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일의 사막: 빛의 흔적

김우일展 / KIMWOOIL / 金宇日 / photography   2009_1023 ▶ 2009_1112 / 일요일 휴관

김우일_No.1_디지털 C프린트_240×160cm_1994

초대일시_2009_1023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서미_GALLERY SEOMI 서울 종로구 가회동 129-1번지 Tel. +82.2.3675.8232

김우일의 사막: 빛의 흔적 ● 김우일은 광고 사진 작업을 주로 해왔던 사진가이다. 1971년 졸업 후, 충무로에서 상업 광고 사진을 시작했는데, 화장품 회사, 제과 회사 홍보실 등을 거치며 다양한 제품들의 광고 사진을 찍었다. 과자, 아이스크림, 껌에서부터 인물이나 공장 사진까지 여러 가지 사진 작업을 했었지만, 어느 순간 광고 사진 작업이 가진 한계와 거기에서 오는 답답함을 느꼈다. 여러 사람들과의-예를 들면 광고 기획자, 디자이너, 카피라이터, 광고주 등- 협의를 거쳐 진행되는 작업 과정은, 사진가로서 자신만의 사진을 만드는 과정과는 일정 부분 배치되었기 때문이다. 지금과는 달리 광고 사진에서 작가의 크리에이티브한 면모를 발휘하기란 당시의 현실상 어려운 일이었던 것이다. ● 김우일과의 만남은 작가 최정화의 소개로 전시를 함께하면서 시작되었다.

김우일_No.2_디지털 C프린트_140×180cm_2007
김우일_No.3_디지털 C프린트_140×180cm_2007

『싹』 이라는 전시로, 지금의 아트선재센터가 만들어지기 전, 원래 그 자리에 있던 집들을 이용한 전시였다. 아트센터를 새로 짓기 전, 비어있던 장소를 이용하여 만든 그룹전으로 그가 찍은 돼지 머리 사진을 전시하였다. 돼지 머리는 '고사'를 지낼 때 중요한 요소로 사용된다. 새로운 시작을 암시하는 리츄얼한(ritual) 의미를 갖는 돼지 머리를 찍은 작업은 새로운 아트센터의 시작을 그리고 새로운 장소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를 갖는다. ● 이후로 그와 다시 전시할 기회를 갖지 못했지만 이따금 만나면서 그의 여행이야기를 듣곤 했다. 스키나 보드 타기를 즐기는 그는 여러 지역을 여행하면서, 일이기 때문에 찍는 사진이 아닌 사진을 찍기 위한 사진을 시작하였다.

김우일_No.4_디지털 C프린트_140×180cm_2007

미국 여행 중 우연히, 그는 콜로라도주의 사막을 찍게 되었다고 한다. 콜로라도의 사막은 여느 평평한 사막과는 달리, 주위에 많은 산맥을 닮은 굴곡이 많은 모양새였다. 그는 이곳에 머무르며 해가 넘어가는 순간을 기다렸다가, 사진으로 담았다. 빛이 만들어내는 사막의 모습, 그 순간 순간 보이는 사막의 모습을 기록한 작업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사막 사진들을 전시하며 『바다』라는 제목을 붙였다. 물 한방울 찾을 수 없는 사막은 물, 그 자체인 바다와는 전혀 다른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곳에서 모래와 빛이 가득 넘실거리는 바다를 본 모양이다.

김우일_No.5_디지털 C프린트_60×80cm_2008
김우일_No.6_디지털 C프린트_60×80cm_2008

그는 사막에서 여러 가지 모습을 발견하였다. 그가 발견한 사막은 사진가, 김우일이 발견한 사막의 모습들로 그의 기억 속에 있는 순간들의 다른 모습들이다. ● 그에게 사막의 의미를 물어보았지만 분명한 대답을 듣지는 못했다. 그가 보여주려는 건 사막 그자체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에게 사막의 의미를 언어로 물었던 것이 잘못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막에서 빛에 의해 무엇인가를 보았던 찰라, 그는 자기 자신을 보았을 것이다. 순간에 보이는 모습은 그가 살아온 여정의 순간들이자 앞으로 자신이 살아내며 추구해야 할 삶의 모습이기도 하다. ● 그는 자유를 추구한다. 그가 광고 사진 작업을 하면서 찾으려했던 자유는 항상 그의 옆에 있었지만 그것을 알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 김선정

Vol.20091011c | 김우일展 / KIMWOOIL / 金宇日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