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1007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관훈갤러리_KWANHOON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5번지 Tel. +82.2.733.6469 www.kwanhoongallery.com
배동호 작가의 작업은 그라운드액이 도포된 스테인리스 표면을 드로잉이라는 행위로 상처를 내고 이를 부식시키고 더 이상의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표면 처리를 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과정은 빛이 각막과 망막, 시신경을 통해 대뇌에 있는 기억저장고에 저장되는 생물학적 경로와 매우 흡사하다고 볼 수 있다. 작가가 경험했던 상황이 피사체라면 드로잉은 강한 이미지를 저장하게 되는 잔상과도 같다.부식은 이러한 잔상이 각인되기 위한 충격과 자기반성이며 스테인리스 는 작가의 기억저장고인 셈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고독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수많은 사람들과 섞이면서 매일같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는 현대인에게 '고독'은 문명의 끊을 잠시 놓아버리는 짜릿함을 꿈꾸기도 한다. 「검은 풍경」 시리즈는 작가기억 저장고에 기록된 산수이다. 차갑고 질긴 성질의 금속에 자신이 동경하는 그러나 현존하지 않은 풍경의 산수이다. 일렁이는 듯한 식물의 이미지, 또는 들에 드러누워 바라보이는 하늘은 이미 그 색을 잃어버린 듯한 단색의 풍경화이 다.
홉스는 일상적 경험을 끌어들여 우리 모두 전적으로 이기적이고 우리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타인을 이용하려 한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현대문화에서 예를 들어본다면 "인터넷에서 사용되고 있는 비밀번호나 통장의 비밀번호를 결정할 때, 나는 내 주변의 가깝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결국 우리는 일상생활에 있어서 우리는 서로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또한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자기보존이 무엇보다 우선이며 우리 의 자연적 욕구 그 자체는 선악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결국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이기적 욕구, 자기집착에 대한 비난보다는 그러한 사실을 반영하고 합리적 자기이익의 추구가 옳다고 보고 있다. 작가는 「내부 고발자」를 통해 다양한 현대인(우리들)의 모습을 고발한다. 감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보이지 않는 개조된 정신의 소유자, 차가운 현대사회의 틀에 갇혀 지내는 현대인과 외부로부터 스스 로를 단단히 고립시키고 있는 현대인을 고발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회는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신념, 생활양식과 기호, 취미 등이 다양한 반 면에 공통된 분모는 감소하고 대립의 갈등적 요소가 증가한다. 개개인의 감성과 개성은 발달하지만 함께 같이 나눌 수 있는 공통적 관심을 함께 나눌 사람을 찾기 어려워진다. 게다가 자본주의가 주도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정신적 가치보다 물질적 가치가 강조됨에 따라 진정한 인간관계가 이루어지기는 어려우며 인간성 회복 이후에도'고독'은 꿈에서나 등장하는 「검은풍경」일 뿐이다. 작가의 작품 「관계-사람과 사람」에는 다양한 인상과 환경을 암시한다. 부정합적이고 거친 수 직구조의 관계의 대립과 단절을 보여주며 동그란 원안에서의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며 인간과의 관계 뿐만 아니라 다른 종의 생명과 폭넓고 다양한 관계를 보여준다. ■ 이원호
Vol.20091013a | 배동호展 / BAEDONGHO / 裵東浩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