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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0926_토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10월1일~5일 휴관
스페이스 함_space HaaM 서울 서초구 서초동 1537-2번지 렉서스빌딩 3층 Tel. +82.2.3475.9126 www.lexusprime.com
별이 빛나는 도시 ● 나의 수줍은 램프를 격려하고 광대한 밤이 그 모든 별들을 켠다. (타고르) 한낮. 북적대는 인파와 자동차의 크락숀 소리로 번들거리는 도시에 마천루 레몬 빛 창이 걸리면서 어둠이 찾아온다. 아스팔트 위로 이글거리던 열기는 도시의 밤 속으로 사그라지고 밤은 고요하게 깊어진다. 작가 강은구는 그의 작업실에서 이렇듯 도시의 밤을 만들어간다.
세 번째 개인전을 갖는 작가의 설치 작업들을 감상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강은구의 도시 풍경들은 다중적 장치나 이유에만 근거하지 않고, 그의 일련의 「제철소의 밤」시리즈에서 생산될 법한 순수한 금속처럼 우리 앞에 감춤 없이 그대로 펼쳐진다. 늦은 밤 불 켜진 제철소 현장에 땀 흘리는 노동이 있듯이 그가 입주해 있는 수표동 공방에는 밤새 금속을 두드리는 소리와, 그의 노동과 노동하는 손이 있다.
강은구의 작업을 이루는 요소는 크게 금속과 조명, 즉 빛이다. 표면의 매끄러움과 차가운 금속성에도 불구하고 그가 만들어내는 도시풍경에서 온기가 느껴지는 이유는 작가가 도시를 바라보는 시각과 빛에 연유한다. 도시민들은 때로 그들의 삶의 현장인 도시의 삭막함과 비정함을 꼬집는다. 그러나 이른 아침부터 온갖 인간사의 장이 열리는 그 도시를 어찌 삭막함으로만 단정 지을 수 있겠는가. 도시는 소시민들에게 순백한 노동의 현장이고 쉼 없이 움직이는 생명체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의 주재료가 되는 금속으로 도시를 구획하고 그 속에서 건강한 노동과 삶의 리듬을 발견하는 것이다.
작품「별이 빛나는 도시」에서는 작가가 부여하는 빛의 역할이 적극적으로 드러난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금새라도 화면 밖으로 쏟아질 듯한 휘몰아치는 별빛이 있듯이, 강은구에게 별빛은 어둠이 내린 도시의 텅 빈 빌딩사이사이에 감춰진 빛들. 그 인공의 빛이 그것이다. 도시민들은 교외의 밤하늘에 높이 뜬 둥근달과 달빛에 젖은 산자락을 바라보며 그 자연의 펼쳐짐에 경외감을 갖으면서도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하고 하나의 연출된 무대로 의식하기도 하면서, 도심의 빌딩사이 밤하늘에 떠 있는 보석 같은 별에 오히려 안도감을 갖는다. 우리는 인공의 구조물에 걸린 별빛에 익숙해 있는 것이다. 어둠이 내린 무채색 구조물의 존재를 빛이 말갛게 감싸주고, 그 도시자체가 별이 되는 것이다. 작가가 그 어둠이 내린 도시 자체를 '별'로 인식하는 것은 단지 말갛게 비춰진 조명에 의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강은구는 그의 작업을 통해서 도시에서 살아 꿈틀대는 우리의 삶과 건강한 노동, 무수한 움직임, 경쾌한 리듬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 ...나의 수줍은 램프를 격려하고 광대한 밤이 그 모든 별들을 켠다.... 강은구의 수표동 작업실은 밤새 불이 켜져 있을 것이다. ■ 이경림
Vol.20090915j | 강은구展 / KANGEUNGOO / 姜恩求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