성시하는 노동에 대립되는 것으로서, 문명의 관점에서 볼 때 철저하리만치 무용한, 심지어 해롭기까지 한 사회악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정작 삶을 의미 있게 해주고 풍요롭게 해주는 것은 다름 아닌 이런 놀이로부터 나온다는 점에 삶의 아이러니가 있다. 그리고 그 한 갈래가 상상력, 환상과 환영, 판타지와 일루전이 샘솟는 원천이기도 한 예술이다. 결국 유아는 어른이 상실한 것들의 원형이면서, 이와 동시에 예술의 원천이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놀이가 이를 가능하게 해준다. 실제로 피카소는 어린아이처럼 그릴 수 있게 되기까지 그토록 이나 많은 세월이 필요했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여기서 어린아이는 어린아이 자체로서보다는 일종의 무법의 경지, 초월의 경지, 순수의 경지, 상실한 원형이 회복되는 경지에 대한 (전 혹은 탈)문명사적 비전과 그 계기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장두일의 그림은 잘생긴(?) 백자보다는 못생긴(?) 분청자기의 질감을 닮았다. 그 만큼 소박하고 질박하고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그러면서도 그 이면에 두텁게 내려앉은 시간의 지층을 함축하고 있어서 퇴색되고 탈색된 고분벽화를 보는 것 같고, 그 표면에 낙서가 된 우둘투둘한 벽면을 보는 것 같다. 특히 일정정도 양식화된 모티브가 고분벽화의 전형적인 형식을 환기시키고, 평면화의 경향성이 전통적인 민화와의 영향관계를 떠올려준다. 흡사 문명의 시계를 거꾸로 되돌려놓은 것 같은 일련의 그림들이 문명이 억압한 놀이의 세계에, 그 지고지순하고 순진무구한 세계 속에 빠져들게 한다. (14회 개인전 서문) ■ 고충환
Vol.20091019a | 장두일展 / CHANGDUIL / 張斗一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