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ja-lu : 사진과 드로잉

김승구_남윤지_조문희_하돈展   2009_0729 ▶ 2009_0816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_2009_0729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2: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175_GALLERY 175 서울 종로구 안국동 175-87번지 안국빌딩 B1 Tel. +82.2.720.9282 blog.karts.ac.kr/gallery175

이번 전시에 참여한 이들은 공히 서울의 어느 미술관에서 주최한 드로잉공모전에서 낙선했거나 이전 선정결과에 대한 불만으로 출품을 거부한 전력을 갖고 있다. 다만 공교롭게도 이들이 다루고 있는 작품의 매체가 사진이며, 언뜻 생각하기론 드로잉공모전에 '사진'을 냈으니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반응이 돌아올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은 왜 하필 드로잉공모전에 사진을 낸 것일까? 또는 이들은 자신들의 사진 작업을 스스로 드로잉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지는 카메라라는 도구를 이용할 따름이지 본인들의 본질적 작업은 드로잉에 가깝다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가정을 연속적으로 질문해 본다. 이렇듯 이번 전시는 이러한 단편적인 질문들과 함께 사진과 드로잉 간의 관계정립에 관한 이론적 구축작업에 선행하여, 작가들 스스로가 던진 문제제기의 다양한 방식을 탐색해 보는 것에 목적을 둔다. 이들은 자신의 사진이 드로잉이라 여기고 공모전에 제출했으며 결과야 어떻든 간에 본인이 생각하고 주장하는 사진과 드로잉에 관한 소견이 분명히 존재할 것인즉, 불문곡직하고 이들의 작업에 좀 더 다정한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 대외적으로 이번 전시는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은 드로잉공모전의 드로잉에 대한, 혹은 사진에 대한 입장이 어느 정도 읽혀질 수 있다. 이를테면 사진이 안 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똑같은 사진작업이라도 이렇게 했을 때는 선정이 안 된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으며, 참여 작가들의 주장에 대한 설득력과 함께 어쩌면 이런 방향은 드로잉이 아닐 수 있다는 불확실한 사실성을 확인하게 되는 양가적 효과마저 염두에 둔다. 또한 사진이라는 거울을 통해서 기존의 드로잉에 대한 개념을 역설적으로 살펴보는 기회가 되길 바라며, 한편으론 한국사진계에 유행처럼 떠도는 유형학적 사진, 혹은 중성미학과 무표정의 미학 등 국내외적으로 광범위하게 수용된 현대사진미학에서 잠시 벗어나보자는 의도도 더한 것이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상황인식하에 참여 작가들의 작업태도와 접근방법을 탐구함으로써 사진과 드로잉간의 교차와 교열을 자세히 살펴보고자 하며, 사진과 드로잉에 관한 근본적 사유의 검토를 핵심과제로 설정하고 논의의 기초를 제시해 보려 한다.

김승구_Kookmin Uni 2_디지털 C 프린트_150×125cm_2009
김승구_My furniture_디지털 C 프린트_150×125cm_2009

작가 김승구는 공장이나 공방, 화실과 같은 창작현장의 '작업대'를 찍은 사진을 선보이는데, 이러한 작업대를 익명의 다른 제작자의 작업에 대한 시간과 노력에 대한 체험적 흔적으로 기록하며, '작업대 위에서 이루어지는 엄격한 창작행위의 가치를 증명하는 특별한 오브제로서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가진 사물인 동시에 창작의 과정을 담고 있는 제2의 창작물'로 인식한다. 작업대의 흔적은 '작업횟수가 더해질수록 겹겹이 층을 더해 자유롭게 나타나며' 미술의 가치에 대한 역설적인 질문을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작가가 명명한 「Work Painting」이라는 제목은 일견 작가의 사진을 '회화'와 같은 위치에서 관람하도록 유도하는데, 작가 자신도 '추상회화처럼 보이길 원했다'라며 대형 프린트의 이유를 설명했다. 요컨대 작가는 1980년대 이른바 '연출사진'이 현대사진의 주류로 등장한 이후 회화와 사진 간의 관계, 즉 사진의 상황과 기록성을 회화에 도입하며 사진이 회화를 닮아가는 일련의 경향과는 무관하게, 자신의 작업을 회화에 대한 일종의 '비평적 독해'로 파악하고 있다.

