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AM I ?

대학시절부터 '나'라는 존재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유리라는 물질은 내게 자아를 투영시키기에 가장 효과적인 소재로 다루어졌다. 작품의 일부로 드러나기 시작한 '나'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들은 내면 속 '자신의 존재'를 더욱 깊이 탐구하게 만들었다. 이번 석사 학위 청구전의 주제는 지금껏 작업해온 수많은 질문들의 원점에서 시작한다. ●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은 가장 근본적 이며 원초적이다. 존재에 대한 궁금증은 동서양의 여러 철학자들의 깊은 사고를 꾀하게 했다. 그 중 '인성론'을 연구한 영국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David Hume) 의 '나를 하나의 고정된 객관으로서 발견하려 한다면 우리는 어디서도 그와 같은 나를 발견할 수 없다' 라는 회의주의적 입장은 내 고민들에 대한 답이 되어 주었다. '나'라는 존재는 그 어떤 것으로도 정의 내릴 수 없는 것이었다.

이승희_Me, Myself and I Ⅳ_소다 유리_47×43×17cm_2009

이승희_Retire into One`s ShellⅠ_소다 유리_46×30×10cm_2009

자아를 인식하는 순간 이래로 삶을 통해 겪는 수많은 일들은 오늘의 나를 변화하게 하였고, 단지 내가 지각하는 상반되는 감정들; 사랑과 증오, 쾌락과 고통, 희망과 좌절, 과 같은 여러 다발의 기억들로 구성되어, 지금의 '나'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또, 시간이 흐를수록 이 기억의 다발들이 내면 속 나 자신에게 퍼져 자아를 뒤덮어 버리고 나면, '나는 누구인가?'라는 동질성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때로는, 나는 차갑기도 뜨겁기도 한 사람이며 잘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불안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존재로 느껴진다. ● 바닷가 육지에 접한 곳에 서식하는 따개비는 돌이나 철, 나무 등, 어떠한 재료에 관계없이 놀라운 번식력으로 그 사물을 뒤덮고 시간이 흐를수록 본래의 사물을 알아볼 수 조차 없게 만든다. 바닷가에 있는 돌에 무수히 많은 따개비들이 붙어있는 모습은 점점 복잡해지는 '나'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나는 위에서 언급한 지각의 다발들을 나의 신체의 껍데기로, 또는 자아를 상징하는 유기적 형상 표면에 따개비가 껍데기처럼 퍼져나가는 모습으로 표현해 하였다. 이것은 현실 속의 나를 상징하며, 따개비는 현실에 적응하며 혼탁해진 나 자신의 부유물로 은유 된다.

이승희_Out of One`s ShellⅢ_소다 유리_40×37×10cm_2009

이승희_Identity ExpansionⅠ_붕규산염 유리_15×8×5cm_2009

"인간은 자아인 한 자기로서 자기를 분화 하지 않으면 안된다" 인간은「나는 나다」라는 단순성을 갖는 존재이지만 자기분화를 통해서 자기 자신을 대상화 하는 존재이다." (Walter Schulz) ■ 이승희

이승희_Identity ExpansionⅡ_붕규산염 유리_5×5×5cm_2009

I started to consider the true meaning of the existence called "I" during my college days, and the substance called glass was dealt with as the most effective material for me to project my ego. Continuous questions about 'I' that started to appear as a part of a work made me pursue the inside 'existence of myself' more deeply. The theme of this exhibition for master's degree starts at the origin of numerous questions that I have been working on until now. ● The question, 'Who am I?' is the most fundamental and original. The curiosity about the existence let many philosophers from the East and the West think deeply. Among them, the skeptical position of an English philosopher who studied 'A Treatise on Human Nature', David Hume, who said that 'If we are to discover me as a fixed object, we can never discover me as such anywhere', became the answer to my thoughts. The existence, 'Iv, was something that we could never define as anything. ● Since the moment that I recognized my ego, numerous things that I have experienced through life let me of today change, but those things are composed of many bundles of memories such as reciprocal emotions that I perceive, love and hatred, pleasure and pain and hope and frustration and thereby are forming the current 'I'. In addition, as time goes by, after these bundles of memories spread to myself in my inside and thereby cover all over my ego, it gets difficult to answer the question about the same quality, 'Who am I?'. Sometimes I feel that I am a person who is cold and hot at the same time and that I am an existence that lives with anxiety disorders that make me laugh and cry often ● Barnacles that live in land adjacent to the sea cover things by a surprising fertility regardless of the kinds of the things such as stones, iron, wood and etc., and as time goes by, barnacles make it hard to recognize the original things. The scene of numerous barnacles over stones on the seashore resembled looks of 'I' that get increasingly complicated. I described the aforementioned bundles of perception as the shell of my body or as the scene of barnacles spread like shells over the organic phase that symbolized the ego. This symbolizes me in the reality of life, and barnacles become a metaphor as suspension of myself that have become muddled adapting myself to reality. ■ LEESEUNGHEE

Vol.20090826e | 이승희展 / LEESEUNGHEE / 李丞姬 / glass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