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0819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_GANAART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19번지 1층 Tel. +82.2.734.1333 gana.insaartcenter.com
느린 시선으로 바라보기 ● '위대함으로 나아가는 길은 언제나 고요를 통해 나 있다' 는 니체의 말처럼 고요함은 새로움을 발견하는 통로이자 삶의 쉼표 같은 것이다. 늘 타고 다니는 자동차, 버스정류장, 사거리, 신호등과 같은 소소한 일상의 풍경은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세상을 바라볼 때 신선함으로 와 닿게 된다. ● 이번 전시의 주제는 바쁜 일상 속을 느린 시선으로 바라본 도시풍경이다. 도시의 삶은 언제나 일과 시간에 쫓겨 정신없이 지나간다. 발을 동동 굴러 가며 모두들 미래의 행복을 위해 달려 간다. 사람들은 행복의 조건을 거대함에서 찾으려고 애쓴다. 그러다 문득 외로움이 찾아들면 삶에 대한 회의와 공허함에 탈출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우리는 깨닫게 된다. 행복은 먼발치에서 외롭고 힘들게 기다리는 것이 아니란 걸... ● 느린 시선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형태의 일부분을 엿가락처럼 늘려서 그렸다. 음악을 들을 때 테이프가 늘어져 뚝뚝 끊기는 현상처럼 색이 밀리는 이미지로 시선을 좀 더 천천히 잡음으로써 느림의 미학을 담아내는 방법론을 선택하였다. ● 소소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멈춰야만 한다. 가던 길을 멈춰야 주변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내 삶의 속도를 늦춘다면 삶은 지루한 일상의 연속이 아니라 새로움의 연속으로 다르게 느껴지지 않을까?. 어제 마신 커피 맛과 오늘 마신 커피 맛이 다르듯이 일상은 아주 조금씩 새로움의 연속이다. 숨을 고르지도 못하고 계속 달려온 사람들이 이 전시를 보고 잠시라도 여유를 즐기고 늘 반복되고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에 대한 소중함을 함께 느끼길 바란다. ● 밖은 춥고 비가 내렸다. 사람들은 어둡고 두터운 옷을 입고있고 모두 피곤한지 각자의 생각에 빠져있다. 그러나 사람들의 어두운 옷과 주황색 바닥의 색은 서로 대비가 되고 시선은 천천히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으로 이동한다. 전철 표를 바라보고 있는 아저씨, 꾸벅꾸벅 졸고있는 아주머니, 음악을 듣는 젊은 연인들, 혼자 생각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모습 속에서 조용한 침묵 속에서 다양한 세계를 보는 듯 하다.
점심 시간 이후 커피 한잔은 아주 꿀맛 같다. 아무리 진한 에스프레소를 마신다고 하여도 그 맛은 달다, 시간이 되면 다시 들어가야하는 예정된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어 이 시간이 정지해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시간 지나가는 버스, 사람들의 모습이 소중해 보인다.
휴일이라 주중과는 달리 한가하기만 하다. 휴일에 출근이라는 생각보다 지하철을 타는 것은 여유롭다. 이렇게 휴일 아침에 다들 어디로 가기 위해 이 지하철을 탔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매일 출근하는 아침이 이렇게 여유로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커피 한잔 어때?'라는 말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비밀스런 이야기를 나누자는 의미이기도 하다.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여유는 스트레스 해소에 그만이다. 여기저기 커피를 마시면서 나누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고 까페 안에 대화가 피어오른다.
도시의 하늘은 흐릿하지만 가끔 하늘이 파랗게 맑고 높게 보일때가 있다. 그 하늘을 배경으로 가로질러 가는 빨간 버스는 색채가 대비되어 흐린 도시를 더욱 생기있게 만든다. ■ 이은정
Vol.20090819c | 이은정展 / LEEEUNJUNG / 李恩貞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