남윤지_Megguda-1_람다 프린트, 실_40×30cm_2007
남윤지_Megguda-10_람다 프린트, 실_30×45cm_2008

작가 남윤지는 길을 걷다 마주칠 수 있는 흔한 거리풍경들에서 자신과 같은 모습을 발견하고, 이들을 위로하면서 자신도 함께 위로받는 '치료방법'을 사진으로 찍고 실(string)로 메움으로써 보여준다. 작가는 마감칠이 벗겨져 떨어져 나간 벽과 횡단보도의 흰색 줄이 지워져버린 아스팔트, 그리고 치장벽돌이 부서져 없어진 벽면 등에 감정이입을 하고 상처에 반창고(bandage)를 붙이듯 실로 꿰매는 것'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작가의 '바느질'로 구현된 개개의 빨간 실선들은 일종의 '그리드(Grid)'이며 작가가 만든 새로운 세계의 기준으로 파악해 볼 수 있고, 그리드는 직선의 교차로 격자를 이루는 패턴을 말하지만, 여기서는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작가의 믿음'에 다름 아니다. 파헤쳐지거나 부서지거나 간에 비워져있는 공간에 '바느질'로 빨강색 실을 꿰맬 경우, 이 공간은 어느 정도의 부피감을 갖는 작가만의 가상의 물질세계로 탈바꿈한다. 작가의 '바느질' 작업은 사진에 있어서 드로잉 개념에 접근하는 방법론 중 하나인 인화된 사진에 그리기나 긁기 등 작가가 개입한 2차 행위의 흔적을 나타낸다.

조문희_A shape in the scene_디지털 프린트_50.2×76.2cm_2009
조문희_A shape in the scene_디지털 프린트_50.2×76.2cm_2008

작가 조문희는 기존의 영화,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장면을 추출하여 해당화면 안에서 선택한 요소를 지우는 작업에 집중한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드로잉' 행위가 무엇을 '그리기'에 몰두하는 반면, 작가는 오히려 적극적인 '지우기' 작업을 제시함으로써 '영상매체를 통해 본다는 것의 순수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즉 매체 속에 등장하는 장면들은 '조작되고 만들어진 드라마틱한 장면'이며 이러한 이미지의 경험은 일종의 허구라는 것을 폭로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미지의 역능에 관한 쟁점화는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나, 작가는 '영상매체가 설명하고 묘사하여 특정한 이미지가 부여된 대상'을 넘어서, 그러한 대상을 둘러싸고 있는 화면 바깥의 상황에 대한 허구성을 고발한다는 점에서 보다 세밀한 층위의 토론거리를 제시하고 있다. 다만 디지털 프로세스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포토샵이라는 과정, 그리고 회화가 사진의 방법을 따라 대상을 재현했을 때의 결과물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드로잉과의 경계 이전에 작가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하돈_Balle de tennis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76.2×76.2cm_2003
하돈_Balle de tennis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76.2×76.2cm_2003

작가 하 돈은 원래 회화를 전공했으나 2003년부터 사진작업을 시작, 카메라로 붓을 대신하며 '메신저가 된 테니스공을 주제로 하면서 빠른 드로잉을 하듯 바쁘게 손을 놀려 속도감과 운동성, 그 움직임 속에 순간의 찰나'를 포착하는 것을 주된 작업과정으로 삼는다. 특히 작품 전체에 걸쳐 등장하는 '테니스공(Balle de tennis)'은 '작가 자신이면서 자아의 상징'으로 기능하고 있다. 즉 '메신저(messenger)'로서의 테니스공은 타인과의 소통과 교류를 상징함과 동시에, 작가 개인의 정체성 탐구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작업방식을 자세히 살펴보면 작가가 임의로 선택한 공간에 테니스공을 던지는 순간을 찍는 방법인데, 작가의 언급처럼 '던져진 테니스공은 인간적 내면과 정신의 자유로운 해방을 표현하기 위한 목적'이며, '테니스공이 던져진 위치에서의 서로 다른 시공간은 무의식과 의식 세계 사이의 우연한 사건이 포착되는 순간'이다. 작가는 우연한 사건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자신이 연결할 수 없는 상황을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작가의 사진은 실재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찍고 있음'에도 비현실처럼 느껴지는데, 이것은 공중에 멈춰져 있는 테니스공에 기인한 미장센(mise en scene) 덕분이다. ■ 김회철

Deja-lu : Uses of the Drawing in Korean Contemporary photographs ● The people participating in this exhibit all have personal history of failed in the drawing contest or refused to put on exhibition by having dissatisfaction of selected result which was held by one art museum in Seoul. However unfortunately the means of work they are handling with is photography, and just by taking a quick look at it is possible think that there are no doubt that the response would be negative since they handed in a 'photography' for the drawing contest. ● This exhibit precede in our theoretical construction work which is about relationship thesis between photography and drawing along with our piecemeal question with the object of searching various methods of presenting problems asked by artist themselves. They regard their photography as a drawing and handed in the contest, therefore no matter on the result, there must be opinions on the photography and drawing which they are thinking and insisting, so right or wrong, they should make more friendly time on their work. Artists think importantly about interpretation of not photograph as a evidence but situation like old documents and they show reflective actual recognition different from severance of historical tradition. ● For outside, in this contest we can somewhat find out contest's stand on not accepting drawing or photography of drawing contest. Photography could not be available but it can prove that it can't be selected if photography work is done like this. Therefore the contest should keep in mind that they could confirm unreliable truth that this way might not be a drawing, along with persuasion from participated artists saying 'My photography is drawing'. Furthermore from mirror as photography, they hope to have an opportunity to observe on concept of existing drawing and in other hand, they add an intention of getting rid of the typological picture which goes on Korean photography community like ghost. ■ Kim Hoe-chul

Vol.20090729g | Deja-lu : 사진과 드로잉展

2025/01/01-03/30