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S WAY 아티스트 웨이

김민展 / KIMMIN / 金旻 / mixed media   2009_0826 ▶ 2009_0908 / 월요일 휴관

김민_ 아티스트웨이 시즌1 에피소드 9_영상설치_00:29:30_2009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엠인티브이(MinTV)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9_0826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빔_GALLERY BIIM 서울 종로구 화동 39번지 Tel. +82.2.723.8574 www.biim.net

ABOUT ARTIST WAY ● 아티스트 웨이(ARTIST'S WAY)는 케이블 방송국 엠인티브이(MinTV)에서 기획한 젊은 미술가들을 대상으로 한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진행 방식은 다음과 같다. 매 주 참여 작가들에게 주제가 주어지며 이에 해당하는 작업을 제작한 다음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는다. 그 과정에서 매주 한명씩 탈락하게 된다. 전국에서 선정된 신진작가들은 11명. 그동안 8명의 후보가 떨어졌고 3명의 후보가 남았다. 본 프로젝트에서 우승 시, 국립미술관 주최 올해의 신진작가상이라는 영예와 개인전을 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뿐만 아니라, 작업실 제공 및 상금 5천만원 그리고 자동차 한 대도 부상으로 주어진다. 돈, 명예가 한꺼번에 주어지는 흥미진진한 서바이벌 게임이다. 젊은 작가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있을 수 없다. 이번 전시에선 마지막 결승전을 향한 에피소드9의 방송을 상영한다. 에피소드 9의 주제는 고물상에서 재료를 찾아 사랑이라는 주제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제 마지막 남은 3명의 우승 후보들은 어떤 작업을 보여줄 것인가? ■ 김민

김민_ 아티스트웨이 시즌1 에피소드 9_영상설치_00:29:30_2009

ReaL.PoP.FuN ● "바하는 호주머니에 매춘 사중주곡이 있다. 단테는 흔들어댄다. 말라빠진 궁둥이를"(브레히트) ● 옛 서울 정취가 피어오르던 삼청동의 인적 드문 골목길 한켠 한켠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한옥과 작은 구멍가게는 어느샌가부터 카페와 옷집, 갤러리로 채워져 가기 시작했다. 지금도 진행 중인 그 변화의 거리의 쇼윈도들을 장식하고 있는 화려한 상품들 사이에서 세 대의 TV가 놓여진 쇼윈도가 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유독 붙잡는다. 애플고객센터도 아닐 터, 궁금한 마음에 문을 불쑥 열고 들어간다. ● 천장 한 곳에는 우리가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조립물, 건담의 몸체를 한 어린 소년이 날고 있고 그 아래 주변 벽에는 미니 TV·이어폰·사진·드로잉 등이 걸려 있다. 그리고 맞은편 계단을 따라 올라 간 애틱attic의 모습은 우리 거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텅 빈 공간에 틀어져 있는 TV의 앞에는 소파가 놓여 있으며 벽에는 이 집 주인의 취향을 말해 주듯 세 점의 작업이 나란히 걸려 있다.

