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에

김기영展 / KIMKIYOUNG / 金基永 / sculpture   2009_1007 ▶ 2009_1015

김기영_존재의 무게_고무, 철_165×70×50cm_2009

초대일시_2009_1007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09:00am~06:00pm

코사스페이스_KOSA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37번지 B1 Tel. +82.2.720.9101 www.kosa08.com/home

지금 우리는 욕망으로 가득한 사회에서 존재와 자아를 상실한 채 살아가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 '삶을 유지하는 동시에 자유를 꿈꾸는 사람들의 삶에 희망이란 과연 존재할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든다. 이번 작품에서는 바로 이러한 존재에 대한 직접적인 물음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 탯줄을 자름으로써 어머니[母]에 대한 의존적인 존재 의식을 더 이상 갖지 않을 것이라 믿고 살아가지만 결국 우리는 생의 시작이 인간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인간과 인간이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갖고 살아가지 않더라도 때로는 무의식적 연결성은 우리를 지탱해 주는 힘이 된다.

김기영_존재의 무게_고무, 철_170×80×50cm_2009
김기영_멍에를 지다_고무, 철_가변크기_2009
김기영_멍에_고무, 철_가변크기_2009

인간은 자신의 모습을 거울과 같은 것을 통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여 관찰하지 않는 이상 자신의 몸에 대한 실존적 확신을 갖고 살지는 못한다. 결국 감각에 기대어 몸을 이끌어내고 더 나아가 존재감을 이끌어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몸이라는 우리의 껍질적 형상에 대한 인지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심리적으로 이상에 대한 상실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현대에는 개인의 영역을 인정하고 개인 기호에 대한 보호성이 자아의식을 높여준다고 보지만 결국은 개인과 개인의 연결성을 거부하고 상호간의 소통에 있어서 맹점을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즉 메를로 퐁티가 말하는 인간이 신체적이고 감각적인 존재라는 것을 바탕으로 생각해 볼 때 서로에 대한 신체의 결부를 타자 지배적인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으며 자기중심적 삶을 이끌어 가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가운데 정신과 몸의 일체성을 잃지 않고자 발버둥 치는 인간의 모습이라고 볼 수도 있다.

김기영_멍에를 지다_고무, 철_가변크기_2009_부분
김기영_멍에_고무, 철_가변크기_2009_부분

이번 작품에서는 인체의 표면을 중심으로 형태의 마감적 변형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하였다. 그리고 개와 인간과의 교감적 특별성을 통해 설정적 전달의 매개체로서 개의 형상을 연결 지어 나타내고자 하였다. 개와의 교감적 특별성의 본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선택적 판단에 의해 따르게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개는 인간과 생체적 연결성은 없지만 존재적 의미에서 동질성이 느껴진다. 의미전달로 인해 파행되는 다양한 존재의 뿌리를 뻗어 나가지 못하고 모스 부호마냥 일방적 신호를 통해 인지하는 것이 개 자신의 타당성을 부여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서로에 대한 의존의 문제로 인하여 존재의식의 부재와 기회주의적인 인간의 의도성을 소외라는 의미로 몰아가고 있다. 그것은 존재에 대한 의문과 부재적 상실감을 표피의 불확실성으로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의 진실적 소외성을 표현함으로써 의미전달의 통로를 봉쇄하여 존재의 지탱은 무겁고도 가혹한 것임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 김기영

Vol.20091004b | 김기영展 / KIMKIYOUNG / 金基永 / sculpture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