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골방미디어展
책임기획_서진옥
관람시간 / 08:00pm~02:00am
대안공간 게이트_alternative space GATE 대전시 중구 대흥동 251-6번지 Tel. +82.42.226.6784 cafe.naver.com/spacegate
"사물은 우리가 쳐다보기 때문에 존재하고 우리가 보는 것, 그것을 보는 방식은 우리에게 영향을 준 예술에 달려있다."는 오스카 와일드의 말은 작업에 대한 나의 태도를 대변해준다. 이것은 '인식하기'와 '의미부여하기'에 있어 김춘수의 시'꽃'에서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와 다를 바 없어 보이나 그렇지 않다. 모든 꽃은 의미를 부여하고 이름을 붙이기 전에 이미 있는 그대로 아름답다. 비유하자면 나는 아름답지도 않고 눈에 띄지도 않는 잡초를 좀 더 특별한 무언가로 인식되게 하려는 것이다. 「숨쉬는 오브제」시리즈는 제목 그대로 사물을 의인화하거나 자연(自然)화하는 작업들이다. 나는 일상에서 발견된 실제 상황에 최소한의 개입을 하여 특별하지 않은 것들을 서정적인 감성이 존재하는 지점으로 데려다 놓는다. 나는 나의 작업이 실제와 허구, 픽션과 논픽션 사이에 위치하기를 바란다.
이 베드씬은 살색의 정사장면이 아니다. 말 그대로 침대만 나온다. 느린 숨소리에 맞춰 침대보가 부풀었다 수축했다를 반복한다. 낡고 침침한 여관방의 침대는 스스로 숨을 쉬고 있다.
텅 빈 식당을 돌아다니는 풍선은 때마침 흘러나오는 슬픈 노래의 화자인양 대입되어 외로운 혹은 그리워하는 풍선이 된다. 이제 나가라는 관리인의 목소리도 홀로 남은 풍선, 또는 창 밖에서 풍선을 보는 이의 쓸쓸한 감정을 배가시킨다.
교실 안에서 하얗게 날리는 눈발은 실은 눈이 아니라 먼지가 날리는 모습이다. 조명을 비춤으로써 먼지는 눈이 되어 날린다. 조명기기가 내는 소음은 바람 소리와 흡사하여 마치 열어놓은 창문에서 눈발이 들어오는 착각을 만든다.
거센 바람에, 구름 같기도 하고 폭발장면 같기도 한 이 수증기는 계속 한쪽 방향으로만 흘러간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구름은 사실,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를 클로즈업 한 것일 뿐이다. ● 여관방에 혼자 남아 우리가 누웠던 낯선 침대를 바라본다. 날이 밝고 너는 떠나고 두꺼운 커튼은 햇빛을 막고 나는 남아있고. 삐걱거리던 침대소리가 들려 너의 목소리, 너의 웃음소리, 너의 숨소리. 너의 숨으로 가득한 이 작고 낡은 방에서 너의 숨으로 진공상태가 되고 나는 그 속에 갇힌다. 너의 숨소리가 들려 너의 숨소리가 들려 너의 숨소리 너의 숨... 너의 숨을 받아 나는 쉰다. 너의 숨으로 질식하는 나. 방안을 가득 채운 너의 숨에 갇혀 움직일 수 없는.(베드씬 中) ■ 박경민
Vol.20090803h | 박경민展 / PARKKYOUNGMIN / 朴景珉 / 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