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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1020_화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pm~06:00pm / 월요일 휴관
한데우물문화공간 갤러리 GALLERY HANDEWOOMUL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남창동 23번지 대민빌딩 B1 Tel. +82.10.4388.2785 cafe.daum.net/suwonartstreet
최세경이 작품 속에 담아내는 '몸의 언어'는 다분히 감정과 교류하고 반응하는 몸의 언어들이지만 상황에 반사작용적인 상태나 즉발적인 감정의 진폭을 훌쩍 넘어서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가 표현하는 몸은 화면 안에 비스듬히 서 있거나 주저앉아 있는 포즈들이 대부분으로 '동작태'의 것이기보다는 '지속태'의 것이기 때문이다. 걷고 있는 형상의 인물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 역시 동작태의 것이기 보다는 지속태의 것으로 읽혀진다. 단순한 동세의 반복이 지속태의 것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반복 재생산되는 지속태는 그녀의 몸의 언어를 수동적이고 자조적인 상태로 보이게 만들지만 한편으로 그것은 즉발적인 반응의 언어로부터 상념적인 반응의 언어로 이동시켜 심지어 명상의 단계에 이르게 할 만큼 곱씹어보게 하는 메시지의 진폭을 담아내게 만든다. 그것은 '컨텍스트적(contextual) 몸의 언어'를'텍스트적(textual) 입의 언어'로 관계 짓는 과정을 건너뛰게 하고'실존적(existential) 사유의 언어'로 확장시켜내고 있기 때문이다. 즉, 최세경이 표현하는'몸의 언어'는 타자와 소통을 실천하고자 끊임없이 시도하는 '입의 언어'라기 보다는 자신의 실존적 존재 의식에 질문을 계속 던지는 '사유의 언어'이다. 그녀가 드로잉에 담아내는 '몸의 콘텍스트적 반응'이란 실상 구체적인 현실계에 반응하는 몸의 언어라기보다는 실존적 상황에 반응하는 몸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최세경은 작업의 양식이 변모하는 가운데서도 오랫동안 드로잉 작업을 병행해 오면서, 무심한 상태로 자신의 발화행위를 백지 위에 지속적으로 쏟아 붓고 자신의 표현의지를 가감 없이 드러내면서, 자신의 작업 방향을 꾸준히 모색해왔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드로잉이 아예 작업의 전면으로 나선 셈이다.
그녀의 인물은 하나의 몸체에 팔다리가 여럿 중첩되거나 포즈를 변형시키기도 하면서'한꺼번에 여러 말'을 한다. 그녀의 작품을 대면하는 관자 역시 특별히 무엇인가 꼬집어 이야기를 하지 않는 작가의 독백을 통해서 여러 말을 듣는 경험을 한다.
화면 안에 큰 형상으로 구겨지듯이 들어찬 그녀의 인물들은 때로는 머리가 없고 때로는 팔다리가 여럿인 식으로 성징의 구별이나 몸의 구체성을 결여한 비현실적인 인간들이지만 이 허구적 인물들은 '여러 말을 할 줄 아는 몸'의 언어를 모색하는 그녀의 창작의 주제의식과 관련하여, 오히려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인간의 정체성을 모색하기에 적절해 보인다. 그것은 마치 기관 발생 이전의 근원적 인간상이자 성별 이전의 인간 본성에 관한 연구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최세경의'몸의 언어'』展 서문 발췌) ■ 김성호
인간은 불완전체이다. 인간은 완전하지 못한 자신을 완전체로 향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불안을 해소시키려한다. 표면적인 안정과 정신 또는 감정적인 불안은 그 내부에 항상 공존하며 혼란을 만들어 낸다. 혼란은 모순을 만든다. 안정과 일탈은 양면성의 근원이다. 인간은 아주 많은 말을 한다. 입으로 말하고 표정으로 말하고 몸짓으로 이야기 한다. 아주 많은 말을 하면서도 말을 듣지 않는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홀로 존재한다. 관계를 맺으며 소통이 이루어지지만 그 과정엔 불협화음이 존재한다. 인간의 신체는 완벽함을 추구하고 있지만 감성적인 부분은 나약하기 짝이 없는 존재가 아니던가! 얕은 깊이감에 좌절하고, 원활 하지 못한 인간관계를 실감하고, 더욱 내부로 들어간다. 깨쳐 나오지 못하고 자유롭지 못하다. 후회하고, 뻔뻔해지고, 도망가고, 안주하고... 공허 하다. 더욱 의심하고 외로워한다. 하지만, 넘치는 행복과 늘어지는 여유로움은 소위, 예술을 할 수 없다고... 창조적인 영혼의 소유자라면 움직여야 한다. 더 자유로워지기 위해 맞서야 한다. 한정적으로 만드는 지식들과...
인간의 몸이 말을 하고 표현의 시작은 선線이다. 몸의 곡선으로, 몸의 움직임으로, 몸의 형태로 이야기한다. 인간의 입에서 나오는, 상상의 폭을 제한하는 언어와는 달리 인간의 몸은 한꺼번에 여러 말을 할 줄 안다. 표현하는 몸의 언어가 다양하다. 그것을 읽는 눈도 여러 길이 있다. 인물의 형상을 단순화시키거나, 생략하거나, 왜곡하거나, 선線에 감정을 담아 표현한다. 선線의 자유로움과 반복성으로 인체의 감성을 강조한다. 얼굴 없는 자의 형상, 변형된 인물상, 왜곡된 형태 - 탈골된 어깨, 툭 불거진 관절, 비정상적인 손과 발...등은 인간의 여러 감정을 극대화한다. 눈이 쫒고, 손이가는대로 그린다. 형상과 자세와 행위에 집착하고, 눈의 만족을 믿는다.우울하면서 유머러스하다. ■ 최세경
Vol.20091017i | 최세경展 / CHOISEKYUNG / 崔世敬 / 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