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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0808_토요일_06:00pm
참여작가 김다움_김보람_김재범_김현영_백정기_이웅철_이화평_조혜진_최세진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하이브_Artspace Hive 서울 마포구 서교동 476-25번지 유삼빌딩 B1 Tel. 070.8264.9842
현실이 지나가는 매 순간 그것은 기억(memory)이라는 형태로 저장이 되며 이때 이 기억은 사고라는 체계를 통해 새로운 현실로 증강(augmented)된다. (증강(Augmented) : 수나 양을 늘리어 더 강하게 함. 기억(Memory) :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냄, 사물이나 사상에 대한 정보를 마음속에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인출하는 정신 기능) 『증강기억』展에서는 기억이라는 큰 주제 아래 3개의 테마로 나누어 이야기하고자 한다 : 공동기억, 일상기억, 초기억
공동기억 Collaborated Memories ● "사실 공동기억이란 존재론적으로 불가능하다. 기억하는 주체는 언제나 집단 아니라 그 집단을 구성하는 개인이기 때문이다" (오경환 『집단기억의 역사적 적용 - 아태 쟁점연구, Vol2, No.3』) ● 공동기억은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집단적으로 체험하는 기억의 예를 들자면 시청 앞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 9.11 테러, 천재지변에 의한 재해 등과 같이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에서 보여 지는 사건을 들 수 있다. 공동 경험은 이렇듯 크게는 비정상적으로 가열된 관계 속에서 사회 집단적으로 나타나 기도하며 세부적으로 보면 개인과 개인 간에 공유하게 되는 기억들이다. 공동기억은 결국 개인에서 시작하여, 그 개인이 또 다른 개인과의 관계 형성하는 데에서 부터 시작된다. 이는 관계를 맺고 있는 개개인들의 시점을 반영하기도 한다. ● 김다움은 작품을 통해 전시장에 들어온 사람들의 체취를 모아, 그 물로 안개를 만들었다. 관객들에게 타인의 흔적과의 접촉을 통해 사회적 상호작용을 유도한 작업이다. ● 김재범의 D.N.R(Do Not Resuscitition 작업은 우리들이 살아가며 벌어졌던 사회적인 기억들이 암묵적으로 잊혀져가는 현실을 다시 되살린 이미지의 재현이다. 포토샵을 이용한 드로잉적인 구성을 했으며 이는 매체나 미디어들에 의해 정보가 만들어 지거나, 조작된 정보일수도 있다는 근거에서 사진이 가지는 실존하는 대상의 기록이라는 특수성을 벗어나려는 이유이다. ● 사람이든 사물이든 각각의 개체 사이에는 소통을 위한 혹은 서로를 인지하기위한 '기호'가 존재하며, 그러한 기호는 인간의 역사와 더불어 오랜 시간동안 형성되어왔다. '기호'는 단순히 언어적인 것뿐만 아니라 시각, 청각, 후각, 지각 등등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것은 사회 안에서 변화무쌍하고 다양한 객체의 정체성을 쉽게 분류할 수 있도록 혹은 정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로서 존재한다. 예를 들어, "깨끗한 물은 파랗다"는 것도 시각적 혹은 관념적 기호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물이 가지는 빛의 반사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푸른색을 띄기 마련이지만 요점은 푸르면 푸를수록 사람들은 더욱 깨끗함과 청량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행지의 홍보영상이나 사진에 등장하는 강이나 바다는 푸른색이 매우 강조되기 마련이다. 백정기는 이러한 관념적 기호의 시스템에 개입하여 오히려 그 기호를 역이용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즉 정화조의 더러운 물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파란색 염료를 물에 타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물은 푸른색을 띄지만 본질적으로 보면 물의수질은 변함이 없거나 혹은 더욱 오염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2007년 중국에서 지나친 벌목과 채석으로 인해 벌거숭이가 된 산을 초록색 페인트로 칠해버린 사건과 관련지어 설명할 수 있다. 물을 파랗게 만든다고 산을 푸르게 만든다고 그 자체의 본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즉 "물은 파랗고 산은 푸르다"는 기호는 오직 사람만이 만들어낸 기호이며, 우리는 그러한 인간중심적인 사고로 사물을 판단하고 정의를 내린다는 것이다.
