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 썬샤인 ETERNAL SUNSHINE

유정현展 / YUJEONGHYEON / 柳姃鉉 / sculpture   2009_0812 ▶ 2009_0817

유정현_83b1000432 710543500000_시멘트_17×13cm_2009

초대일시_2009_0812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큐브스페이스_CUBE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 37번지 수도약국 2층 Tel. +82.2.720.7910 www.cubespace.kr

Eternal Sunshine ● 작가 유정현의 금번 전시의 주제를 두 개의 경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소외된 현대인들의 지칠 줄 모르는 욕망에 대한 것, 또 하나는 인간의 고유한 기억방식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유정현_coeternal#1_시멘트_24×34×14cm_2009

첫째, 인간의 욕망에 대한 비판은 예술작품의 오랜 주제이며, 다양한 형상을 통해서 작품에 등장한다. 그러나 작가의 욕망에 대한 문제는 사회전체에 대한 물음이면서 동시에 자신에 대한 성찰적 물음이다. 끊임없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자신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상황이면서도 상대적 열등감을 느끼며 자신의 상황을 비관적으로 판단하여 더 큰 욕망을 형성시키는 현대인들. 작가는 이를 비행기와 자동차 이미지들을 시멘트로 조성해 등장시킨다. 하늘을 향해 치솟으려는 비행기와 고급 대형차와 소형차들이 동글동글한 연기들을 내뿜으며 어디론가 향해간다. 시멘트로 견고하게 조성된 날아오르기 어려울 것 같은 비행기들, 작품「나도 날수 있다며?...」과 시멘트로 꽉 채워져 버겁게 굴러가는 자동차, 작품 「영원한 공존」(Coeternal)은 사회구조의 상층을 향해 날아오르려는 욕망과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을 파악하는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사회의 상층에 자리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문제는 언제나 엔진을 정지시키고,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게 한다. 추락하면서도 다시 비상을 꿈꾸는, 충족되지 않는 욕망을 상징한다.

유정현_coeternal#1_시멘트_24×34×14cm_2009

둘째, 작가는 시멘트로 성형시킨 메모리 카드에 고유생산번호를 새겨 넣고 이 카드들을 각각의 상자에 담아 배치한다. 반복-증식되어 배치된 메모리 카드들은 획일화되고 있는 현대인들의 신체와 감각들을 나타낸다. 메모리 카드는 현대인들의 신체를 대체하고 있는 새로운 기억저장소이다. 아날로그적인 몸-기억의 저장소로 위치시키기 보다는 디지털화된 이미지로 메모리 카드에 우선 저장시키는 현대인들의 특성이다. 몸이 기억하기보단 디지털화된 정보로 먼저 저장시키는, 몸-감각에서 기계-정보에 의존하는 현대인의 기억방식의 전환이다. 아이러니 한 것은 실재로 많은 정보를 저장하고 있고, 현실과 접촉해 발생하는 기억이미지의 실재를 보장해주는 듯 하지만, 단편적인 이미지들일 뿐, 신체의 공감각을 통해 형성된 기억이미지들과는 다른 층위에 존재한다.

유정현_coeternal#2_시멘트_17×64×17cm_2009
유정현_coeternal#2_시멘트_17×64×17cm_2009

작가는 시멘트라는 재료와 현대인의 상징물들을 통해 물질화된 인간의 의식과 욕망에 관한 문제를 탐구했다. 욕망은 결코 충족되어질 수 없는 것이다. 물질의 양은 충족될 수 있으나 끝없이 욕망하는 자아의 욕구는 만족되어지지 않는다. 욕망이란 항상 부족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며 과함에서도 나오는 것이라는 중용(中庸)의 한 구절 속에는 욕망이란 채워지지 않는 것이며 욕망을 추구하려는 맹목적인 태도는 결과적으로 자신의 삶을 불안전하게 만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작가가 표현하고 있는 과도한 욕망은 작품제작 행위 너머에 존재하는 그 무엇을 향해 치닫는 우리들의 욕망을 말하는 것은 아닐까? ■ 황찬연

Vol.20090812d | 유정현展 / YUJEONGHYEON / 柳姃鉉 / sculpture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