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0909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맥화랑_GALLERY MAC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 192번지 동부산 아트존 1층 Tel. +82.51.722.2201 www.gallerymac.kr
날개달린 즐거운 상상이 주는 유희적 풍경 ● "내가 사진에 붙잡아 두려는 것은 우리 눈에 보이는 있는 그대로의 풍경이 아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들판의 빛과 바람, 구름, 비, 안개이다. 최고로 황홀한 순간은 순간에 사라지고 만다. 삽시간의 황홀이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 中)
제주를 자신의 영혼보다도 사랑했던 사진작가 김영갑은 환상의 섬 이어도의 자연을 그렇게 바라보며 그의 주변에 펼쳐져 있던 흔한 소재들을 통해 기적처럼 신비롭고 경이로웠다는 제주의 평화와 고요의 신비로움을 보여주었다. ● 허문희는 제주에서 태어나 뭍이라는 육지에 근거를 두지 않았던 순수 토박이 제주작가이다. 작가에게 태어난 곳의 환경과 정신적 영향은 작품형성에 때론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특히 섬이라는 지리적 특수성은 작가의 작품에 직·간접적인 체험의 결과를 형성할 수 있다. 허문희의 판화작업에는 섬의 자연을 닮은 원초적 적막감과 난대성 해양 기후지역의 화려하고 조화로운 원색의 색채들이 매혹적인 이미지들로 변화되어 나타난다. 그녀는 기본적인 조형을 자신의 영감에 따른 사물의 배치에 두고 균형감 있는 화면과 유연한 드로잉 선의 느낌을 중시한다. 특히, 꼴라그래프의 특성인 풍성한 기법들을 이용해 다채로운 톤과 텍스처(Texture)로 평면을 벗어난 설치나 북아트 작업을 시도하기도 한다. 여러 겹의 반복된 지판작업을 통해 스며든 자연스런 색채와 화면 속에 침투된 은밀한 이미지, 그림과 잘 어울리는 문양의 천을 직접 붙이는 꼴라쥬 기법은 매우 장식적이며 시적 운율을 느끼게 해준다. 그녀가 몰두하는 주제인 방이라든지, 날개, 바람 등은 지극히 개인적이며 독립적인 성격의 사물들에 대한 재현이라 할 수 있는데 감상자로 하여금 강한 상상력을 유도하여 동화적 아이콘을 형성하게 한다.
허문희는 자신의 자화상을 닮은 방과 바람, 날개 등을 통해 즐거운 상상의 공간을 연출해 내었다. 결국 그녀의 생활 속에 벌어지는 모든 사소한 기록들이 삽시간의 황홀감으로 변해 보여지는 것이다. 우리는 그녀의 유희적 풍경 속에서 사색을 즐길 수 있으며, 또한 자신과 일체화되는 아이덴티티의 욕망을 느낄 수도 있다. 이는 즐거운 상상이 우리에게 주는 미적체험의 흥미로움이라 할 수 있다. ■ 한창윤
나의 작업은 「고립」에서부터 출발한다. 어렸을 적, 나는 왜 그렇게 놀았는지 모르겠으나, 어두운 이불장 속, 옷장 속, 책상 밑, 같은 작은 공간에 들어가 노는 일이 좋았고 무엇인가 그것은 비밀스러운 세계를 경험하게 했다. 이것은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섬」이였기 때문에 환경적 영향 안에 이미 만들어진 고립이 그 기원 일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나의 이런 자의적인 놀이로서의 고립은 어른이 되면서 복잡한 현실로부터, 무리로부터, 사회로부터의 또 다른 고립을 원하게 했고, 이불장이나 옷장이 아닌 「방」이라는 물리적인 공간 안에서 편안함과 쉼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은 때때로 스스로를 그런 고립에 놓이게도 하고 타의에 의해 그런 고립의 순간을 경험하기도 한다. ● 나는 두 가지 고립에 대해 「방」이라는 가상의 섬을 만들었다. 분명 존재하는 현실적 공간이지만, 그 곳은 나를 놓아두고 들여다보고 사유하는, 보다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독대의 공간이며 동시에 정신적 공간이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세계의 동경과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한 상상을 가능하게 하고, 현실적인 것과 상상적인 것을 공존하게 한다. 이런 상상을 통해 일상의 사건들과 마주하고 자유로움과 꿈에 관한 판타지(Fantasy)를 만든다. 나는 이런 놀이로서의 상상을 통해 일상적으로 속하는 맥락에서 일탈시키거나 어떤 사건이나 정들과 마주하여 이야기를 만들고, 작업이라는 또 다른 놀이로서 재현한다. (2009, 꿈꾸는 섬) ■ 허문희
Vol.20090913c | 허문희展 / HURMUNHEE / 許文姬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