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ound Nature 어딘가의 풍경

김정수_정영진展   2009_1028 ▶ 2009_1103

김정수_비상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마커_117×91cm_2009

초대일시_2009_1028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목인갤러리_MOKIN GALLERY 서울 종로구 견지동 82번지 Tel. +82.2.722.5066 www.mokinmuseum.com

김정수 ● 머무르는 것, 길을 걷는 것, 산을 넘는 것, 광야를 달리는 것... 삶의 문제는 한 맥락 속에서의 여러 모습으로 드러난다. 마치 어떤 목적지를 두고 여행하는 여행가의 모습과 그가 만난 풍경처럼 말이다. ● 삶의 여정 중에 만나는 풍경들은 어떤 모습일까? 본 적이 있거나, 그러나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는, 놀라움을 줄 정도이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질지도 모를, 거시적이면서도 미시적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함께 존재하는 그런 신비를 품은 모습이 아닐까? 내 삶의 과정에 있는 다양한 풍경들이다.

김정수_Re-birth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마커_지름 51cm_2009 김정수_정상과 측면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마커_지름 51cm_2009

나는 소재인 자연과 식물이 실재에서의 이름과 의미를 벗어버리고 새로 등장하여 인식의 확장된 장소에 머무르길 원한다. 그것들은 현실에서 객관적으로 표명되기는 불가능하지만, 신비의 영역에서는 확신과 확실성을 품은 존재로 떠오를 수 있다. 내가 표현하는 꽃잎과 줄기, 산의 모습은 내가 새로이 명명한 존재이자, 여정 속에 풍경의 한 조각이며, 내가 밟는 길의 모습이다. 그것들은 모두 한 맥락에서 조화를 이루는 관계의 고리인 셈이다.

김정수_Accompan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마커_130×162cm_2009

"미래의 어떤 목표만을 위해서 사는 삶은 깊이가 없다. 산의 정상이 아니라 산의 측면이 생명을 유지시켜 준다. 바로 여기서 생물이 자라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상이 없다면 측면도 없다. 측면을 '규정해 주는 것'은 바로 정상이다." 라는 로버트 퍼시그의 말처럼 나의 그림은 삶의 최종목표로 가는 과정 중의 풍경, 즉 산의 측면이며 내 그림의 이미지 또한 삶의 여정 중의 어디쯤에 속할 생생한 풍경이다. 나는 오늘도 산의 측면을 걸으며 정상의 빛을 바라본다. ■ 김정수

정영진_파숲_한지에 채색_131×162cm_2009

정영진 ● 얼핏 작품들을 처음 바라보았을 때, 그림 속의 이미지들은 우리의 기억에 익숙하게 자리잡은 '자연의 풍경'으로 마주 서 있다. 하지만 한발 가까이 정영진의 시선을 훔쳐 그 풍경들을 살펴보자. 우리는 금새 그것이 흔히 바라보는 창 밖, 혹은 저 멀리 숲 속 대자연의 풍경이 아닌 우리의 일상에 들어온 식물의 일종(-파, 버섯, 혹은 감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아파트 부엌에서 나뒹구는 파와 감자 따위 식물들로부터 정영진은 하나의 오롯한 '풍경'을 발견해내며, 작품을 통해 그녀만의 '풍경'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정영진_눈꽃팽이_한지에 채색_116×91cm_2009
정영진_파_한지에 채색_52.8×32cm_2009 정영진_쟉별감자_한지에 채색_116×91cm_2009

파의 싱싱한 줄기들은 넓은 한 폭의 화면을 빽빽하게 가득 채워 숲을 이루고, 관람자에게 마치 그 사이를 거닐 듯한 상상을 부여한다. 하나하나 섬세하게 관찰된 감자들과 그것이 올망졸망 모여 있는 이미지들은 마치 강물에 발을 담그고 조약돌들을 내려다보듯 차갑게 일렁이는 우리의 공감각을 일깨운다. 또한 그녀는 작은 버섯들에 대한 관찰로부터 포근하게 눈이 덮인 바위, 설산의 따스한 풍광을 이끌어낸다. 화려한 색이나 필선 대신 오롯이 대상에 집중하는 잔잔한 작가의 시선으로 채워진 이번 전시의 그림들은 집안 한구석 일상에서 펼쳐지는 그녀만의 섬세한 상상의 문을 통한 '어딘가의 풍경'으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 임수진

Vol.20091018j | Around Nature 어딘가의 풍경-김정수_정영진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