김민_ 아티스트웨이 시즌1 에피소드 9_영상설치_00:29:30_2009

리차드 해밀턴Richard Hamilton의 『무엇이 오늘의 가정을 그토록 색다르고 멋지게 만드는가? Just what is it that makes today's homes so different, so appealing?』(1956)의 실내 장면 속 남녀를 대신 한 듯 TV 앞 소파에 몸을 기대고 우두커니 앉아 바보상자를 들여다본다. 해밀턴의 실내 연작들에서 TV는 그 집의 가보(家寶)인양 화면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이다. 해밀턴이 보여 준 이 같은 TV에 대한 사랑은 바로 소파의 옆 벽을 장식하고 있는 『캠벨스프 캔Campbell's Soup Can』(1962), 『마를린 몬로 Marily Monroe』(1962), 『꽃들 Flowers』(1970)의 작가 앤디 워홀Andy Warhol과 다르지 않다. 워홀은 자신의 침실에만 무려 네 대의 TV를 설치했고, 두 대의 TV를 동시에 보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잠 잘 때조차 그는 TV를 끄지 못했다. 밤잠에서 문득 깬 그에게 갑자기 찾아오는 고독의 크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항상 그 자리에서 그를 유일하게 반겨주는 존재가 TV 상자가 아니었을까? 당신도 완전히 감기지 않는 두 눈으로 진정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몸을 뒤척이면서 TV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을 청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는 이 공간의 주인 김민에게도 다르지 않다. 김 민은 케이블 방송사가 우리나라에 생기기 시작하면서부터 24시간 즉 하루 종일 TV를 시청하며 성장한 세대의 작가다. 워홀처럼 말이다. ● 우리나라의 1950년대 말부터 1970년대 현대 미술의 흐름을 얼핏 들여다보면, 우리의 미술이 서구의 흐름을 따라잡기에 바빴음에도 불구하고 앵포르멜 이후 화단에선 김구림 등의 실험미술에 대한 열정과 시도는 뒤로 한 채 단색화의 독주가 계속되었다. 그 사이에 부재한 대중문화에 대한 작가들의 관심은 오히려 김민과 같은 현재 이십대 작가들의 작업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는 어쩌면 팝아트가 대중문화의 성장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도 있겠다 싶다. ● 포스트-팝 아트 Post-Pop Art 세대들에게 TV 프로그램은 이제 더 이상 가상 시나리오 속 인물들의'리얼real'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우리 모두의'리얼real'이다. 어느새 부터인가 바보상자는 우리의 사랑, 우정, 지위, 돈, 외모에 대한 고민 해결사를 자처하고 있다. 김민은 이를 바로 앞 서 본 공간에 놓여 진 티브이 상자 안에서 다루고 있다. 즉 작가는 자신을 포함 한 작가를 꿈꾸는 동료들의 고민과 꿈을 하이테크 영상매체시대를 사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로 변환 해 『아티스트 웨이 Artist's Way』(2009)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아티스트 웨이』는 미국의 리얼 프로그램 쇼'프로젝트 런웨이 Project Runway'를 차용한 것이다.

김민_ 아티스트웨이 시즌1 에피소드 9_전시전경_2009
김민_ 아티스트웨이 시즌1 에피소드 9_전시전경_2009

흥미롭게도 워홀은 리얼 프로그램 쇼에 있어서 선구적인 인물이다. 워홀은 1975년 비디오 카메라를 이용 해 실제 상황과 TV 드라마 사이의 구분이 애매한 부부 싸움을 담은 『싸움Fight』(1975)를 제작했다. 그리고 1979년부터 그는 소위 셀러브리티celebrity, 패션 디자이너, 모델, 가수, 미술가 등의 인터뷰 시리즈를 제작했고, 이 가운데서는 『앤디 워홀의 15분』처럼 MTV에 방송되기도 했다. 워홀은 TV를 그 자신의'스타 만들기'에 적극 사용하고 있다. 분명 김민의 『아티스트 웨이』에서 등장인물들도 워홀처럼 세상에 자기 자신을 알리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워홀처럼 이를 위해'방송'을 이용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방송이라는 대중매체가 그들을 시청률을 위한 먹잇감으로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브레히트Brecht가 말 그대로'먹고 살기 위해' 시나리오를 써가며 헐리우드 영화계에 문을 두드리던 미국 망명 시절, 자신과 동료 작곡자 쿠르트 바일Kurt Weil을 매춘부로 전락한 바흐Bach와 단테Dante에 비유한 바 있다. 브레히트는 대중문화의 향유 속에서 초라하게 시들어가는 예술가의 입지를 통탄했던 것이다. 김민의 서바이벌 게임 속에서 대중문화의 소재거리로 전락한 제2의 고흐를 꿈꾸는 청년 작가들도 어쩌면 브레히트의 이 통탄에 동감할 듯싶다. ● 김민의 인물들은 지금의 삼청동의 변화처럼 시장의 논리에 따라 변화해가는 미술 시장과 화단의 주류 곁에 존재하기 위해 고뇌하고 방황한다. 그들 가운데'승자'가 있는 것일까? 미술 세계에서 승자라는 이 단어가 과연 가능한 것인가? 비록 모든 미술 대전에서는 여전히 서열이 있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녀의 프로그램 그곳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 TV 상자 안에서 좌충우돌하는 작가들의 모습은 김민 자신의 분신(alter ego)일 것이다. 김민은 자신의 분신들을 통해 말한다. TV 앞 소파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웃음을 터트리며 팝콘을 입에 채워 가고 있는 당신에게 브레히트의 통탄의 눈물을 머금고 있는 작가들을 가장'리얼 real'하게 보여줄 수 있는 매체로는 바로 TV상자만큼 더 좋은 건 이 세상에 없다고 말이다. ■ 이재은

Vol.20090825b | 김민展 / KIMMIN / 金旻 / mixed media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