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d

조재임展 / CHOJAEIM / 曺載任 / painting   2009_0831 ▶ 2009_0920

조재임_바람이 지나가는길-어느새벽_장지에 수간안료_90×900cm_2009

초대일시_2009_0831_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토,일요일_12:00pm~07:00pm

갤러리 샘_GALLERY SAM 부산시 금정구 부곡3동 11-24번지 세정빌딩 신관 1층 Tel. +82.51.510.5480

생명 에너지의 생성 ● 조재임의 작업은 바탕 위에 붓으로 이미지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갖는 의식의 흐름이 구체적인 형상을 통해 지속적으로 진화되고 생성되어가면서 만들어진다. 작가의 작업방식은 먼저 한지 위에 표현하고자하는 분위기의 색채들이 입혀진다. 작가의 의도에 따른 기조 색을 중심으로 채색과 흩뿌리기의 기법을 통해 다양한 색조의 층이 비인위적으로 형성되게 한다. 그 다음, 다양한 층위의 색조가 입혀진 한지는 작은 나뭇잎들로 오려진다. 수많은 잎들은 비슷하지만 동일하지 않고 나름의 색채와 분위기를 가진다. 그런 다음, 그녀는 넓은 화판 위에 나뭇잎을 한 잎, 한 잎씩 줄기에 따라 질서 있게 배열시키고 겹치게 하면서 나무로, 숲으로 이어지는 자연의 생명을 리드미칼하게 형성하여간다. 길 가에 있는 관목의 숲이 헝크러져 형성된 모습이나 길게 늘어져 드리워진 모습은 무작위적이고 우연적인 것처럼 보일지라도, 자연은 기하학적 질서와 생의 질서가 갖는 필연성을 따르고 있다. 작가는 자연이 갖는 우주적 질서를 존중하면서도 자연의 생명이 만들어내는 변화와 우연의 생성 드라마를 연출해내고 있다.

조재임_바람이 지나가는길-어느새벽_장지에 수간안료_90×180cm_2009_부분
조재임_바람이머무는 곳_장지에 수간안료 바느질_79×117cm_2009

그녀의 나뭇잎은 작가의 의식의 단편들이다. 또한 그 나뭇잎들은 그녀가 만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순간순간 지나간 슬픔과 기쁨의 기억이 될 수도 있다. 작가는 하나하나의 나뭇잎을 풀로 붙이면서 나무를 만들고 숲을 만들어갈 때, 지금까지 느끼고 체험했던 기억의 순간순간을 떠올린다. 그렇게 다시 다가온 기억은 마치 음악의 선율이 흘러가듯 작가의 의식 속에서 흘러나와 나뭇잎으로 모아져 지속적으로 쌓여간다. 이러한 작업 과정은 '나뭇잎'이라는 형상의 매개체를 통해 작가의 사유의 흐름이 드러나도록 한다. 이 때 작가는 '나뭇잎'들로 뒤덮인 나무라든가 숲과 같은 전체성을 드러내는 일반적인 것에 작가의 의식인 '나뭇잎'이 용해되지 않도록 하기위해, 나뭇잎 하나하나의 개별적인 것에 집중을 한다. 그 잎들은 서로가 비슷하면서도 모두가 다르다. 이런 나뭇잎들이 점차로 모여지고 변화되면서 생명의 흐름에 따라 숲이나 나무로 생성되어간다. 마치 작가의 의식의 흐름이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변화하면서 생성되어가는 것 같다. 여기서 작가는 자연이 지니고 있는 유일하지만 표현하기 어려운 어떤 것 혹은 정신적 에너지와 일치하기 위해 작가 스스로가 자연의 내면으로 들어가 공감을 이루어내고 있다. 작가는 자신과 자연을 일치시켜 서로의 의식이 하나로 관통하여 흐르게 하면서 우주적 질서와 생의 질서가 갖는 비밀을 직관적으로 사유하고 있다.

조재임_바람 숲_장지에 수간안료_75×5×28cm_2009
조재임_바람별자리_장지에수간안료 바느질_131×161cm_2009

의식의 흐름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면서 생성된다는 것은 시간의 질서에 속한다. 이러한 시간의 연속적 흐름, 혹은 과거에서 현재의 흐름, 혹은 현재적 순간의 반복 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려면 그 지속의 흔적을 공간 속에 남겨두어야 한다. 물리적 공간개념에서 시간의 지속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공간의 분절과 반복 그리고 병렬의 배치 방법을 사용하여 공간적 시간으로 전개해야한다. 이와 같이 시간의 흐름을 공간적으로 시각화시키는 방법이 조재임의 작업에서 보여 진다. ● 조재임은 숲을 따라 그 사이로 이어지는 길을 느릿느릿 산책하기를 원한다. 이렇게 이어지는 숲길을 우리의 시선이 따라가고 있다. 처음 발걸음을 옮기던 현재의 순간은 곧 과거로 지나가고 다시 또 다른 현재의 순간을 맞이한다. 버드나무의 가지가 늘어져있다. 그 버드나무는 어제도 있었고 지금도 있지만, 어제의 가지가 오늘의 가지는 아니다. 동일하지만 다른 존재로의 변화되어 지속되고 있다. 하늘에 구름이 흘러가고 나뭇가지는 바람에 흔들려 나뭇잎들이 사방으로 흩날린다. 구름이나 바람이 이동하는 것을 감지할 수는 있으나 손으로 잡을 수 없듯이 시간이 흘러가지만 그것을 멈출 수는 없다. 그러한 흐름의 연속성은 은유적으로 표현될 수밖에 없다. 화면과 화면의 틈새와 사이를 만들어내는 분절을 반복하면서, 화면과 화면이 나란히 배치되어 반복적으로 이어지면서 만들어지는 연속성은 기억의 지속적 흐름, 시간의 지속적 흐름 그리고 의식의 지속적 흐름을 표상하는 것이다.

조재임_하늘호수_장지에 수간안료_90×205cm_2009
조재임_바람 손을 내밀다_장지에 수간안료_142×64cm_2009

그녀의 작업에서는 자연이 만들어내는 생명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 베르그송은 생명이란 언제나 유동적으로 흐르면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기에, 고정된 상태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로 비약하려는 정신적 에너지라고 한다. 작가 조재임은 나뭇잎이라는 생명체를 통해 예술가의 생명인 정신적 에너지와 그녀의 의식이 끊임없이 창조적으로 생성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그녀의 창조적 에너지와 의식은 화폭의 구획된 평면에서 서서히 열린 공간으로 확장되어가고 있다. 생명이 만들어내는 섬세하고도 시적인 운율이 앞으로 어떻게 공간 속에서 연출되어질 것인지... ■ 김은진

Vol.20090831a | 조재임展 / CHOJAEIM / 曺載任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