일상기억 Everyday Memories ● "시인이 짧은 시 한 편을 낭송한 곳은 마지막에서 두 번째 탑 아래에서였다... 그 시는 그에게 불멸의 이름과 죽음을 주었다. 원본은 분실되고 없다. 어떤 사람은 그것을 한 행으로 된 시로 알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그 시가 한 단어로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확실하면서도 믿기지 않은 사실은 그 시가 그 거대한 궁전 전체를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보르헤스,『궁전의 우화』) ● 반복적이고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우리의 일상은 지나치는 순간, 기억 속으로 사라지는 것들로 가득 차여 있다. 그러나 사실 이 기억들은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의식 혹은 무의식 속에 적체되고 결정적인 순간들을 남기며 지나가고 있다. ● 김보람의 「The Dialog Machine(Portable Type)」은 일상에서 오가는 대화들을 실체화 시켜주는 기계이다. 이 기계는 대화 속 명사들을 인지하여 실체화하고 대화 중에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을 형사화 시켜준다. 가시화된 대화의 생산물들은 관계에 대한 증거 혹은 기념물로 활용 했다. ● 김현영은 작업은 끊임없는 중첩과 반복 그리고 과도한 장식성을 가진 인물들에 대한 평면작업이다. 작가는 세상 모든 이미지에 개인의 것은 없으며 단지, 타자들에 의해서 정해진 이미지만 있다고 한다. ● 조혜진은 플라스틱 숟가락이 생산되는 대량생산의 과정 속에 개인의 과정을 끼워 넣는다. 생산된 형태에서 분리된 조각들을 임의로 재조합하고 결과물에 대한 주형과 도면을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지금의 제조공정과는 다른 다소 번거로운 과정을 상상하게 한다.
초기억 Hyper Memories ● "가죽으로 만들어진 듯한 강인한 날개, 짧은 뿔, 침이 거꾸로 선 꼬리까지 다 있었다. 모든 전설들 가운데 가장 끔찍한 것이 미지의 과거로부터 살아 나타난 것이다. 더구나 그것은 지금 미소를 지으면서 밝은 햇빛 아래에 그 거대한 몸을 빛내며, 자신을 완전히 믿고 있는 인간의 아이들을 양팔에 얹고..." ( 아서. C. 클라크,『유년기의 끝』) ● 위 글은 아서 C.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에서 나오는 대목으로, 인류에 모습을 들어낸 외계지성 생명체에 대한 묘사이다. 이 모습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악마의 모습과 닮았다. 이 소설에 의하면 인류의 공포의 대상으로 알고 있는 악마의 모습은 과거로부터의 기억이 아니라, 인류의 마지막 기억 즉, 미래로부터 온 기억으로 묘사했다. 기억은 시간과 밀접한 관계 있다. 그리고 이 시간이라는 것은 우리가 느끼듯 선형적으로 진행 되지 않고 비선형적으로 진행 되기도 하며, 때로는 선형적이다 못해 심지어 초월적이기 까지 하다. ● 이웅철의「HyFi」는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의 흔적위로 덤덤하게 지나다니는 차들과 그 뒤로 교각이 건설되는 풍경이 냉소적으로 보이는 사고현장의 기억 / 어느 날 텔레비젼에서 본 벽에 대낮의 소리가 녹음되어 밤에 재생되고 그 소리를 사람들이 귀신의 소리로 오인한다는 이야기가 낭만적으로 느껴진 기억에 대한 작업이다. ● 이화평의 드로잉은 꿈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폭력적 욕망에 대해 그리고 있다. 인간이 서로의 안위를 위해 사회를 이루게 되면서 철저히 감추어 져야만 했던 폭력적 본능과 광기가 매일 밤 꿈 속에 찾아와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작가는 과거 학창시절의 기억이 현실에서 자각몽으로 재기억되어, 그 기억 안에서 해멘다. ● 최세진은 작품을 출품한 작가도 생각해보지 않은 차기작을 떠올리는 큐레이터의 시점을 보여주는 작업을 했다. "오래된 메모지에서 내가 쓴 감상평을 보았다. 그 작품에 대한 첫 느낌과 애정이 남아있었던 것인지, 전에는 몰랐던 세세한 부분까지 머릿속에 펼쳐졌다. 몇 일후 그의 전시가 있어 찾아갔다. 재출품된 그 작품 앞에 서 있는 작가와 대화했다. 그는 그 작품이 신작이라고 얘기했다. 나는 그 작품을 본적이 있기에 그 작가의 언급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은 '차기작까지 기억해낼 정도로 왜곡된' 내 기억력이었다... 나는 내가 본 차기작에 대한 힌트를 작가들에게 우회적으로 건네주기로 했다." 작가는 전시장안에 한 작가의 현재작과 차기작이 공존하는 듯한 모순을 보여준다. ■ 김다움
Vol.20090808g | 증강기억 AUGMENTED MEMORIE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