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0902_수요일_05:30pm
주최_micropop69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_GANAART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19번지 1층 Tel. +82.2.734.1333 gana.insaartcenter.com
해와 달, 바람과 공기, 바다와 산 그리고 길 가에 피어 있는 키 작은 꽃 한 송이까지 일상의 모습들이 이방인들에게는 낯설고 신비로운 오브제로 비춰지는 매력적인 땅, 제주도. 이종진의 개인전 '제주'는 작가의 꿈의 공간인 제주도에서 직접 생활하면서 마주친 1년간의 '낯선 일상'을 소박하게 보여주고 있다. 작가에게 살포시 비쳐준 순수한 '제주의 속살'들을 마주하고 있으면, 어느새 '문(門)'과 '제주에 올레?'라는 이중 의미를 담고 있는, 그 아름답고 정겨운 풍경을 담고 있는 골목길 올레가 저절로 떠올려지게 된다. 그 길을 걷듯, 전시장을 편안하게 걸어보는 건 어떨까? 9월 2일(수)부터 일주일간 가나아트스페이스 1층에서 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 micropop69
濟(제)州(주) ● 작년 6월, 3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다. 내 꿈의 언저리에서 그럭저럭 밥벌이를 하며 살아가기엔 나쁘지 않은 카메라 회사였다. 하지만, 늘 손에 잡힐 듯 꿈을 곁에 두어도 정작 내가 원하는 '그것'을 손에 넣지 못한다면 적당한 만족은 꿈을 유보하기 위한 핑계다. 꿈이란 늘 그렇다. ● 어느 햇살 가득하던 날. 마음 한구석에 쉽게 아물지 않은 깊은 상처처럼 꿈자리가 욱신거렸고, 녀석은 애증만 남은 옛 애인처럼 내 손목을 잡아채고 카메라를 들려줬다.
그리고 귀신에 홀린 듯 그곳으로 향했다. 카메라와 첫 만남을 가진 곳, 카메라에 내 열정과 꿈을 담게 했던 곳, 마지막까지 꿈을 놓아버리지 못하게 발을 묶어버린 곳, 제주도…. ●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내가 처음 만난 제주도는 '낯섦' 그 자체다. 해와 달, 바람과 공기, 바다와 산, 키 작은 꽃 한 송이까지, 일상적인 것들 하나하나가 제주에선 낯설고 날이 선 자극으로 다가왔다. ● 내 뇌리에 깊은 향기를 남긴 제주의 매력이 나를 이곳으로 이끈 것이다. 나를 부르는 제주도의 목소리는 어쩌면 도시에서 녹슬어가는 내 존재와 나 스스로도 잊고 살아가던 내 가치를 되찾기 위한 메아리였는지도 모른다.
제주에서 보낸 1년 동안 난 길을 잃은 자유로운 여행자였다. 내 모든 감각과 감정으로 제주도를 꾸밈없이 표현했다. 내가 그린 제주의 지도엔 익숙하지만 매번 낯선 파도를 보내는 제주의 푸른 바다가 있고, 떨리는 나뭇잎으로 그 존재를 알리는 바람이 있다. 그리고 산과 오름이 늘 제자리를 지키며 나를 기다린다. ● 익숙함에서 만나는 '자연의 낯섦'은 제주의 표정과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나에게만 공개한 제주의 속살이었다. ● 도시에선 볼 수 없었던 자연의 신세계에 빠져 셔터를 누르는 순간순간 제주와 교감하는 나를 만났다. 제주와 모든 것을 나누던 그 순간, 잃어버렸던 나의 꿈을 품을 수 있었다. 그 작고 푸른 우물을…. ■ 이종진
Vol.20090908f | 이종진展 / LEEJONGJIN / 李宗珍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