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OGICAL TANGRAM

김형진展 / KIMHYUNGJIN / 金亨振 / painting   2009_0826 ▶ 2009_0909

김형진_Illogical tangram_캔버스에 혼합재료_90×90cm_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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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0826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이즈_GALLERY IS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0-5번지 Tel. +82.2.736.6669 www.galleryis.com

무한경쟁시대에서 타인은 나와 함께 숨을 쉬는 사회 공동체의 구성원인 동시에 비교와 분류의 대상인 잠재적 경쟁상대로 취급된다. 분류의 기준은 지속적으로 생산 되며, 생산된 시각이 일반화되는 과정을 통해 선입견 혹은 고정관념으로 굳어진다. 분할된 기하학적 도형은 무의식적으로 흡수된 관점의 결정체로서 이것들이 맞물려 인물의 형상을 구축한다. 일어설 수도 없는 비좁은 정방형의 틀 안에서 인물들은 생산된 시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관찰자이며, 동시에 비교와 분류의 대상으로서 화면의 중앙에 자리잡는다. (김형진)

김형진_A pianist of new generation - a typist woman_캔버스에 혼합재료_150×150cm_2009

The Illogical Tangram ● 김형진은 날 선 잣대로 타인을 재단하는 사회 분위기와 구성원들 스스로의 자기소외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의 작업에서 인간들은 정방형 틀 안에 홀로 앉아 운전을 하거나 커피를 마시고 타이핑을 하는 등 반복되는 현대인의 일상에 몰입하고 있다. 텅 빈 공간 속에서 인물들은 패턴화되고 상황과 개체의 특질은 지워진 채, 행위 자체가 결국 행위의 주체를 집어 삼키는 아이러니가 드러난다.

김형진_A woman who reads something_캔버스에 혼합재료_190×190cm_2009
김형진_A man who is waiting someone_캔버스에 혼합재료_150×150cm_2009
김형진_A man who drinks coffee_캔버스에 혼합재료_190×190cm_2009

기하학적 구조화와 제한된 색채사용 등은 김형진 작업에서 꾸준히 반복되어온 특징인 동시에 일면 입체주의와의 연결점을 짚어 보게끔 하는 시각요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표면의 유사함과는 상이하게 그의 회화는 오히려 입체주의와 대조되는 특수성을 보여준다. 입체주의 사조가 형상의 근본을 이루는 단위체를 조합해 평면 위에 확장된 시공간과 대상의 실재성을 구현하려 했다면, 김형진은 그와는 반대선상에서 입체를 평면으로 환원시킨다. 그는 대상을 기본구조로 분석, 재구성하며 실재성을 구축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선의 활용 안에서 형상을 해체하며 실재성을 제거해 나간다. 그 결과, 퍼즐을 이어 만든 듯한 독특한 평면성이 획득된다. 그에게 분할된 면들은 2차원에 개념적인 볼륨을 부여하는 요소가 아닌 압축된 현실의 조각인 것이다.

김형진_A woman who is staring at the window_캔버스에 혼합재료_120×120cm_2009
김형진_A man and the chopstick_캔버스에 혼합재료_150×150cm_2009

표피화된 이미지는 재현의 일루전이 제거된 바탕 위에 조합된다. 인물과 배경은 여러 면에서 대조적인데 붓의 움직임이 전혀 드러나지 않은 채 불투명 아크릴로 칠해진 단색바탕과 그 위에 마치 따로 오려져 붙여진 듯 유리되어있는 인간은 상호 대치되며 긴장감을 유발한다. 화면에서는 정지된 시공간에 유예되어있으나 사이버 공간 속 픽셀 무리처럼 언제 다시 흩어져 버릴지 모르는 집합체의 불안정함이 부각된다. 그려진 인물이 압축된 입체의 흔적이라면 바탕은 무의 공간이자 포착된 시간의 한 면이다. 타자의 시선 속에서 위태로운 자리잡기를 하고 있는 현대인은 조각 군집으로 환원되어 찰나에 머문다. ● 아침에 눈을 떠 다시 자리에 들기까지 대도시의 인간들은 매일 수백, 수천 명의 타인을 지나친다. 점점 가속되는 삶의 템포에 맞추어 인생의 표면을 부유하는 개인들은 무심히 서로를 스친다. 익명의 개체들에 대한 무관심, 나아가 무관심에 대한 익숙함은 대도시의 정서를 묘사하는 대표적 클리셰이다. 김형진은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현실을 분해하고 재조합하며 일상에 묻혀있는 현대인의 정체성을 들추어내 보여준다. ■ 정효임

Vol.20090825f | 김형진展 / KIMHYUNGJIN / 金亨振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