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의 빛 Light of Landscapes...

윤영경展 / YOUNYOUNGKYOUNG / 尹英京 / painting   2009_0923 ▶ 2009_0929

윤영경_풍경의 빛 Light of Landscapes..._장지에 수묵담채_24×56.5cm_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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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_GANAART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19번지 1층 Tel. +82.2.734.1333 gana.insaartcenter.com

사실적 추상으로서의 풍경 ● 윤영경은 한국의 풍경을 그린다. 동양화의 전통적인 기법, 즉 수묵(水墨) 담채(淡彩)를 사용한 과감한 얼룩들을 묘사함으로써 화면 전체에 추상적인 감정을 담아내는 것이 주된 방법이라면, 여기에 더하여 얼룩들의 사이사이에 현대의 한국 도시들을 그려 넣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도시의 풍경은 멀리서 본 것으로, 명확하게 도시의 바깥에서 바라본 관점임을 알 수 있다. 작가는 이 이미지들을 묵선(墨線)이 아닌 펜화로 그리고 있다.

윤영경_풍경의 빛 Light of Landscapes..._장지에 수묵담채_140×107cm_2009
윤영경_풍경의 빛 Light of Landscapes..._장지에 수묵담채_147×210cm_2009
윤영경_풍경의 빛 Light of Landscapes..._장지에 수묵담채_147×210cm_2009

그 첫 번째 이유는 붓을 이용한 부드러운 선묘로 도시를 이루는 선들의 세밀함과 객관성을 기록하기 어렵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펜 잉크로 그려진 이미지의 전사(轉寫)가 만들어내는 고유의 건조한 느낌을 얻기 위한 것이다. 전사의 과정에서 잉크의 뚜렷하고 날카로운 필선들은 간혹 흐릿해지거나 혹은 번지듯이 무뎌지기도 하는데, 이것이 도시를 표현하는데 있어 깊은 감정을 담아내는 역할을 한다. 그것은 마치 먼 곳에서 도시를 바라볼 때 공기의 흐름이나 습기에 의해, 혹은 시선이나 감정의 흔들림에 의해 풍경의 세부들이 고르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 현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미지의 복사(複寫)가 만들어내는 의도적인 해상도(解像度)의 저하(低下)는 이미지를 그것의 원본을 끊임없이 떠올리게 하는 일종의 그림자 같은 것으로 변환시킨다. 결국 그러한 과정의 반복은 원본의 추상화(抽象化)로 이어진다.

윤영경_풍경의 빛 Light of Landscapes..._장지에 수묵담채_78×359cm_2009_부분
윤영경_풍경의 빛 Light of Landscapes..._장지에 수묵담채_78×359cm_2009
윤영경_풍경의 빛 Light of Landscapes..._장지에 수묵담채_39×43cm_2009

풍경화는 다른 장르와 달리 멀리서 본 넓은 공간을 다룬다. 그것은 특정한 시점을 상정(想定)하는 것으로, 인간의 관점일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신(神)과 같은 존재의 시점을 상상한 것이기도 하다. 동양화의 풍경에서 시점은 관념적인 것으로, 이에 따라 사실적인 원근 대신 다소 추상적인 공간의 전개가 이루어지게 된다. 윤영경의 풍경은 실경이므로 사실적인 원근에 의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간과 여백의 추상화는 시점의 추상화를 떠올리게 한다. 서구의 풍경화 역시 사실적인 원근법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바라보는 이의 시점이 구체적인 인물의 것에 한정되지 않는다. 그것은 결국 그린 이의 시점이자 그 풍경을 바라보는 관객의 시점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풍경화는 다른 장르와 달리 가장 사실적인 그림에 있어서조차 대상과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의 관계를 다루는데 있어 가장 추상적인 형식의 미술인 것이다. 윤영경의 풍경은 바로 이러한 역설을 잘 보여준다. 그것이 구겨져 낡아버린, 오래된 기억을 담고 있는 종이 위에 그려져 있다. 그 풍경은 현재의 시간과 공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닌 일종의 영원히 기억된 어떤 순간의 기록처럼 보인다. 동시에 색채와 물감의 흔적들은 그것에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독자성을 부여한다. 현대 한국의 도시의 풍경은 더 이상 도시에 대한 것이 아닌 그것이 자리 잡고 있는 시간에 대한 기술이 된다. 그것은 배경이자 주제이며 가장 사실적인 추상의 기록인 것이다. ■ 유진상

Vol.20090929e | 윤영경展 / YOUNYOUNGKYOUNG / 尹英京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